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에 7성급 호텔이 생긴다고??여우고개 출판사가 이번엔 책이 아닌 신문 광고로 알리고자 하니...
안녕하세요, 여우고개 출판사의 편집자 도은숙이라고 합니다. 내일 날짜로 한겨레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전면 광고가 실립니다.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 광고비면 축소 이전한 사무실 임대료를 석 달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 저희가 왜 이렇게까지 해서 많은 사람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지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서울에 센트럴 파크 저리 가라 할 만큼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울 송현동 땅에요. 송현동이 어디냐고요? 그 옛날에는 궁궐 옆이라 조선 왕조 때는 외척과 세도가 들이 살던 땅입니다. 그런데 이 땅을 일제 강점기 때는 조선식산은행이, 해방 후에는 주한 미국 대사관이 차지해 직원 숙소로 썼습니다. 그 이후 주변에 건물이 높게 들어서자 미국 대사관은 보안 문제로 직원 숙소를 이전했지요. 이 땅은 2000년에 삼성그룹이 1,400억 원에 매입해 리움박물관과 같은 ‘복합 문화 시설’을 지으려다 포기하고, 2008년에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에 매입가의 곱절쯤 되는 가격으로 넘겼습니다. 그러니 송현동 이 땅은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거의 100년 가까이 우리나라 사람은 발도 딛지 못한 굴곡의 땅이기도 하지요.
더욱 안타까운 것은 지금 이 숲은 이제 있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이 땅을 사들인 대한항공은 세계 최고급인 7성급 호텔을 세운다고 합니다. 시민의 삶과는 무관한 외국 귀빈과 국내 VVIP만 사용하는 초호화 숙박업소입니다. 그런데 100년 만에 우리에게 돌아온 이곳은 어떤 땅인가요? 조선 시대부터 근대에 걸친 유적지일 뿐 아니라 주변에 덕성여자중학교, 덕성여자고등학교, 풍문여자고등학교가 둘러싸고 있어서 현행법에 따라 호텔을 지을 수 없는 땅입니다. 오래도록 보존해야 하는 이 아름다 운 숲의 존재가 불편했을까요? 대한항공은 이 울창한 숲을 베어냈습니다.
대한항공에 묻습니다.
송현동 숲 다시 살려낸다면, VVIP만을 위한 화려한 건물과 비싼 정원수 대신 소박하지만 무성한 숲이 있는 공원이 생깁니다. 소위 귀빈들이 쓰고 가는 돈보다 돈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시민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 온 국민에게 남는 장사가 아닐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주말에 고궁 나들이를 나갔다가 송현동 공원에 들러 잠시 쉬고 싶지 않으세요?
대한항공은 이 땅에 호텔을 지을 것이 아니라, 역사 -자연 공원을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서울시와 정부는 이 땅을 매입해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문화를 지키는 공원과 박물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송현동 숲을 다시 살려냅시다. 숲이 살아나면 특정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모든 국민과 후손에게 혜택이 돌아옵니다.
그러나 저희가 저희 배 하나 불리자는 생각이었다면 여우고개 자체가 설립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들어서 파는 일이 우선이지만 어떤 책을 만들어야 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니까요. 많은 사람의 관심 밖에 있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진실, 그 진실을 이번에는 책이 아닌 신문 광고로 알리고자 하니 많은 분의 시선과 생각이 모이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호텔 늘어나면 청년실업 해결된다는 박근헤의 발상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일자리 창출 대책에 얼마나 단순한 사고를 갖고 있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제 여야 대표를 포함한 청와대 5인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서비스 규제 완화 법안만 통과되면 청년실업 해결에 큰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논리로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호텔 수가 한류 열풍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학교정화구역 내 호텔 건립 규제를 완화하는 관광진흥법에 집착했다. 박 대통령 발언을 보면 청년실업의 근본원인이 일자리 수 자체보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있다는 점을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다. 학교정화구역 내 호텔 건립이 쉬워지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이다.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위해 법 통과에 협조해 달라는 박근혜... 호텔이 들어설 자리 인근에 수 많은 중 고등학교 특히 여자중고 밀집지역인 이곳에 씨도 종자도 모를 수 많은 외국 사람들이 힐긋 힐긋 여학생 다리와 가슴 엉덩이에 시선을 보낼 것을 상상해 보니 참으로 한심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대한항공... 조모씨... 아직 정신못차렸나?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너희의 탐욕이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조모상무 현업에 복귀했나? 당신들의 이기심이 정숙한 여성의 산실인 여성 독립운동가(유관순, 조마리사 등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이 태어난 학원의 본산을 파괴한다...
- 서울의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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