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실상 폐쇄...한반도 평화 ‘마지막 안전판’ 뽑아버려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정부의 결정에 대해 재고를 요청한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2/10 [21:45]

 

박근혜의 지시에 따라 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키로 해 남북관계가 한치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최악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대체 터 확보’까지 내걸어 ‘전면 중단’을 넘어 공단 ‘폐쇄’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개성공단이 2007년 본격가동후 10년만에 사실상 폐쇄의 길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 논의 시작 결정으로 동북아 정세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킨 데 이어 개성공단 전면 중단까지 결정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할 최소한의 ‘안전판’마저 제거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 관련 정부 성명’을 통해 “정부는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남북한이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과 극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결국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고도화에 악용된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성명 발표에 맞춰 북쪽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통보했다. 이날 개성공단에는 설 연휴에 따른 조업 중단으로 평소보다 훨씬 적은 184명의 남쪽 인력이 체류했다.

 

정부의 이번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박근혜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일부는 앞서 설연휴 직전인 7일에는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500명까지 추가로 축소할 방침"이라며 개성공단 폐쇄까지는 거론하지 않았다.

 

개성공단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여러 당국자들은 이날 점심때까지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일부 장차관의 언론사 편집국장·논설위원 설명회도 갑작스레 진행됐다.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가 아닌 ‘전면 중단’이라면서도, 재가동 시점과 조건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재가동 조건과 관련해 “지금은 재가동 문제를 거론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가 개성공단 재가동의 전제조건임을 내비친 셈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대체 터 확보까지 내걸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입주 기업 중 원하는 곳이 있으면 대체 부지를 찾아준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급작스런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재계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며 남쪽에 오히려 불리한 ‘자해적 조처’라는 지적이 많다.

 

한겨레에 따르면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국제법상 일반적인 제재에 정상적 경제활동이나 무역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개성공단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없다. 북한보다 우리 중소기업의 피해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북한을 제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기업을 제재하는 것이어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성공단은 한반도 정세의 ‘바로미터’로 역할을 해왔다. 그 부분이 다시 닫히고 냉전시대로 완전히 돌아가게 됐다. 앞으로 안보 리스크는 지금까지와는 패턴이 많이 달라질 것이고 국가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짚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SNG 대표)은 이날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홍용표 통일부장관과의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결정에 대해 재고를 요청한다"며 "기업의 피해 자체가 어떤 방법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반발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에 피해를 최소화할 말미도 주지 않고 전면 중단 결정을 하고 일방 통보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정부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무역협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개성공단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그간 북한이 저지른 여러 악재(惡材)에도 불구하고 명맥을 유지하면서 한반도 화해와 협력의 공간을 상징해왔다"며 "개성공단의 조업중단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계는 개성공단 폐쇄 외에도 중국의 경제보복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강행하기로 함에 따라 대중국 수출에 심대한 타격이 오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등, '경제외적 변수'가 어려운 경제를 더욱 벼랑끝으로 몰고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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