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사라진 세계

조은뉴스 김관운 기자 | 입력 : 2016/10/07 [14:53]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 리더 국가가 사라졌다는 블룸버그 기사가 나왔다.

 

19일 미국의 블룸버그토인은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UC버클리대학 석학)의 말을 인용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탈출의 소방수 역할을 한 중국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이 국내 문제에 발목이 잡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 리더 국가의 부재는 우리가 심각성을 자각해야만 하는 경고다.

2008년 금융위기를 기억하는가?

당시 미국이라는 나라가 무너질 뻔했었다.

 

미국의 대형은행은 물론 비금융기업들도 자회사로 금융업을 하며 모기지대출에 열을 올린 나머지 그들 파산의 충격을 동시에 받아 공멸의 위기에 몰렸던 때가 바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막겠다며 양적완화책이라는 교과서에도 없는 비전통적인 방식을 도입해 급한 불을 끄려고 애를 썼다.

 

그 결과는 심각한 양극화의 초래였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금융위기가 한풀 꺾인 모양새를 연출했다.

그 중심에 중국이 있었다.

 

중국은 금융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 아래 2010년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펼치며 세계경제를 구한 소방수로 등극했다. 2012년 기준 중국의 당시 통화공급 잔고는 97조 4천억 위안(우리 돈으로 1경 7,020원)으로 세계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본격적으로 G2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다음에 일어날 위기에 더는 중국에 소방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중국은 2000년대 10%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 왔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2010년에도 10%대 성장을 회복하는 등 세계 경기 회복의 한 축이 됐다.

 

하지만 2012년부터 중국 역시 8%대의 성장률 하락을 보이며 급기야 2016년에는 6~7%대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중국은 고성장을 버리고 내수를 키우는 뉴노멀(신창타이)를 선택했다.

 

이는 더는 중국의 성장을 먹이로 삼아 자국의 성장을 견인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중국 덕 볼 생각을 슬슬 접어야 한다는 신호다!

더구나 중국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택한 승부수는 시멘트였다.

그 결과 중국의 빈집은 현재 8,000만 채가 넘는다.

 

중국의 부동산이 무너지면 중국경제도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는 지나친 비관론이 아니다. GDP 대비 150%에 이르는 중국 기업들의 높은 부채비율 역시 중국경제를 우려스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의 빈부격차 역시 중국정부가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핵심과제다.

2011년 기준 중국 도시지역 1인당 소득은 최상위 계층이 6만 4,460위안이지만, 최하위 빈곤계층은 6,445위안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도시-농촌 간 격차도 크다.

1990년 도시-농촌 간 소득 비율은 2.2배였으나 2010년에는 3.2배로 높아졌으며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0.4로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를 보고 ‘두 개의 중국’ 또는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도 최근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 위기에 놓인 상태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출생률이 1990년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인구 증가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있으며 0~39세 인구는 줄거나 정체됐지만, 40세 이상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기를 느낀 중국 정부 역시 2013년 말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하는 등 각종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인구 정책은 20년 이상을 내다보고 집행해야 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라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쨌든 중국이 시급한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중국도 한국과 일본의 뒤를 이어 저출산 → 고령화 → 생산가능인구 감소 → 인구절벽 → 소비절벽이라는 심각한 중병에 걸릴 수밖에 없다.

 

중국의 위기 요소 중 가장 중요하게 살펴야 할 문제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다.
심계서(중국의 감사원)는 2011년 6월에 최초로 지방정부 채무를 전국적으로 집계했다.

2013년 말 심계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7.9조 위안으로 집계됐다.

물론 GDP 대비 32%에 불과한 수치다.
 
그러나 2010년 10.7조 위안이 부채액이었던 걸 감안하면 2년 만에 70%가 증가한 것이다. 증가 속도가 얼마나 가파른지 바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해외 전문가들은 심계서의 발표가 축소됐을 거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실례로 선대연구소가 발표한 2015년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지방정부 중 부채비율이 100%가 넘는 곳이 3개 성, 99개 시급 도시, 195개 현급 도시를 포함 작은 지방 소도시까지 3,456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난징시, 창저우 등의 주요 도시의 경우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재정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한 곳도 있다. 중국 지방정부 부채가 더욱 심각한 이유는 재원조달 방식에 있다.
 
