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대현, 사장 연임 위해 뉴라이트 ‘이인호 충성방송’

‘이인호 헌정 프로그램’까지 KBS 예산으로 제작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10/05 [12:57]

이인호 KBS 이사장이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을 위한 컨벤션’ 행사 참석차 미국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은 조대현 KBS 사장과 오진산 콘텐츠창의센터장의 합작품으로 밝혀졌다.

 

KBS는 이 이사장의 미국출장을 위해 항공비 등 1170만원의 KBS 예산을 책정했고 실제로 868만원을 집행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이 출장을 다녀온 행사는 KBS는 물론 ‘KBS 이사장’으로서의 업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행사였다.

 

그럼에도 조대현 사장과 오진산 센터장은 이 이사장이 해외출장을 갈 수 있도록 KBS 예산을 쓰고, 특집방송에 주요하게 다뤘으며 보도에서도 소개하는 등 ‘이사장 헌정프로그램 제작’에 열과 성을 다했다.

 

오진산 “사장님이 프로그램에 각별한 관심...

강연 등 이사장님 역할 명기한 초청장 보내라”

 

최민희 의원실이 KBS로부터 이인호 이사장의 해외출장과 관련해 KBS측과 행사를 주최한 한국전쟁유업재단측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이번 출장은 철저히 오진산 센터장과 조대현 사장이 기획한 출장이었다. 먼저 KBS가 한국전쟁유업재단측과 ‘6.25 65주년 특집프로그램’ 제작을 처음 협의한 것은 올해 3월초였다. 한국전쟁유업재단의 한 모 이사장이 3월 한국에 들어와 오진산 센터장을 만났고 프로그램 제작을 제안한 것이다.

 

  오진산 센터장과 한 모 이사장이 주고받은 이메일

 

 

KBS측은 이 프로그램 제작에 ‘1억원 협찬’의 조건을 내걸었는데, 협찬이 성사되지 않았음에도 프로그램은 결국 KBS 자체 예산 1억원을 투입해 제작하게 된다. 이후 한 이사장은 4월 30일에 오 센터장에게 보낸 메일에서 “혹시 KBS에서 고위급이 이 컨벤션에 참석하시면 어떨까요?”라며 처음으로 KBS 관계자의 참석 여부를 타진했다.

 

 

 

즉 KBS측의 해명대로 최초 KBS 관계자의 참석을 요청한 것은 한국전쟁유업재단이었던 것이다. 이인호 이사장이 특정되지 않았음에도 이때부터 이 이사장을 보내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이뤄졌다.

 

 

같은 날 오진산 센터장은 한 이사장에게 보낸 메일에서 “진행상황을 제가 오늘 따로 보고드리겠다”며 “KBS 고위급이 방문하는 제안도 쉽지 않겠으나 한 번 말씀드려보겠다”고 썼다. 즉 ‘6.25 65주년 특집프로그램’ 진행상황을 조대현 사장에게 보고하겠다는 것이며 KBS 고위급 참석 요청건도 조대현 사장에게 제안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같은 날 다시 한 이사장은 오 센터장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렇게 직접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장님께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니 어깨가 무거워진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한다.

 

아울러 같은 메일에서 한 이사장은 협찬이 불가능하게 됐음을 전하며 “KBS에서 7월 행사에 방문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다시 한 번 참석을 요청한다. 이에 대해 오진산 센터장은 1주일 뒤인 5월 7일 “저희 KBS 이인호 이사장님께서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답장한다. 그리고 이 메일에서 “공식적인 초청장을 보내주기 바란다”며 “초청장에는 공식 초청 일정, 방문시 이사장님의 역할(오프닝 스피치 그리고 학생과 역사선생님들 강의 등), 초청의 비용 조건 등을 명기해 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오 센터장은 “그 조건에 따라 공사에서 출장비용이 지급되는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인호 이사장 초청 관련 오진산 센터장의 이메일

 

즉 한국전쟁유업재단측에 ‘초청장을 보내줄 것’을 먼저 요청한 것이 오진산 센터장이며, 당초 행사에서 ‘KBS 고위급의 역할’이 전혀 정해져 있지 않았음에도 이인호 이사장을 보내기 위해 “오프닝 스피치”와 “역사선생님들 강의”라는 구체적인 역할까지 특정한 것이다. 아울러 KBS가 출장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까지도 갖춰 줄 것을 요구했다.

