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노조파괴' 유성기업 자살 한광호씨 산재 인정

“노조활동 관련 갈등으로 우울증 상태…업무상 인과관계 있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10/18 [23:59]

2011년 ‘노조 파괴’가 진행된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유성기업 영동공장에서 노조 활동을 하다가 사측과의 갈등 등으로 자살한 유성기업 한광호 씨가 산업재해 사망을 인정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주 산재 심리를 거쳐 한광호씨의 사망 원인을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하고 유족이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18일 밝혔다.

 

유성기업의 노동자들은 지난 3월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정신질환 재해노동자들에 대해 기준과 근거없이 산재 불승인을 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20여년간 유성기업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해 온 한씨는 사측이 2011년 창조컨설팅과 계약을 맺고 금속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가동하자 이에 맞서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측이 노조 농성 등에 대규모 징계로 맞섰다. 한 씨는 회사로부터 두 차례의 징계와 다섯 차례의 고소·고발을 당한 끝에 올해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유성기업은 ‘어용’ 노조인 제2노조를 세운 후 이를 교섭대표노조로 만들어 금속노조를 무력화시키려 했다. 2013~2015년 금속노조 유성지회 대의원으로 활동했던 한씨는 사측·2노조와의 갈등으로 상당한 정신적 압박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3년 심리상담에서 “(노조) 간부직을 맡고 있는 데다 2개월 징계를 받아 심리적·경제적으로 어렵다”며 “하지만 주변의 동료 모두 힘든 상태라 도움을 청하거나 치료를 받을 수 없어 혼자 삭이면서 지낼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료들은 “한씨가 2015년 여름부터 한숨을 쉬거나 멍하게 있는 모습을 자주 봐 병원에 가자 했지만 거절했다” “한씨가 지난 3월10일 회사로부터 무단결근에 따른 사실조사 출석요구를 받은 다음날 같이 술을 마시며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위로했다”는 등의 진술을 했다.

 

청주지사로부터 심의 의뢰를 받은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한씨가 수년간 노조활동과 관련한 갈등으로 인해 우울증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사건 발생 1주일 전 사실조사 출석요구서가 정신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업무와 사망 간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부품회사인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 자문을 받아 이른바 ‘노조파괴’ 활동을 벌였다는 비판을 노조 쪽으로부터 받아왔다.

 

‘노조파괴 유성기업·현대자동차 처벌 범시민대책위원회’(유성범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어 “공단의 산재 인정을 환영한다”며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은 판정을 겸허히 인정하고 노조파괴를 끝내기 위한 특단의 조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2011년 회사쪽에 가까운 제2노조를 설립해 노조활동에 지배개입한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로 기소돼 내달 4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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