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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 분신, '갑'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끔찍한 사회.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10/21 [20:18]

아파트 경비원 분신, '갑'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끔찍한 사회.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0/21 [20:18]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 분신을 시도했습니다. 유서로 보이는 편지에 남겨진 내용은 자신을 아파트의 다른 동으로 인사발령을 낸 관리자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근무하는 곳이 이동되었다는 이유로 분신까지 시도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평소 외면했던 불편한 진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갑이 되어 부리는 비열한 횡포가 있었습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분신을 시도한 경비원은 평소 주위로부터 평판이 좋았다고 합니다. 늘 명랑하고 쾌활하게 사람들을 대했으며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그가 웃음을 잃고 죽고싶을 만큼 괴롭다는 말을 하게 된 것은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다른 동으로 근무지가 변경된 이후 부터였다고 합니다. 새로 이동한 동에는 평소 경비원들과 청소 노동자들을 마치 벌레 보듯이 하며 인격모독과 폭언을 서슴치 않는 입주민이 있었다고 합니다.

 

평소 이 입주민의 폭언은 경비원들과 청소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고 합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청소 아주머니들이 계속해서 일을 그만둘 정도로 그 정도가 심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경비원 누구도 이 입주민에게 대항하거나 잘못된 것을 지적하지 못햇다고 합니다. 그랬다가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민원이 제기되어 근무태도 불량으로 언제 해고가 될 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믿고 일부의 아파트 입주민들이 경비원들과 청소노동자들을 마치 종 부리듯, 그들의 업무가 아닌 일들을 시키고 폭언과 폭행까지 서슴치 않았던 것입니다. 입주자라는 위치가 무슨 권력이라도 되는 것처럼 힘없는 사람들에게 갑의 횡포를 부렸던 것입니다. 

 

지난해 한 대기업의 영업사원이 대리점 점주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입에 담지 못할 협박을 하고 강제적으로 물량을 밀어내기 하는 문제가 알려지자 이른바 '갑의 횡포'가 크게 이슈화가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우리 사회에 늘 있었던 그저 그런일로 넘어갔을 법한 이 사건이 해당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까지 이어지면서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것입니다. 대기업의 갑의 횡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 것은 그 만큼 그동안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었던 갑의 횡포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이 이제는 그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에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갑의 횡포를 목격하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계급적으로 계층적으로 업무적으로 상하관계가 있는 부분에서는 더욱더 갑의 횡포를 찾아보기 쉽습니다. 하청을 주는 대기업과 그 하청을 따내야만 직원들의 생계가 유지되는 중소기업과의 관계, 상품을 생산하는 대기업과 그 상품을 받아 판매하는 대리점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갑의 횡포는 너무 많아 관행처럼 여겨지기도 할 정도 입니다.

 

갑의 횡포는 기업이나 단체 뿐만 아니라 개인들간의 관계에서도 일어납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어린 사람들과 직급이 낮은 사람들을 무시하고 괴롭히기에 나이 어린 사람과 직급이 낮은 사람들은 늘 윗 사람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눈치를 봐야 합니다. 최근 벌어졌던 군대 내 폭행사망 사건도 계급이 높다는 것을 마치 무슨 권력이라도 가진 것으로 잘못 생각하여 벌어진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제 이러한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에서도 갑의 횡포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계약관계에 의해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을 아랫사람으로 여기고 무시하고 깔보는 행태를 너무나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고객센터 상담원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을 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지 누군가의 아랫사람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 우리가 유치원에 들어갈 정도의 나이때 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말이며 누구나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고 여기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렇지 못합니다. 가진 것이 많다는 이유로 남보다 많이 배웠다는 이유로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번 경비원 분신사건의 경비원은 자신의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생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직무를 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땀흘려 일하는 노동의 댓가가 다른 사람들의 깔봄과 무시의 대상이 될 수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쥐꼬리만한 귄위와 권세를 가졌다고 혹은서비스를 받아야 할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내 자신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출처-소금인형의 세상 톡 ! http://live-view.tistory.com/?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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