 

KBS의 주장대로 한 이사장의 제안 이후 1주일 동안 “역사학자이신 이인호 이사장이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여 이를 사장에게 건의, 사장이 이사장에게 참석을 정중히 요청”해서 참석 여부를 조율한 뒤 ‘공무출장’으로 맞추기 위한 작업을 한 것이다. 한 이사장이 협찬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음에도 협찬 여부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없었다. 이인호 이사장이 참석하기로 한만큼 협찬이 없더라도 이 프로그램은 제작되어야했기 때문이다. 실제 KBS는 오 센터장이 한 이사장에게 ‘이인호 이사장의 참석’을 통보하기 하루 전인 5월 6일에 협찬이 없지만 7000만원의 자체제작비를 들여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한 이사장은 오 센터장의 요청에 맞춰 6일 뒤인 5월 13일 “급히 VIP 초청장을 디지털 파일로 만들었다”며 초청장 파일을 첨부해 오 센터장에게 답신했다. 이후 한 이사장은 이인호 이사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한국측 기조연설을 청드린다”며 별도로 초청장을 보냈고, 이에 대해 이인호 이사장은 “좋은 일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응하겠다”며 “조대현 사장의 추천이기도 하다”고 답장했다. 즉 오진산 센터장과 조대현 사장이 맞춘 시나리오에 따라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컨벤션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협찬불발에도 ‘6.25특집’을 ‘정전특집’으로 급조해 ‘이인호 위한 헌정방송 제작

 

한편 KBS는 해당 행사에 대해 ‘KBS 특집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에 해당되므로 명백한 공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인호 이사장을 미국에 출장 보내주기 위해 ‘이사장의 공무’로 급조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외주제작사 PD는 “협찬을 받아오라고 KBS에서 요구를 했다”면서 “저희가 협찬을 못 받게 되고 또 유업재단에서도 협찬이 안 되고 그래서 완전히 안하는, 캔슬이 됐었다. 협력제작국에서 포기했던 거였다”고 밝혔다.

 

KBS는 6월 27일 프로그램에 3천만원, 8월 1일 프로그램에 7천만원 등 이 두 프로그램에 모두 1억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했다. 이인호 이사장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프로그램이 부활했고, 이 와중에 ‘이인호 헌정 프로그램’까지 KBS 예산으로 제작된 것이다.

 

실제 8월 1일 방송된 프로그램은 도입부에서 이인호 이사장의 기조연설과 강연 모습을 큰 비중으로 다뤘다. 다른 장면으로의 전환없이 이인호 이사장의 기조연설 발언만 무려 1분 동안 방송됐고, 이어 미국 역사교사들에 대한 강연 발언이 추가로 24초 동안 방송됐다.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만 1분 24초 동안 방송됐고, 이 이사장이 참석한 컨벤션 행사와 역사교사 모임 장면은 4분 넘게 소개됐다.

 

  특집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뉴라이트 이인호 모습

 

특히 내레이션으로도 “이번 행사에는 한국의 저명한 역사학자도 초청돼 6.25전쟁의 의미를 되새겼다”며 이 이사장의 컨벤션행사 기조연설을 소개했고, 나아가 “역사학자인 이인호 교수, 사실 그녀가 초청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소개하며 이 이사장의 강연 발언을 다뤘다. 즉 이인호 이사장이 직접 초청돼 6.25전쟁의 의미를 되새겼고, 미국의 신세대 역사교사들에게 ‘6.25전쟁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깊이 있게 가르쳐줬다’는 것이다. ‘이인호 이사장 헌정 프로그램’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KBS “역사 강의 아닌 KBS대표로 참석한 공무”라더니, “초청 진짜 이유는 강연”

 

따라서 이인호 이사장의 미국 출장이 ‘KBS 이사장으로서의 공무’라는 KBS측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나아가 “공사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된 행사”라서 “KBS 이사장의 공무”라는 주장 자체도 설득력이 없다.

 

이는 KBS가 주최하는 행사가 아니더라도 프로그램에 소개만 된다면 KBS 고위 관계자 누구든지 어디로든 회삿돈으로 출장을 갈 수 있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KBS는 ‘이인호 이사장 헌정 특집프로그램’도 모자라 7월 27일에는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까지 이인호 이사장의 강연 모습을 노출시켰다.

 

  KBS 뉴스에 등장한 뉴라이트 이인호 모습]

 

최민희 의원은 “최초 초청자가 누구든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을 위한 컨벤션’ 행사는 KBS와 KBS이사장의 업무와 무관한 행사였다”며 “그럼에도 KBS 사장과 센터장은 오로지 KBS 예산으로 이인호 이사장을 미국에 보내드리기 위해 기획하고 헌정프로그램까지 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의원은 또한 “지난해 국감에서도 ‘역사학자 이인호’와 ‘KBS 이사장 이인호’를 구별해 활동하라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이인호 이사장 역시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역사학자 이인호’의 활동에 또 다시 KBS의 자금을 낭비하게 만들었다”며 “연임을 위해 어떻게든 이사장에게 잘 보이려는 사장과 분별없는 이사장으로 인해 KBS 예산과 프로그램이 사적으로 활용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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