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겨우 1년도 못 사용할 교과서 때문에 100억 쓰나"

국정화가 친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음모라면 나는 분명히 반대자의 명단에 내 이름을 올릴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10/23 [20:51]

이명박 측근 새누리 이재오까지 박근혜, 김무성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데 대해 "사실 이 일은 처음부터 정치권이 나설 일이 아니었다"며 최초로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5자회동을 기대했던 내가 바보가 된 느낌이다. 참으로 답답하다"며 국정화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만 하다가 아무런 결실없이 끝난 데 대해 극한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역사교과서가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어서 학생들에게 잘못된 지식이 전달된다면 그것을 바로 잡을 책임은 전문가인 역사학자들에게 있다"면서 "곡학아세란 말이 있다. 역사가 권력의 입맛에 맞추어 기술되는 것은 어느 시대고 옳지 않다. 이 사태를 정쟁과 갈등의 장기화로 끌고가면 국력 낭비는 불 보듯 뻔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실행일자를 정해놓고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라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만드는 일은 지난하다. 시간이 걸려도 정부는 국정화가 목적인지,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는지, 언제부터 시행한다는 데 목적이 있는지 분명해야 한다"며 2017년초에 반드시 국정 국사교과서를 배포하겠다는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2017년에 시행하는 교과서가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면 그 시행이 가능하겠는가. 어느 쪽이든 대선쟁점이 될 것"이라며 국정교과서가 대선의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면서 "겨우 1년도 못 사용할 교과서에 100억이나 되는 돈을 쏟아부울 필요가 있는가"라며 문제의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진다 해도 '1년짜리 시한부'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한 "시행해 보고 고쳐도 된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황우여 교육부장관 등의 '시한부 국정화론'을 힐난하면서 "필진도, 방향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44억이나 되는 예비비 예산부터 정해놓고 계획대로 밀고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예비비 사용도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연말정국이다. 민생이 최우선이다. 가뜩이나 서민경제는 바닥이고 청년일자리도 바닥이다. 연말은 다가오고 할 일은 태산인데 정치권은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국정안정의 최종 책임은 언제나 여권에 있다"며 국정화 파동의 모든 책임이 정부여당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가 만들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는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해서도 안된다"면서 "특히 근현대사는 가해자나 피해자가 살아있다. 왜곡할 수가 없다. 만일 국정화가 친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여권의 음모라면 나는 분명히 반대자의 명단에 내 이름을 올릴 것이다. 그리고 싸울 것이다. 또한 그런 교과서가 나오면 그것은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실제교실에서 수업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박근혜에게 "권력자들은 자기가 밀고가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줄 착각하기 쉽다"면서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순간은 통할지 모르나 역사는 반드시 옳고그름을 기록한다. 권력의 크기가 클수록 국민속에서 배워야 한다. 권력자들은 올바른 역사를 만드는 데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성 조언을 하는 것으로 장문의 글을 끝맺었다.

그동안 국정화 논란에 침묵으로 일관해온 이재오 의원의 이같은 국정화 반대 입장 표명은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 정부여당의 국정화 강행에 대한 수도권 비판여론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급확산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 의원, 정두언 의원 등 서울 의원들과 남경필 경기지사, 정병국 의원 등 경기권에서는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대다수 의원들은 사석에서 친박, 비박 계파의 차이를 떠나 박의 국정화 밀어붙이기로 선거판세가 급변하고 있다며 우려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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