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이 판치는 괴물의 왕국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이제 분노의 대상도 아닌 것이 된 나라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6/05/12 [11:35]

 

 

최고의 검사라던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법조비리 혐의로 가택수색을 당했다. 도둑의 도둑질은 당연하다. 양을 잡아먹는 것은 늑대의 생존수단이다. 전관예우는 무엇인가. 1년 수입 91억은 로또복권 당첨인가. 국민의 가슴에서 피가 흐른다.

 
현직 보다는 전관
 
왜 판·검사 하느냐고 물으면 퇴직 후 전관예우 받기 위해서라는 말이 나올 판이다. 요즘 온통 세상을 뒤집어 놓은 것이 퇴직한 고위 판·검사 들이다. 이름도 다 밝혀졌으니 명예훼손으로 고소도 못 할 것이다. 전직 검사장 홍만표와 전직 부장판사 최유정. 전관예우로 말썽을 일으킨 사람이 비단 이들만은 아니지만 이들이 한 짓은 하도 엄청나서 국민들이 말을 잃는다. 불을 질렀다.
 
손이 떨리지만 아직도 모르는 국민을 생각해서 말한다. 전직 부장판사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는 100억대 해외도박꾼 정운호를 변호하는데 50억을 받았다. 구체적인 내용이야 우리가 어찌 알랴만 좌우간 약속대로 되지 않자 30억은 돌려주고 20억은 착수금으로 챙겼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가 폭행을 당했고 최 변호사의 전관예우 작태가 드러났다.
 
홍만표는 너무나 유명한 검사다.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을 조사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조사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할 때 검찰청 2층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인물이다.
 
검찰에서 너무나 유능한 검사라고 평가됐다. 이제 전관예우로도 명성이 증명됐으니 전천후 인물이다. 그는 퇴임 후 1년에 91억이란 변호사 수임료를 올려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사무실과 가택수색까지 당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
 
죄는 진대로 받으면 된다. 억울하게 죄를 받는 일이 없도록 변호사도 필요하고 변호사도 밥 먹고 살아야 하니까 수임료를 받는다. 내 돈 내 맘대로 변호비 주는데 웬 말이 많으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인간의 감정이라는 게 그런 것이 아니다.
 
법이 공정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승복하지 않는다. 70억 해 먹은 유아무개 아들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라면 10개 훔친 사내는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복잡한 법으로 아무리 설명을 해도 국민에게는 70억과 라면 10개로 남는다. 도장 하나 찍어주고 1억을 받는 변호사도 있다니 전관예우는 도깨비 방망이다.
 
홍만표 변호사는 체포된 최유정 변호사와 함께 도박꾼 정운호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홍 변호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100억 원대 해외도박 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해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받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운호는 100억대 해외도박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음에도 2014년 경찰에서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왔고, 지난 2월에도 검찰에서 수사했지만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검찰 상식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것이 전관예우다. 전관예우를 받을 변호사는 널렸다.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몇 억 몇 십억을 해 먹고 구속되는 잘난 사람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적당히 얼마동안 살면 석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이제 분노의 대상도 아닌 것이 되었다.
 
미국의 트럼프, 필리핀의 두테르테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의 이른바 막말이라는 것을 들으며 말들이 많다.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두테르테’가 당선됐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막말이라는 것이다. 이런 막말의 주인공들이 그 나라에서 왜 인기가 있고 두테르테는 당선이 되는가.
 
당선이 확정된 두테르테의 경우, 범법자들을 모두 바다에 처넣어 물고기 살이나 찌게 해 준다는 말을 했다. 이런 막말의 후보자에게 지지를 보내 당선시키는 필리핀 국민들의 마음은 무엇인가.
 

'범죄자 사살'  내건  필리핀 대통령 당선자 두테르테 


한국사회의 부정과 부패, 고위공직자들의 불법행위를 보면서 국민들이 보내는 저주는 무엇인가. 이놈의 나라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닐까. 원인이 없는 결과는 절대로 없다. 아니 원인은 너무나 많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
 
안방의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몇 년이 지난 사건인가. 사망자는 몇 명인가. 무려 사망자만 143명이고 절반이 영유아다. 더욱 끔찍한 것은 태아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2011년 5월 첫 사망자가 나온 지 5년 가까이 흐른 가운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됐다. 살균제 가습기 옥시와 계약한 법률사는 한국 최고의 김앤장이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진상 규명이 이뤄질지, 형사 처벌을 어떻게 받을지 전혀 모른다. 5년을 방치해 준 집권여당, 하늘도 무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호 참사는 어떤가. 대통령은 세월호 문제에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고 했다. 가슴이 꽉 막힌다. 돈으로 따질 문제인가. 수중고혼이 된 403명의 우리 자식들은 보이지 않는가. 대통령이 쏟던 눈물은 진정이었는가.
 
이 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했다. 부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죽이고 토막 살인이 예사고 어린소녀를 성폭행 해 죽게하는 인면수심의 예의지국이 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있는가. 늙은이들은 자식들한테 버림받고 독방에서 굶은 채 얼어 죽는다. 어버이연합으로 동원되어 2만원 받는 신세다. 먹고살 수 없는 할머니들이 종로 밤거리에서 윤락녀가 된다. 청년들의 실업률은 10.9%로 최고다. 조선·해운 등 한계업종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코앞에 다가와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필리핀의 ‘드레투테’같은 지도자가 나타나 부패 불법 부정을 저지른 자들을 배로 실어다가 물고기 살이나 찌게 만든다고 공약을 한다면 우리 국민도 지지표를 던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못된 짓은 골라가면서 저지르는 지도급 인간들이 국민을 향해 무엇을 요구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신들이 저지르는 죄악에 대해서 거짓으로라도 반성 한 번 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괴물이 판치는 나라
 
도덕이 무너지면 세상은 괴물이 판치는 야만의 나라가 된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여러 징조들이 이미 야만이 시작됐다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 홍만표 최유정 변호사가 행사한 전관예우의 효과는 국민들의 가슴을 황무지로 만들었다. 황무지에서 희망의 꽃은 피지 않는다. 지금 국민의 눈은 홍만표 최유정에게 쏠려있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사가 이루어지고 합당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물우물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박근혜 정권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선거참패를 벌써 잊었는가. 다음에 올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http://facttv.kr/facttv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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