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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삐라’ 남북 총격전에 놀란 연천 주민들...불안에 떨어

남북 2시간여 총격전… 피해는 없어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10/11 [13:51]

‘대북 삐라’ 남북 총격전에 놀란 연천 주민들...불안에 떨어

남북 2시간여 총격전… 피해는 없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0/11 [13:51]

당국의 탈북자 단체의 대북삐라 살포를 방관 때문에 10일 남북 사이에 벌어진 ‘삐라 총격전’은 최북단 연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긴박한 상황까지 초래했다.

 

민통선 최북단인 중면 횡산리 주민들은 남북 간 실제 사격이 오고가는 상황이 벌어지자 긴급대피했다. 중면 면사무소와 민방공대피소 인근에 북한군이 쏜 실탄이 떨어지자 면사무소 직원들이 크게 놀라기도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인 이민복 등 2명은 이날 오후 2시쯤 경기 연천군 중면 합수리 일대 야산에서 비공개로 대북 전단(삐라)132만장을 23개의 대형 풍선에 실어 북한 쪽으로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총탄에 파인 자국 10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사무소 마당에 북한이 남측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을 향해 발사한 고사총탄이 떨어져 파인 자국이 보인다. @경향신문

 

 2시간여 총격전… 피해는 없어


풍선이 바람을 타고 10여㎞ 이동해 북측 지역으로 진입하자 북한군은 오후 3시55분쯤 공중에 떠 있는 풍선을 향해 14.5㎜ 고사총 10여발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총성은 20여분간 계속됐다. 풍선이 총탄을 맞고 추락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하늘을 향해 발사된 총탄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우리 측까지 도달했다.


해당 지역에 주둔하던 육군 28사단은 총탄이 떨어져 맞는 소리를 바탕으로 낙탄 지역을 찾았다. 오후 4시50분쯤 군사분계선(휴전선) 남쪽으로 5㎞가량 떨어진 민간인출입통제선 인근 삼곶리의 중면 면사무소와 바로 옆 부대 주둔지 일대에서 탄두 수발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오후 5시쯤 우리 군은 고사총탄 탄두를 확인한 뒤 대응사격을 준비했다. 사격 원점을 파악하지 못했을 때 규정에 따라 가장 가까운 북한 전방초소(GP)가 목표물로 결정됐다.

 

오후 5시30분, 우리 군 전방초소에서 1.5㎞ 정도 떨어진 북한 전방초소를 향해 확성기로 “북한군 사격으로 우리 지역에 낙탄이 발생, 즉각 중지하지 않으면 응징하겠다”며 여섯 차례 경고방송을 실시했다. 이어 10분 뒤인 오후 5시40분쯤 북한 전방초소 일대에 K-6 기관총(12.7㎜) 40여발을 발사했다.


그러자 북한군은 다시 10분 뒤인 오후 5시50분쯤 우리 측 전방초소 상공 쪽으로 소총 수발을 발사했다. 이에 우리 군도 오후 6시쯤 북한 전방초소 지역으로 K-2 소총 10여발을 대응 사격했다. 2시간가량의 총격전에서 우리 군은 특별한 피해를 입지 않았다.

 

오후 6시10분쯤 우리 군은 추가 도발에 대비해 5사단과 28사단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가 오후 9시쯤 해제했다.


이날 총탄이 오가는 그 상황에서도 탈북자 단체는 강원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일대를 이동해 가며 계속해서 풍선을 날리고 오후 7시쯤 활동을 종료했다. 군은 추가로 또 다른 대북 전단 살포와 북의 대응 총격이 있을 것에 대비해 밤늦게까지 경계태세를 늦추지 못했다.

북한 여군들이 14.5㎜ 고사총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북한군은 10일 경기 연천 지역에서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총 10여발을 발사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실제 상황이니 대피하라” 긴급 방송


민통선 최북단인 중면 횡산리 주민들은 남북 간 실제 사격이 오고가는 상황이 벌어지자 긴급대피했다. 중면 면사무소와 민방공대피소 인근에 북한군이 쏜 실탄이 떨어지자 면사무소 직원들이 크게 놀라기도 했다.

 

군은 이날 오후 5시35분쯤 횡산리 주민들에게 “실제 상황이니 긴급 대피하라”고 요청했다. 벼베기를 하고 있던 김학용 횡산리 이장(60)은 “군부대에서 주민들을 대피시켜 달라는 요청이 와 벼베기를 멈추고 대피소로 긴급히 몸을 숨겼지만 연로하신 분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며 “마을 주민의 절반 정도인 25명이 대피소에 있었는데 밤이 되면서 절반은 귀가하고 10여명은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가끔 북한 쪽에서 울리는 총소리는 들었어도, 실탄이 날아오기는 처음”이라며 “주민들은 지금도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군 상황실은 중면 면사무소 인근에 실탄 3발이 떨어졌고, 민방공대피소 지붕에 1발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명 피해나 가옥 피해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천군 최북단인 중면은 면사무소가 있는 삼곶리에 240여명, 횡산리에 60여명 등 주민 3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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