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정안기 망언에 분노해야 하는 이유

박근혜,새누리가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을 맹신하고 있는 나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9/23 [22:58]

지난 2013년 말 전국에 대자보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고려대학교에 다시 대자보가 내걸렸다. 투박한 손글씨의 대자보는 학우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다시 한번 일반 대중들의 관심까지 불러일으켰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수업 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고 친일부역자들을 옹호한 고려대 경제연구소 정안기 연구교수의 망언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학생들은 이어 어제 고려대 학생회관 앞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안기 교수의 사과와 해임을 요구했다.

고려대 정안기 교수의 친일부역자 망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21일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정안기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뉴시스

 

고려대 정안기 교수는 지난 15일 동아시아 경제사 수업에서 "그 시대에 우리 모두가 친일파였다", "거기에 갔던 위안부들이 노예가 아닙니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고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 오고 싶다면 올 수 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안창남 선생을 가리키며) 독립운동을 했다고 하지만, 그런 건 아니고, 비행사 자격증을 땄는데, 그 당시는 (직업을) 선택할 여지가 없어요",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된 고위층을 옹호하며) 2400명이라는 사람들을 부정하고 나서 한국 근현대사를 과연 우리가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등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혼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듯한 이 사내의 대책 없는 무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정말 난감하다. 정신병자가 내뱉는 헛소리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전혀 없다. 무가치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저와 같은 정신병자들이 넘쳐나고 있다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는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이며 반드시 치료해야 할 중증 질환 장애다.

 

정안기 교수의 역사인식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옹호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식민사관과 정확히 맥이 닿아 있다. 그는 이명박 정권 이후 활개치기 시작한 뉴라이트의 역사인식을 고스란히 탑제한 그들의 아바타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역사적 진실과 실체를 부정하고 왜곡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친일부역자들에게 향하는 객관적•역사적 평가에 지독한 피해의식을 느끼는 망상적 질환을 앓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합리화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은 피해망상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나 다름이 없다.

 

식민사관으로 무장한 뉴라이트의 역사왜곡에 일일이 반박할 가치를 못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집단적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중증 질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명징한 역사적 사실의 증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치료에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집중적인 치료와 치유의 과정이다. 그런데 국가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 중차대한 순간에 국가가 오히려 피해망상가들의 준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는 대통령부터가 뉴라이트적 역사 인식을 뼛속 깊이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다. 뿐만 아니라 정부 고위층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을 맹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박근혜가 2007년 영주 뉴라이트 발대식에 참석해 만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정부와 새누리당이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이면에는 바로 이와 같은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집단적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자들이 국가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역으로 국민들의 보편적 역사인식을 치료하겠다 한다. 기가 막힌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역사학자와 교육계 인사, 법학자들과 국민들까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퇴행적이며 엽기적인 발상이라는 것은 정안기 고려대 교수의 망상과 망언이 여실히 입증한다. 역사교과서가 국정화되면 소음이나 공해와 다름없는 저와 같은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배설될 것이다.

 

고려대 학생들은 정안기 교수의 잘못된 역사의식을 비판했고, 그의 망언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또한, 그에게 위안부 피해자와 독립운동가의 후손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학교 측에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며, 위안부 피해자와 독립운동가를 모욕한 정안기 교수에 대해 고려대 학생들은 이처럼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들은 국가와 권력의 부당한 행태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보다 단호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좌시한다면 정안기 교수와 같은 잘못된 역사인식을 지닌 인사들이 쏟아내는 망언과 망동은 강단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언제 어디서든 확대 재생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외눈박이의 세상에서는 두눈박이가 괴물 취급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역사왜곡이 일상화된 곳에서는 망언이 더 이상 망언이 되지 않으며, 진실은 이내 거짓이 되고 만다. 이것이 우리가 고대 정안기 교수의 망언에 분노를 표시해야 하는 이유이자,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사관을 고스란히 미래세대에게 이식하려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출처 - 세상이 보이는 정치·시사 블로그 ▶ 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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