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법치수준, 세계와 비교해 보니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의 추락을 다른 누구도 아닌 이 나라의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8/24 [16:15]

서울경제신문은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 지난 2013년 3월 6일부터 7일 동안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시스템 개조' 설문조사를 벌였다. 당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은 대한민국이 '불투명하고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국민의 2/3가 국가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면 국가와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 불신의 정도가 심각해도 이만저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설문결과를 보면 그동안 끊임없이 정치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받으며 국민의 지탄을 받아오던 '국회'가 역시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에 대한 불신을 사실상 대한민국 국회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설문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국회의 뒤를 이어 언론과 사법부, 재계, 행정부의 순으로 믿을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 무엇보다 정치개혁과 언론개혁, 검찰개혁, 재벌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준다. 


그동안 국회와 사법부, 언론과 재벌은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얽히며 서로의 존재를 위해 온갖 부정비리부패를 양산해왔다. 정경유착, 정언유착 등은 뿌리 깊은 관행이 되어버렸고 이로 인해 정치권과 국가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만 가고 있다. 국민이 국회와 언론, 사법부, 재계를 신뢰하지 못하고, 정부를 불신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정부 2015'(Government at a Glance 201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국 정부의 대국민 신뢰도는 34%를 기록해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26위에 머물렀다. 개발도상국인 인도네시아가 5위, 터키가 10위, 에스토니아가 22위, 브라질이 24인 것을 보면 OECD 평균인 41.8%에도 못 미치는 박근혜 정부의 국민 신뢰도는 참담한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불신의 깊이를 나타내는 객관적인 지표는 또 있다. 미국의 출판 및 미디어 기업인 <포브스>는 워싱턴 소재 세계 사법정의 프로젝트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2012년 11월 29일 세계에서 국민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부 TOP 10을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기관인 세계 사법정의 프로젝트(The World Justice Project)는 매년 세계 각국의 '법의 지배 지수'를 발표한다.

 

무려 2500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48개 항목에서 세계 각국의 법치주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TOP 10에 이름을 올린 국가들인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호주, 뉴질랜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일본 등이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이 조사결과에서 우리나라는 28위를 차지했다.)

 

법치주의 수준을 비교해 국가순위를 나타낸 위의 자료에서 상위권에 포진한 나라들은 하나같이 사법정의와 부정부패에 대한 엄격한 원칙이 바로 선 나라들이다. 사회지도층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특권을 내려놓고 공정하고 깨끗한 정부와 국가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앞장서서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사회가 성숙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사회의 공정성을 이끌어 나가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등의 국가기관이 바로 서야만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국가기관을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으며 국가시스템이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모두가 인지하는 바와 같이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기관의 공정성은 크게 훼손되고야 말았다. 대통령부터 국가기관을 동원해 온갖 편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사회정의와 민주주의의 가치들을 부정해 버리기 일쑤였고, 정치지도자들과 사회리더들은 이런 권력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해하며 양심을 저버리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영향 탓일까? 일반 국민들 역시 부정비리부패에 둔감하기는 마찬가지였고, 점점 더 공동체의 가치를 외면하며 나만 잘살고 보자는 극단적 이기주기에 매몰 되어가는 중이다. 
불법을 저지르며 부정한 방법을 통해 얻은 부와 권력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회, 사회공동체가 약속한 원칙대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처럼 취급받는 사회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걱정이 앞선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에 이어 등장한 근혜 정부는 과연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이명박 정부에서 철저하게 무너진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며 무너진 국가시스템을 회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까? 망가질 대로 망가진 국가기관의 공정성을 다시 세운 정부였다고 역사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Yes'라고 답을 할 수 없어서 대단히 유감이다. 국제투명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한 나라의 국가 청렴도와 기업 경영, 신용 평가 등에 공무원과 정치인들 사이의 부패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수치화한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OECD 34개국 중 하위권인 27위를 기록했다.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각국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해 발표하는 언론자유 순위 역시 노무현 정부 말인 지난 2007년 31위에서 이명박 정부 말인 지난 2011년에는 42위, 박근혜 정부 2년 차인 지난해에는 57위를 기록하며 역사를 다시 쓰는 중이다. 이같은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놀랍게도 이명박 정부의 캐치프레이즈는 '공정'이었고, 박근혜 정부는 '부패와의 전쟁'이었다. 그들은 이를 통해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정치권의 부정과 부패를 단호히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말하곤 했다. 그러나 공정과 부정부패 척결을 앞세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부정과 부패에 더 노출되어 있다고 세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오고 있다. 


한 나라의 법치수준과 부패지수, 언론자유 순위는 그 나라의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는 확실히 퇴보했다. 한치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저 둘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법치를 준수해야 할 대통령의 책무를 명백히 위반했다. 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의 추락을 다른 누구도 아닌 이 나라의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다. 부끄럽고 통탄할 일이다.

 

출처 - 세상이 보이는 정치·시사 블로그 ▶ 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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