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대선 전 개헌, 광장의 민심 아니다”

“가장 시급한 개헌은 이면헌법을 폐기하는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12/16 [19:27]

‘새 세상 만들기와 남북관계’ 특별강의…3기 한평아카데미 마무리

 

탄핵과 조기 대선 정국으로 빨라진 정권 교체 일정과 맞물려 격동하는 지금, 시민사회의 최고 어른이시자 시대의 지성인 백낙청 교수께서 3기 한평아카데미 종강을 맞아 2016년 12월 15일 창비서교빌딩 50주년기념홀에서 “새 세상 만들기와 남북관계” 주제의 특별강의를 하였습니다. 새세상 만들기와 남북관계(요지)_2016.12.hwp

 

 

백낙청 “가장 시급한 개헌은 이면헌법을 폐기하는 것”

 

“대한민국에는 공포된 성문헌법 외에 일종의 이면(裏面) 헌법이 있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현실을 고려해 빨갱이나 종북좌파로 몰리면 주권자로 인정받지 아니한다’라든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걸린 사람들의 주권은 공안당국에서 판단한다’는 식의 이면헌법 조항이 있다.”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은 15일 ‘새 세상 만들기와 남북관계’라는 주제의 특별강의에서 자신의 ‘이면헌법론’을 소개하며 이를 폐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개헌’ 과제라고 말했다.

 

백낙청 이사장은 “헌법에는 행복추구권이나 평등권에 관한 근사한 조항들이 많지만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제약될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그 이면헌법이 실질적으로 힘을 잃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면헌법’을 폐기하는 방법으로 백 이사장은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남북관계의 개선·발전을 통해 북한을 반국가단체보다 교류·협력과 궁극적 재통합의 대상으로 보는 의식의 진전이다. 백 이사장은 이에 대해 “87년 체제 첫 20년간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2008년 이래 역진을 거듭한 결과 이번 촛불군중들 사이에도 ‘남북관계 개선’이 화급한 과제로 떠오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면헌법 폐기를 위한 또 다른 길은 “이면헌법의 존재를 믿고 온갖 부정부패와 국정농단을 일삼는 무리들을 응징하고 척결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촛불혁명으로 대한민국 역사상 전례없는 변화가 기대되며, 퇴진과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옛날처럼 ‘빨갱이’ ‘종북’ 등으로 몰려는 시도들이 도리어 웃음거리로 떨어진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사회개조의 실질적 성과로 나타날 때 남북관계 발전에도 새로운 계기가 열릴 것이고, 그렇게 됨으로써만 촛불 이후의 한국이 87년 체제보다 훨씬 건강한 토대 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 전 개헌, 광장의 민심 아니다”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사전적 의미의 개헌에 대해서는 “지금은 개헌을 ‘할’ 때가 아니지만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개헌을 ‘말할’ 때는 충분히 됐다”고 백 이사장은 말했다.

 

개헌을 할 때는 아니라는 이유에 대해 그는 “국민의 요구대로 헌법재판소 판결이 앞당겨진다면 개헌을 할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 부족하고, 광장의 시민들이 요구한 것은 헌정파괴 대통령의 퇴진이지 개헌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 전 개헌이 가능한 물리적 시간을 벌려면 헌재가 광장의 민심을 거역하고 박근혜씨의 소망대로 판결을 최대한 늦춰야 하는 형국”이라며 “이는 광장의 민심보다 대통령의 의지에 더 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백 이사장은 “그렇다고 지금은 개헌을 말할 때가 아니라는 거부 의사로 일관하는 유력 대선후보의 입장이 온당한가 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며 “때가 오면 어떤 개헌을 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하면서, 언제 어떤 식으로 그걸 해내겠다는 약속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야권 대선주자 8인이 만나는 정치회의를 다시 개최한다든가 하는 방식을 예로 들며 “대선 전에 무리한 개헌을 안 하기로 합의하면서 다음 정권에서의 조속한 개헌을 위해 논의를 시작하고 상호 협력하겠다는 선언을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국면의 ‘숨겨진 축복’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백 이사장은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어야 하나’를 논의할 때가 됐다며, 논의의 원칙으로 “이제까지 광장이 해온 대로, 다양하고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집단지성의 작동을 꾀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백 이사장은 “만민공동회 같은 것을 열어 유력 대선후보들이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촛불정국에서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솔직한 자기평가를 들어봄직하다”라고 말했다.

 

이를 제안하는 이유에 대해 백 이사장은 “시민들의 촛불혁명으로 세상을 바꿔놓았는데 유독 다음 정권의 행방만은 낡은 시대에 만들어 놓은 틀에 따라 각 정당이 후보를 공천하고 그 중 한명에게 표를 달라고 들이미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광장의 민심이 후보 선정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백 이사장은 대통령 탄핵 국면에는 “숨겨진 축복”이 있다고 표현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2012년 대선 당시의 야당 후보가 박근혜보다 잘했을 거라고 확신한다. 지금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그가 집권했다면 아무도 그가 박근혜보다 낫게 한다는 생각을 안 했을 것이다. ‘박근혜가 당선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퍼지고, 박정희 신화는 더 강화되고, 아마도 2017년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다시 집권했을 것 같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가 국정수행을 잘못했고 탄핵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영호남과 남녀노소의 차이가 없다. 그가 공약한 ‘100% 대한민국’은 아니지만 ‘90% 대한민국’은 달성한 셈”이라며 “시대교체라는 엄청난 과업도 50%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한반도평화포럼의 정세현 공동대표(전 통일부 장관)는 특강 제목에 있는 ‘새 세상’을 빗대 “해방 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반공주의와 1971년 대선 이후 뿌리내린 지역주의가 ‘헌 세상’의 특징”이었다며 “박근혜가 물러가면서 반공주의·지역주의를 한꺼번에 쓸어가는 역사적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새 세상을 만드는데 박근혜가 헤겔식 표현으로 ‘역사의 꼭두각시’ 역할을 상당히 잘 해줬다”고 말했다. -한반도평화포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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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16/12/18 [23:31]
네 다음 빨갱이 수정 삭제
남한의김정은 16/12/20 [08:02]
노노 빨갱이 오야붕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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