백기완, 진정한 해방이란 무엇인가

닭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쪼는 '질라라비'되라

이호두 기자 | 입력 : 2013/10/30 [18:33]
 
지난 25일, 을지로에서 거행된 전농(전국농민회 총연맹)후원주점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군사독재정부 시절, 민중투쟁가로 이름높았던 백기완 선생이 그곳을 찾았다. 얼마전 광주에서 정부의 탄압으로 부르지 못할 뻔한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의 작사가로도 알려져 있다.
 
▲ 막걸리로 축배제의를 하는 백기완 선생     © 이호두 기자

검은 두루마기 차림의 백 선생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인사 겸 건배제의를 하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람손에서 먹이를 받아먹지만 언제 목이 비틀릴지 모르는 '닭'이 자력으로 자신의 본모습을 찾는 '질라라비'가 되는 이야기 였다.
 
 
"닭은 원래 닭이 아닌 질라라비 라는 이름이었는데 사람에게 길들여지면서 나는 힘, 쪼는 힘, 먹이를 찾는 힘을 잃게 되었다. 사람이 먹을 걸 주지만 대신 언제 목이 비틀릴지 잡아먹힐지 모르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닭 한놈이 우리에서 도망쳤어요. 도망쳐서 숲을 가보니까 집을 지을줄 모르죠, 날을 줄 모르죠, 자기 모이를 만들 줄 모르죠. 그러니까 죽게 생겼어요.
 
그래서 거기서부터 죽어라고 날으는 연습을 하고, 또 죽어라고 모이만드는 연습을 하고 집을 지었단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까 요만했던 닭이 애소리(송아지)만해졌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사람밑에서 살때는 꼬꼬댁 꼬꼬~ 했는데 몸통이 애소리 만해지니까 큰 울음으로 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자기를 찾았을때 그것이 해방의 완결이다 이것입니다."
 
▲ 우리의 농업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 이호두 기자
 
참석자들은 무차별적인 수입농산물 개방으로 점점 피폐해지고 있는 우리 농업과 불안한 먹거리의 현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장에서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를 주장하는 플랭카드와 유인물을 볼 수 있었는데, 비단 이 문제는 농촌사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식(食)이라는 것이기에 매우 진중한 논의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최근 한중FTA 논의가 거세진 제주에서는 '식량자급율 법제화'라는 구호가 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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