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병기, "국정원장시절 '맞불집회 돈 지원쉽게' 창구 단일화 요청했다"

청와대의 관제 데모 지시 몸통은 박근혜가 아니냐?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5/10 [14:18]

이병기 박근혜 비서실장이 국정원장 시절 대한문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테러를 지시한 테러수괴 서정갑등 정권비호 관변단체 대표 등과 회동을 갖고 이들에게 돈 지원이 쉽도록 ‘창구 단일화’를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와 청와대 관제 데모 지시 몸통은 박근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예상된다. 회동 시기는 이병기가 국정원장으로 재직할 때로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되기 직전이었다.

 

                       박근혜와 그의 비서실장 이병기

 

10일자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병기 비서실장이 서정갑 등 수구 인사들과 회동한 시점은 국정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2월12일이다. 이 실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공식 내정된 것은 같은 해 2월27일로 회동을 가진 시점은 이 실장이 국정원장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옮기기 보름 전이었다. 회동에 참석했던 서정갑은 이 날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병기는 이 자리에서 서정갑 등에게 ‘창구를 단일화’할 것을 요청했다고 서정갑이 증언했다. 서정갑은 “이병기 원장이 ‘우파 진영이 하나로 뭉쳤으면 좋겠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중요한 단체인 국민행동본부랑 해서 애총협이랑, 재향(군인회), 고엽제(전우회), (재향)경우회 이런 거”라고 밝힌 후 “이 양반(이 원장)이 하는 얘기가 돈 지원해 주는 창구를 하나로 해야 쉽게 그 창구에다 (돈을) 넣는다는 거였다”라고 밝혔다.

 

서정갑은 5월5일 시사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이 법정구속 되지 않았느냐. (그래서) 법정구속하는 것을 반대하는 신문 광고를 냈다. 종북 세력과 맞서 싸운 국정원장을 구속하면 앞으로 종북 세력과 싸울 때는 판사들이 총 들고 와서 싸울 것이냐고 (광고를 통해) 강하게 이야기했다”며 “그날따라 국정원에서 오찬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내가 신문을 들고 갔다. ‘오늘 아침에 이렇게 (광고를) 냈는데 우리 시민단체가 이렇게 하면 전임 국정원장 예우 차원에서라도 국정원에서 브리핑 한마디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세훈은 같은 해 2월9일 법정구속 됐고 국민행동본부 서정갑은 2월12일 동아일보와 문화일보에 ‘從北(종북)세력 비판이 罪(죄)라면 대한민국은 누가 지키나! 판사들이 총 들고 지키나?’라는 의견 광고를 실었다.

 

이 자리에는 이병기 당시 국정원장과 국정원 직원을 비롯해 국민행동본부․애국단체총협의회(애총협)․재향경우회 등 내로라하는 정권 비호 관변 단체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구재태 재향경우회 회장은 “그 때 10여개 단체가 참석했다”며 “시국 관련해서 공적으로 모이자고 해서 간 것이다”고 밝혔다.

 

이병기와 회동한 서정갑, 이상훈, 고영주 등이 참석해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주최로 지난 2월 28일 벽산빌딩 앞에서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집회를 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구 회장은 “(이 원장이) 집회를 각 단체에서 나눠서 할 것이 아니라 (창구를 단일화해서) 한 단체에서 하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를 했다”며 “집회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 집회의 성격을 잘 아는 단체가 하는 게 맞다고 (이 원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우리(경우회)가 주도할 때 다른 단체들이 참여하는 건 광고를 내니까 알아서 하는 건데 무슨 한 단체가 주도해서 똑같이 하는 건 안 맞는 거지”라고 말했다.

 

“단일화 창구로 사실상 애총협 지목”

 

단일화 창구로는 사실상 애총협이 지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정갑은 “(이 원장이) 애총협이라는 말은 그때 직접적으로 안하고 ‘한 단체를 이렇게 해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내가 나중에 애총협의 공문 사업계획을 봤다. 사업계획에 ‘애총협의 목적과 방침에 부합되는 단체가 하는 일에 대해서만 지원한다’고 돼 있다”며 “지들(애총협)이 도네이션(기부)을 받아가지고 (다른) 단체에 집회나 뭐할 때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남들이 보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라고 말했다.

 

서정갑은 “우리는 ‘애총협에 뭐든 몰아줘서 애총협에서 여기 단체들한테 나눠준다, 애총협에 양손 살살 빌어야 몇 푼이라도 받아먹게끔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고 직감적으로 느꼈다”라고 말했다.

 

애총협은 이명박 정권 때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대장 출신의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이 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노태우 정권 때인 1988년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이 상임의장은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도 두 차례 역임한 바 있다. 서정갑은 “(이 원장과 이상훈 의장이)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30년지기다”고 말했다.

 

애총협은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국가안보의식 고취운동’이라는 사업으로 5300만원의 국가보조금을 받았고, 2014년에도 비슷한 사업으로 4000만원, 2015년에는 3500만원, 2016년에는 4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지금까지 모두 1억6800만원을 받은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단체 관계자는 “공개가 되는 국가 보조금이 전부가 아니다. 창구 단일화라는 것은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돈을 준 것처럼 다른 루트를 통해 들어오는 돈을 하나의 단체를 통해 받겠다는 뜻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창구 단일화를 국정원장이 직접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많은 의미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사저널은 이병기 비서실장의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연락을 하고 문자를 남겼다. 또 청와대 비서실에도 취재 목적을 밝히고 연락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이 실장으로부터 답변은 오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대변인실은 5월9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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