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탈북자 단체의 대북삐라 살포를 방관 때문에 10일 남북 사이에 벌어진 ‘삐라 총격전’은 최북단 연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긴박한 상황까지 초래했다.
민통선 최북단인 중면 횡산리 주민들은 남북 간 실제 사격이 오고가는 상황이 벌어지자 긴급대피했다. 중면 면사무소와 민방공대피소 인근에 북한군이 쏜 실탄이 떨어지자 면사무소 직원들이 크게 놀라기도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인 이민복 등 2명은 이날 오후 2시쯤 경기 연천군 중면 합수리 일대 야산에서 비공개로 대북 전단(삐라)132만장을 23개의 대형 풍선에 실어 북한 쪽으로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총탄에 파인 자국 10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사무소 마당에 북한이 남측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을 향해 발사한 고사총탄이 떨어져 파인 자국이 보인다. @경향신문 2시간여 총격전… 피해는 없어
오후 5시30분, 우리 군 전방초소에서 1.5㎞ 정도 떨어진 북한 전방초소를 향해 확성기로 “북한군 사격으로 우리 지역에 낙탄이 발생, 즉각 중지하지 않으면 응징하겠다”며 여섯 차례 경고방송을 실시했다. 이어 10분 뒤인 오후 5시40분쯤 북한 전방초소 일대에 K-6 기관총(12.7㎜) 40여발을 발사했다.
오후 6시10분쯤 우리 군은 추가 도발에 대비해 5사단과 28사단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가 오후 9시쯤 해제했다.
북한 여군들이 14.5㎜ 고사총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북한군은 10일 경기 연천 지역에서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총 10여발을 발사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실제 상황이니 대피하라” 긴급 방송
군은 이날 오후 5시35분쯤 횡산리 주민들에게 “실제 상황이니 긴급 대피하라”고 요청했다. 벼베기를 하고 있던 김학용 횡산리 이장(60)은 “군부대에서 주민들을 대피시켜 달라는 요청이 와 벼베기를 멈추고 대피소로 긴급히 몸을 숨겼지만 연로하신 분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며 “마을 주민의 절반 정도인 25명이 대피소에 있었는데 밤이 되면서 절반은 귀가하고 10여명은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가끔 북한 쪽에서 울리는 총소리는 들었어도, 실탄이 날아오기는 처음”이라며 “주민들은 지금도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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