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도발의 근본적 원인은

북한을 고립해서 얻어낼 것이 있다는 그 판단착오부터가 문제였던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9/11 [08:27]

북한의 제 5차 핵실험이 진도 5.0의 인공지진이 되어 지반을 흔들고, 전 세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당장 UN안보리 차원의 제제는 물론, 북한의 핵에 직접 타격권이 된 일본, 그리고 바로 앞마당의 북핵이 불편한 중국까지도 일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어제 이곳에서 뉴스를 봤더니 아예 핵 특집으로 만들어 놓았더군요. 그런데, 메인 매체들에서 북한의 이런 핵 마이웨이의 배경이나 이유를 정확히 짚어주는 곳들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하긴, 미국의 뉴스들도 거의 화들짝 놀라 떠드는 수준이었는데, 그 이유는 이번 5차 핵실험을 통해 북이 자기들이 핵을 경량화 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줌과 동시에 기폭기술이 발달했다는 것도 아울러 과시했고, 무엇보다 이 핵을 실전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북한은 계속해서 그들에게 적절한 투발수단이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심지어는 수중발사탄도미사일 (SLBM)의 발사를 성공시킨 직후라, 핵 실험 성공의 파장은 더욱 커졌을 것입니다. 이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고자 했던 명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직접 고고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감시하고 막겠다고 했던 사드의 명분은 이미 탐지되기 어려운 잠수함을 우리 후방으로 보내 미사일을 날리는 식의 공격은 막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른바 서방진영 전체는 물론, 북한의 우방인 중국까지도 불편함을 감추고 있지 않은 이유는 바로 북한이 핵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반면, 북한이 저렇게 국제적 비난을 다 떠안을 것을 감수하고도 핵과 미사일 쇼를 벌이는 것은 그들이 핵 보유국임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앞으로 있을 협상에 유리한 카드를 쥐겠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겠지요.

게다가 북으로서는 핵무기를 여러 개 갖고 있는것이 재래식 전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먹힙니다. 당장 지금의 소나기만 피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얻어내면 국방전력 유지비용을 보다 더 많이 자기 정권유지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을 안했을 리 없지요.

문제는 북한이 이런 식으로 나오도록 궁지에 몰아온 것이 바로 한국 정부라는 겁니다. 이명박 시절에 그 전 정부의 기조를 이어 협상과 대화로 이끌었다고 해도 북한은 계속해서 핵을 개발했을 겁니다만, 이런 식으로 대놓고 전세계를 위협하는 짓은 못했을겁니다. 북한이 저러고 있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위기감의 반증이며, "여차하면 우리도 친다"는 식의, 말하자면 싸우기 전에 웃통부터 벗고 시작하는 쇼업과 같은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우리가 먼저 대화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을 고립해서 얻어낼 것이 있다고 바라본 그 판단착오부터가 문제였던 것이지요.

이로서 우리는 1994년 이후 가장 어려운 국면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굳이 도발의 시점으로 지금을 선택한 것은 미국이 대선 국면으로 인해 북핵에 대한 대응을 두고 내부에서 혼선이 가장 많은 시점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북한으로서는 그들의 대화 대상이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핵 실험을 통해 더욱 확실히 함과 동시에 미국으로 하여금 직접 대화에 나서라고 압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바마 정부는 계속해서 북한은 대화의 상대가 아님을 천명해 왔고, 북한의 위기의식은 결국 이런 식의, 깡패들이 자기 가슴 그어대는 식의 행동을 만들어 낸 거지요. 게다가 한국 역시 다음 해 대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결국 이건 민족문제이고, 우리가 직접 나서서 민족 내의 문제로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절대로 그럴 정부가 아니고, 북한으로서도, 또 사드 문제로 인해 꼬여 있는 중국으로서도, 결국은 한국의 차기 대선 결과에 따라서 북핵 문제와 통일 문제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는 정부가 들어서는가의 여부가 남북간의 대화 국면을 열 수 있는가의 열쇠가 될 겁니다. 아무튼 올해와 내년, 한반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높은 긴장 상태를 유지할 것이고, 우리가 정권교체를 만들어 내는가의 여부는 민족의 존망과도 관련된 문제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시애틀에서...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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