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향신문에 재미있는 설문조사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더군요.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친 대통령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친 대통령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었습니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2009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칩니다. 압도적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은 전 대통령 노무현을 코너에 몰아넣는 데 성공합니다. 전임자 얼굴에 먹칠을 해야 자신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겠지요.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재임 중 뇌물을 받아챙긴 파렴치한 사람으로 매도합니다. 그러나 수사가 종결된 것도 아니었고, 당시의 의혹도 대통령 자신이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국민의 40%가 넘는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훌륭한 사람으로 지목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정부가 힘 없고 가난한 사람 편에 서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하더라도요.
하여튼 힘 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불어넣어 줬다는 것이 긍정적 평가의 근거가 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으로 바뀌면서 정부는 힘 있고 가진 사람의 친구라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 때로 오면서는 그 인식이 더욱 강화되었구요.
왜 우리 사회에서 갑자기 '흙수저'라는 말이 들불처럼 유행하게 되었을까요? 사람들 사이의 신뢰, 협동하려는 생각, 남에게 양보하는 자세 같은 것들을 통틀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부르지요.
마이클 샌델(M. Sandel)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여튼 우리 사회에서 그의 책이 선풍적 인기를 끈 것만은 사실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이제 그 어둠의 터널 끝자락에 도달해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똑같은 생각이겠지만, 이번만은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하겠습니다. 힘 없고 가난한 사람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ps. 여기 보는 사진은 미국의 부시(G. W. Bush) 대통령 임기가 끝나길 무렵 뉴욕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의 임기가 하루 빨리 끝나기를 고대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Bush Clock'이라는군요. 그 시계는 61일 5시간 42분만 참으면 다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다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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