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도 없이 한달내내 일한 20대 노동자 사망..,"업무상재해 아니라니!"

대법원 고영환 법관 "휴일 없이 근무했더라도 8시 전 퇴근 했으니 업무상재해 아냐"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12/27 [10:17]

한 달내내 휴일도 없이 무리한 근무를 계속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20대 회사원에게 대법원이 과로·스트레스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좀 더 엄격히 따져야 한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김모(사망 당시 29세)씨의 가족이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9월6일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두통과 어지럼증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씨는 닷새 뒤 숨졌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건축설계 일을 하던 김씨는 같은 해 8월부터 하루도 쉬지 못하고 출근했다. 그전에도 한 달에 2∼3일 휴무였고 때때로 야근도 했다.

 

2인1조로 함께 일하던 선배의 개인 사정으로 업무가 몰린데다 상사에게 질책도 들어 스트레스가 쌓였다. 쓰러지기 전날은 상사의 지시로 오후 10시까지 야근하느라 시어머니와 약속을 취소해야 했다.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자문의는 사망과 업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발병 직전 근무환경이 갑자기 바뀌거나 스트레스가 급증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그러나 2심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다른 의견을 내놨다. 상사의 업무를 일부 떠안은 스트레스, 쓰러질 때까지 점점 늘어난 근무시간을 감안해 '만성 과중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2심은 이를 근거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4주 전부터 휴무 없이 근무하긴 했으나 보통 오후 8시 이전에는 퇴근해 어느 정도 규칙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업무 변화로 특별히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으리라고 여겨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뇌출혈의 원인인 뇌동맥류 파열이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있어도 뇌동맥류를 급격히 악화시켜 파열에 이르게 할 정도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달린 주목할 댓글>

 

언더아머

 

 

<판례 비판>

 

이 사건의 경우 1개월간 4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상황이 충분히 가능한데 이것이 과로로 인정되지 않은 것은 희안하다. 뇌출혈 재해의 경우 고혈압이나 뇌동맥류가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과로가 방아쇠 인자가 되어 발생하였다면  산재로 인정하여 오고 있는 것이 통상적인 판결의 모습이었는데 이것이 인정이 안되었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되어지지 않는다. 

 

현행 산재법에서 정하고 있는 만성과로 인정기준은 12주 평균 60시간 이상 근로를 했을 때이다. 4주를 평균해서는 64시간 이상 근로를 해야 과로했다고 인정한다고 한다. (참고 글 : [민주노총에 바란다] 업무상 과로기준 이대로 좋은가?)

 

하루 12시간 근로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점심시간 1시간, 휴게시간 오전 오후 각각 30분씩 1시간을 제하면 10시간 근로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10시간 일을 해야 달성되는 근로시간이다. 

 

이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 상황인가?

공휴일이나 연차를 하루만 사용해도 평균 60시간 달성은 물건너 간다. 

2013년 2월 산재법 시행규칙을 변경하면서 이 기준이 과도하다고 문제점이 지적이 되었으나 고용노동부는 밀어 붙였다. 한시적으로 3년간 시행해 본 후에 다시 재검토 해 보기로 약속했다. 3년이라 이제 불과 2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데 아직 고용노동부에서 이 시행규칙을 재검토 해 본다는 소식을 들은 바 없다. 

 

그러는 동안 시행규칙이 어떻게 정해 지는지도 모르고 산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쓰러져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서 산재가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기다린다. 노동자가 사망을 하면 그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해 오던 유족들에게 유족연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과로 기준을 분명히 초과하는 상황이었다. 3년 넘게 대법원까지 가는 오랜 법정 송사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리라 기대했던 유가족의 가슴에 대법원은 대못을 박아 버리고 말았다. 어찌 이리도 세상이 매정하게 변해만 가는지... 참으로 황사 낀 하늘처럼 암울하기만 하다. 

 

- 서울의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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