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성 난청 피해자들... 잘 안들려서 병원에 가서 청력소실 진단을 받은게 3년이 넘으면 보상 제외 소식에 분개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12/05 [05:48]

탄광이나 공장같이 시끄러운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가장 흔한 직업병이 난청이다. 그런데 난청 진단을 받고도, 불합리한 법 규정 때문에 산재 인정을 거부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근로자들이 억울한 고통을 겪고 있다.

 

KBS 보도에 따르면 20년 넘게 탄광에서 일했던 권태규 씨는 오랫동안 시끄러운 곳에서 일한 탓에  난청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KBS 영상 갈무리

 

소음성 난청 진단 근로자 권태규는 약간 증상은 있었지만 대화는 어느정도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큰 소리로 안 하면 잘 못 듣지만 일을 그만둔 지 오래됐다는 이유로 산업 재해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난청 재해 노동자에 대해서 근로복지공단은 그 동안 "소음발생원으로부터 떠난 지 3년 이내에 장해보상청구를 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보상청구권이 없다"고 보상을 거절하여 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증상을 확진 받은 때 부터 3년 안에 산재를 신청할 수 있는데, 유독 난청에 대해서만 '사업장을 떠난 지 3년 이내'라는 고용노동부의 시행규칙과 근로복지공단 지침 때문이다.

 

한 난청 재해 근로자가 소송을 제기해서 지난해 해당 규칙이 무효이고 대국민 구속력이 없다는 2014. 9. 23.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받았지만, 대법 판결도 무시히는 근로복지공단의 태도 때문에 1년 넘게 상황은 그대로다. 그 사이 31명이 또 산재 인정을 거부당했다.

 

 KBS 영상 갈무리

 

이에대해 신현종 노무사는 "부러지거나 다치거나 그러면 금방 증상을 알 수가 있는데 난청은 근무하는 동안에는 잘 느끼지 못한다. 일반적인 산재신청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우원식 의원은 "빨리 법을 바꿔야 된다. 31명에 대해서는 이미 대법원 판결이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잘못한 귀책 사유가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KBS 영상 갈무리


근로복지공단은  지침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자꾸만 늦어지는 행정 처리에 난청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한편, 2015년 11월 2일 고용노동부는 소음성 난청 관련 시행규칙 개정 입법 예고를 하였다. 대법원 판결이후로 소음발생작업으로 부터 떠난지 3년이 넘었다고 보상이 거절된 사례는 전부 구제가 된다고 했다.

 

그런데 입법예고된 시행규칙 개정 관련 부칙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개정된 시행규칙 부칙 제2조에는 적용례라고 하면서 "이 규칙(개정 시행될)은 2016년 1월 1일 이후로 소음성 난청의 증상이 확인된 자부터 적용한다고 정한 것이 문제이다.

 

신현종노무사는 다음과 같이 고용노동부에 질의하였다.

 

안녕하십니까? ㅇㅇㅇ주무관님

 

대법원 판결 이후로 소급하여 적용된다는 부분에 대해서 깊이 안도하였습니다. 

현장에서의 혼선이 잘 해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행정입법 예고 후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혼선입니다. 

부칙 적용례에서 2016. 1. 1.이후로 소음성 난청 증상이 확인된 자로 규정한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재해자들이 청력소실이 소음때문이었는지 그냥 귀가 어두워진 것인지 모르고 지내오다가 더 이상 대화가 안되어 보청기를 맞추러 가거나 청각장애인 등록을 한 경우에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단을 받아 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업무상 소음에 수년에서 수십년 노출이 되어 재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장해보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증상(청력소실)이 확인된 것을 기준으로 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입법예고후에도 과거 청력소실로 일단 진단된 사람의 경우는 이 시점으로 부터 3년이 경과되었을 경우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내리고 있습니다(첨부 1. 부지급 처분 공문) 

 

▲     © 서울의소리

 

재해자들은 청력감소의 원인이 나이 때문인지 소음성 난청때문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가 이것이 확인되는 것은 청력검사도에서 4000~6000Hz에서 청력감소가 심한 경우에 소음에 의한 청력 손실로 진단됩니다(첨부 2. 박영석장해보상청구서 및 진단서).  

 

▲     © 서울의소리

 

소음성 난청의 증상("잘 안들림")이 확인된 자에게 적용한다고 규정하기 보다는 소음성 난청이 확인된 자로 하면 위와 같은 혼선이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장해보상청구권한 행사가 가능한 시점을 산재법 제5조 제4호에 따른 "치유"된 때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치유는 "치료로 더이상 호전의 기대할 할 수 없는 상태" 즉 증상이 고정된 때를 말합니다. 불치의 병의 경우는 더이상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장해진단을 내려서 장해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진폐, 레이노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소음성 난청도 불치의 병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고정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 "치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음"이라고 진단된 시점에서 장해보상청구권이 생긴다고 보아야 합당하다고 사료됩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소음성 난청을 진단받고 더 이상 그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자"를 부칙 적용례의 대상으로 규정한다면 시행령의 취지와 합치되게 됩니다.    

 

이 점 깊이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공식 입장은 다음과 같다. 

 

원인 여하를 불문하고 청력소실이 40dB 이상으로 진단된 시점이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된다. 일단 청력소실이 확인된 시점이 3년이 넘었으면 시효가 넘은 것으로 본다. 

청력소실의 시점이 3년이 넘었을 경우는 그 원인이 소음에 의한 피해로 인한 것인지 여부는 따져 볼 필요가 없다. 보상이 거부된다. 

 

이 소식을 접한 황지연못에서 만난 연로하신 소음성 난청 피해자들은 정부가 대책을 만든다고 해 놓고 3년 그 이전에 귀가 잘 안들려 병원에 갔었던 적이 있었던 소음성 난청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처사에 분개한다며,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곳에 모인 피해자들은 대법원 판결이전에는 소음성 난청 진단이 내려져 산재신청을 하러 가면 소음성 작업 부서를 떠난지 3년이 넘었다고 되돌려 보내더니 이제는 왜 진단을 받은 뒤 3년안에 신청을 안 했느냐고  보상을 거부하다니 이런 억지가 어디있느냐? 이건 말도 안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기사 보완 201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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