중국 지방정부는 부동산 투자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지방융자플랫폼공사 등을 설립해 우회적으로 재원을 조달해왔다.
 
쉽게 말해 그림자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뜻이다.
결국, 부채규모의 정확한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은행대출의 차입금리가 6~7%인 것과 달리 지방정부의 신탁대출 쉽게 그림자금융 금리는 10~18%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금리 변동에 지방정부가 더 취약해질 수 있는 이유다.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시장에 의존하고 있고 전 세계 어디나 부동산이 오르려면 부채가 동원되어야 한다.
 
이처럼 지방정부 부채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더욱이 그림자금융을 동원한 부채 증가로 부책 총액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부동산 위기가 닥친다면 자칫 중국경제의 시스템적 균열을 부를 수 있다.
 
문제는 중국 지방정부의 목줄을 틀어쥔 부동산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3월 15일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 보도에 따르면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서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기 중인 7일 상하이시 인민대표(人大) 회의를 열고 "상하이 주택시장 열풍이 비이성적 과열 현상을 빚고 있다"고 경고했다.
 
황치판(黃奇帆) 충칭(重慶) 직할 시장도 "주택재고 해소를 위해 은행 대출 등 차입금융거래를 늘리는 것은 정책 취지에도 어긋나고, 경제에도 막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도시 이외 지역에서는 주택재고가 쌓여 처분에 애를 먹고 있다. 부동산 재고는 2016년 2월 말 현재 약 740㎢에 달한다. 전인대에 참석한 대형 부동산업체 화난청(華南城)의 량만린(梁滿林) 회장은 "재고를 줄이다 보면 많은 지방도시에서 부동산 시세가 사상 최저 권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역시 전 세계 어디나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은 부채 증가다. 이를 방증하듯 중국 부동산 가격 폭등도 가계부채와 맞물려 있다.
 
중국의 가계 부채 중 75%가 부동산 담보대출이다. 중국 국민경제연구소 왕샤오루 부소장은 “지난해 GDP 실질성장률은 6.4%였지만 총 통화량(M2) 증가율은 13.3%로 레버리지 비율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해 2016년 1월 시중은행 대출금액은 2조 5000억 위안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조 위안이나 늘어났다.
 
중국 부채가 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82%에서 지난해 상반기 244%로 급등했다. 이는 유럽연합(EU·228.2%)이나 미국(230.9%)의 부채 비율을 웃도는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일본의 1990년대 초반 부동산 거품 붕괴를 답습하는 것 같다는 위기감을 전하기도 한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갑부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얼마 전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면 중국 부동산 가격의 거품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된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국가금융연구발전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채무는 168조 위안이다. 이는 그해 GDP 대비 249% 수준이다.
 
중국의 부채율은 2006년도에 151.5%였다. 10년 만에 250%까지 급증한 것이다. 가히 놀라울 정도의 상승률이다. 중국의 부채비율이 2020년이면 30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UBS는 2020년이 되기 전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300%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스탠다드차타드(SC)도 중국의 부채 규모가 2020년 3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CLSA와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중국의 부채비율이 2020년이면 300%를 초과할 거로 예상했다.
 
GDP 300%면 중국의 경착륙은 시간문제다.

현대 경제의 무너짐은 모두 높은 수준에 부채가 원인이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공룡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을 막아낸 리더 국가이기도 하다.
그런 공룡의 내부가 부채로 썩어가는 중이다.
 
다시 한 번 2008년과 같은 위기가 닥친다면 이제는 중국이라는 공룡의 경착륙 때문일 수 있다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그렇다.
지금은 전 세계 어디에도 리더가 없는 리더가 사라진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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