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한국은 물론 세계를 바꾸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1/15 [23:53]
▲     © 연합뉴스

 

또 다시 촛불이 켜졌습니다. 영하 10도의 강추위였는데도 많은 이들이 촛불을 밝히려 거리로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이 촛불의 의미는 정말 엄청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해방과 정부수립, 그리고 동족상잔을 거쳐 지금까지 한국의 정치현실이 빚어 온 한국 국민들의 패배감, 이 촛불은 지금 바로 그 패배감을 날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정치권이 이렇게 몸을 낮추며 국민의 눈치를 본 적이 있습니까. 야당이 국민의 힘을 받으니 우리가 알고 있는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정점에 앉아 있던 대통령이 탄핵당해 곧 그 실권을 완전히 잃을 처지에 놓였고,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해서 매일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내고 있고, 무엇보다 그 부패한 정치권의 비호를 받으며 특권을 누려오던 재벌들이 벌벌 떨고 있습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거나 기소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민주화가 다시 이뤄진다는 상징이 될 겁니다. 

게다가 시민들의 촛불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입장까지도 꼬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은 촛불 시위기간 내내 리퍼트 대사를 개와 함께 산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촛불 행사 중 소등 행사에 동참하는 듯한 행보를 보임으로서 미국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한국에 전달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이런 미국의 행보에, 미국으로부터 약속받은 아시아 패권 인정이 취소될까 불안했던 일본은 부산 소녀상 문제를 빌미삼아 한국에 단교 수준의 조치를 단행하는 초조함을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일단 사드 문제 때문인 것이 분명한 경제 제제 조치를 가하면서도, 그 수위는 오히려 조절한다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것들이 사실 촛불의 힘인 것입니다. 

한참 눈에 띄었던 것은 언론의 변화였습니다. 박근혜를 공격하는 TV조선과 조선일보, 물론 3월에 재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 하에서 자기들이 재승인을 받지 못한다는 계산 때문에 그렇긴 하지만, 탄핵 정국에서 JTBC와 함께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물론 이들은 반기문이라는 이른바 '보수의 희망'을 띄우기 위해 생난리를 치는 것으로서 자기들의 원래 모습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즉 이 모든 현상들이 지금껏 한국 정치에서 볼 수 없었던 거의 기적과도 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은 오로지 촛불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한국의 촛불을 바라보면서 여기서도 이런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트럼프 취임식 날 워싱턴 디시엔 취임식 참가인원보다 더 많은 트럼프 반대자들의 시위가 열릴 것이라는 뉴스가 들립니다. 어쩌면 촛불은 미국까지도 희망을 보여줬을지도 모릅니다. 시대 정신에 거꾸로 역행하는 정치를 시민이 직접 심판할 수 있다는 것, 그것도 매우 평화적으로, 또 창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으로도, 대한민국 시민들의 위대함은 이렇게 혁명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시애틀에서... 작성자 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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