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실상 철회...'불씨' 남겼지만 '폐기' 수순

"전면 적용 1년 연기, 2018년부터는 국검정 혼용"… "희망하는 학교만 주교재로"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12/27 [13:04]

교육부가 중·고교의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적용시기를 1년 늦추고 2018년도에는 국정과 검정교과서를 혼용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론 분열만 불러온 국정교과서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내년에는 국정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게 하고 다른 학교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를 사용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준식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국·검정 혼용 체제를 도입하면서 국정교과서라는 단일 교과서로 배우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은 폐기된다. 대신 교육부가 그동안 개발한 국정 역사교과서는 폐기하지 않고 살려나가는 셈이 된다.

 

2018년 국 ·검정 혼용체제 도입에 앞서 2017년에는 국정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연구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를 사용하면 된다.

 

이 기간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검정교과서를 개발하게 된다. 종전 1년6개월 걸리던 검정교과서 개발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국·검정 혼용체제 도입을 위해 대통령령인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도 개정한다. 현행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은 국정교과서가 있으면 국정교과서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에 사용할 검정교고서 재주문, 국정교과서 수요 조사 등 필요한 행정 조치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국정이냐 검정이냐 하는 교과서 발행체제에 대한 논쟁이나 그동안 있어왔던 이념적 갈등이 새로운 역사교과서 교육체제를 통해서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3807건 의견 접수 21건 반영…건국절 반영 내용 수정 의견이 1157건

 

한편 교육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웹 공개 의견 수렴 결과, 7만6949명이 14만6851회에 걸쳐 교과서를 열람했으며, 2334명이 3807건의 의견을 제출했다. 제출된 의견은 고등학교 한국사가 246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학교 역사2’(1069건), ‘중학교 역사 1’(271건)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내용에 관한 의견이 16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오탈자 67건, 비문 13건, 이미지 오류 31건, 기타 의견 2066건이었다. 기타 의견 중 국정교과서에 대한 찬반의견은 1140건으로 집계됐다.

시대별로는 현대사 서술에 대한 의견이 17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제강점기 622건, 고조선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141건, 조선시대 46건, 고려시대 32건, 세계사 2건 등이 뒤따랐다.

 

건국절 주장이 반영된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1590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대한민국 수립'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1157건이나 들어왔다.

 

1941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건국강령을 발표한 사실을 4회나 서술하는 것은 1948년 건국절 제정 논리를 뒷받침하려는 의도이므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281건 접수됐다.

같은 관점에서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우리나라 최초로 '대한민국'을 국호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적시해 달라는 의견도 152건 있었다.

 

교육부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서술 요구 등에 대해서는 향후 학계와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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