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칼럼] 박근혜 정부는 반일 국민정서를 존중해야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 서명하면 제2 이완용 될 것

김현철 칼럼 | 입력 : 2015/04/29 [08:09]

김현철 칼럼 리스트,  美 플로리다 거주,  전 언론인

한.미.일 3국은 2014년 12월 29일, 북한 핵미사일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 3각군사동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백 년 전 일본의 한국 침략 이래 쓰라린 36년간의 잔인무도한 한반도 통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많은 애국동포들의 우려 섞인 관심을 자극한 바 있다.

 

예상했던 대로 그 후 4개월만인 지난 4월 27일,  미국·일본 두 나라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전제로 한 새 방위협력지침에 공식 합의, 또다시 일본의 한반도 개입 내지 재침략을 염려하는 한민족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더구나 일본은 미군의 요청으로 6.25 때 한국 정부 몰래 해군 소해정(적의 기뢰등 위험물 제거 목적)을 25척(대원 1,200)이나 파견, 원산, 흥남, 해주, 군산, 인천, 남포 지역에서 소해 작업에 참여했다. 이밖에도 2만여 명이 한국전에 참여, 세균전, 간호, 정보, 첩보 등 임무에 참여, 전사자 수도 상당수에 달했음은 미국 정부 문서 비밀 해제로 확인된 바 있다.

 

또 1965년 일본 의회에서는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다는 계획이 들어 있는 방위청의 ‘미쓰야 연구’가 폭로됐으며 또 2010년 12월에는 간 나오토 당시 총리가 “유사시 일본인 구출을 위해 자위대의 한반도 파병을 논의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음은 일본의 한반도 재침략 야욕이 계속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특히 이번 미.일 두 나라가 합의한 지침서를 보면, 일본 자위대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면서 한반도에 진입 또는 영향을 미쳐 군사활동을 할 경우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한국에 절대 필요한’ 문구는 전혀 삽입하지 않은 체 ‘제3국 주권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국제법을 준수한다’는 내용으로 슬쩍 얼버무린 점을 보더라도 미.일 정부가 한국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조차도 갖고 있지 않은 꼭두각시(미군 조종에 움직이는) 한국정부라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일본군의 개입을 요청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은 지난 김영삼 노무현 정부의 전시작전권 회수를 위한 끈질긴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나를 재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바로 금년에 환수 받기로 한 전작권을 헌신짝 버리듯 한 이명박 박근혜 두 정부가 이런 때일수록 원망스러운 것이다. 이게 모두 민족정기가 흐릿하기 짝이 없는 이명박 박근혜 두 정부가 그간 미.일 두 나라에 얼마나 우습게 비쳤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이제 머지않아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일본은 한국 정부에 연료, 탄약 등 각종 군수품을 서로 융통할 수 있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의 체결을 요구해 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바로 이것이야 말로 작년 말에 체결한 ‘한.미.일 3국 정보공유 약정‘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일본 국내에서는 아베 일본 정부의 군사력 강화의 하나로 이번 미.일 두 나라가 합의한 협력 지침이 일부 보수 일본인들에게는 환영받을 내용일지 모르지만 그동안 동아시아와 태평양에 머물던 일본 자위대의 후방지원 범위가 전 세계로 확장되고 미사일방어(MD) 구축과 기뢰 제거, 미군 함선의 방어 등 일본이 직접 공격을 받지 않아도 무력행사를 할 수 있게 된 점 등은 한반도가 일본 군사대국화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일로 1905년 7월에 체결된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머리에 떠오르는 게 과연 한민족 중 나뿐일까?  너무 오래된 내용이라 거의 자세한 내용을 잊은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그 내용 중 주요 부분을 확인하고 싶다.

 

첫째,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지배를 인정한다.  둘째, 미·영·일 3국은 실질적인 동맹관계를 확보한다.  셋째, 한국은 일본이 지배할 것을 승인한다. 즉, 그 때부터 이미 미국은 극동 정책에 있어 한국에는 관심이 없고 철저히 일본 위주였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제 2차 대전 후 70년 만에 ‘패전국’의 지위에서 미군과 함께 전쟁에 참여하는 ‘동반자’로 그 위상이 바뀌었다. 경제 악화에 따른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군사력을 활용하려는 의도, 중국과 영토분쟁 속에서 미국의 군사개입을 확실히 보장받고 군사대국화의 길을 열려는 일본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것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다만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두 강대국의 합의가 독약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한.일 사이에 상호군수지원협정이 아직 체결되지 않아 일본군의 한국군에 대한 후방지원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친일파를 제외한 대부분 한국인들이 그토록 염려하는 일본군의 군화발이 다시 한반도에 올라서질 못하고 있다. 이토록 심각한 국민 정서를 알면서도 박근혜 정부는 두 강대국의 강요나 다름없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에 응해 제2의 이완용이라는 오명을 남겨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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