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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최순실이 장관 앉히는 거 보고 겁나 그만둬” 증언

 "최순실이 박근혜 연설문을 고치는 것도 봤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7/02/06 [22:38]

고영태 ”최순실이 장관 앉히는 거 보고 겁나 그만둬” 증언

 "최순실이 박근혜 연설문을 고치는 것도 봤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2/06 [22:38]

6일 오후 2시, 법정에 전 더블루K 고영태 씨가 들어오자 취재진과 방청객들의 시선이 분주해졌다. 증인석으로 걸어오는 고 전 이사와 참고인석에 앉은 최순실 씨를 번갈아 바라봤다. 최 씨는 고 씨를 잠시 응시했다가 시선을 거뒀고, 고 씨는 참고인석에는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증인석에 앉았다.

 


박근혜를 주무른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라는 국정 농단 주범 최순실, 그리고 그의 최측근에서 고발자가 된 고영태의 만남 그 자체로도 이날 공판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법정으로 가는 출입구에는 사진기자들이 장사진을 쳤고, 초반 열기와 달리 텅 비어가던 방청석도 가득 찼다.

'숨김과 보탬 없이 증언하겠다'는 증인 선서를 한 고 씨는 검찰의 질문에 차분하게 답변했다. 그는 먼저, 이번 사태에서 국민에게 큰 충격파를 줬던 최 씨의 연설문 수정 사실에 대해 증언했다.

 

 "최순실이 박근혜 연설문 고치는 것도 봤다"


고 씨는 "연설문 고치는 것을 목격한 게 사실이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더블루K 사무실에서 프린트기가 안 된다'고 해서 최 씨의 방에 들어갔더니 노트북 화면에 그런 문구, 그런 연설문 같은 게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 씨와 박근혜의 관계에 대해선 "(최 씨가) 청와대에도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고 청와대 비서들이 (최 씨의) 개인 비서인 것처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최 씨가) 무슨 일을 해도 '대통령을 위해서 일한다, 대통령 때문에 일한다, 대통령의 신의를 지키면서 일한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해서 둘의 관계가 굉장히 가까운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박근혜는 지난 3일 '소추사유에 관한 피청구인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준비서면에 "최 씨를 평범한 가정주부로 생각했다"며 "그녀가 여러 기업을 경영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고 씨의 증언과 박근혜의 말을 결부시켜 보면, '평범한 가정주부' 최순실이라는 여자가 청와대 박근혜 비서를 '개인 비서'처럼 다루고, "박근혜를 위해 일한다"고 말해왔던 셈이다. 

 

고영태 "최순실이 장관 앉히는 거 보고 겁나 그만둬"


고영태 씨는 박근혜의 가방을 제작하던 중 최 씨와 연을 맺게 됐다. 이후 최 씨 요청으로 박근혜의 의상도 만들게 됐고, 최 씨가 박근혜의 해외순방표를 주면서 옷을 만들라고 했다고 밝혔다. 의상실을 최 씨가 구해줬고, 의상실 보증금도 최 씨가 냈다고 증언했다.

고 씨는는 그러나 "최 씨와 모든 관계를 종료하면서 박근혜 의상 제작도 그만두게 됐다"고 했다. 의상실을 그만 둔 경위에 대해 "부적절한 일이 진행된다고 생각했고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 그만둔다고 했다"고 했다. 

"위험하다는 느낌이 어떤 의미냐"는 검찰의 거듭된 질문에 그는 "예를 들어서 최순실이 차은택에게 국가브랜드, 이런 일을 지시하면서 장관이나 콘텐츠진흥원장 자리가 비었으니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이뤄지는 것을 보고 (위험한 느낌이 들었고) 또 예산같은 걸 짜기 시작했는데 그 예산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봤을 때 겁이 났다"고 설명했다,

 

 "최순실 청와대 들어갈 때 이영선이 기사 역할"

 

고영태 씨는 "최 씨가 K스포츠재단 관련 내부 보고서를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하거나 직접 청와대에 들어가 박근혜에게 전달한 적이 있고, 이를 최순실씨를 통해 직접 들었다"고 법정에서 진술도 했다. 최 씨가 청와대에 들어갈 때 낙원상가와 효자동 등지에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차를 타고 이동했다고도 밝혔다. 

 

고영태 씨는 최순실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K스포츠재단 내부 비리와 관련된 보고서를 최순실씨가 직접 대통령에게 상신했는지 본 적이 있나”라고 묻자 “해당 보고서는 아니지만 피고인이 다른 보고서가 있으면 박근혜에게 직접 보고한다고 나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고 씨는 이를 바탕으로 최순실씨가 청와대에 직접 들어가고 박근혜와 독대하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재단 내부) 서류를 사무실에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영태 씨는 최순실씨와 박근혜가 친밀했음을 짐작했다는 근거로 최씨가 청와대에 들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고 씨는 “최씨가 청와대에 들어간다고 할 때 최씨를 (더블루K) 사무실에서 낙원상가로 데려다주기도 했다”며 “그러면 그곳에서 이영선 행정관이 데리고 들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효자동쪽에서 최순실씨를 데려다 주면 거기서 이영선 행정관이 픽업해서 데려간 적도 있다”며 최순실씨가 청와대에 가기 전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부른다” “아 피곤한데, 스트레스 받는다”는 취지로 말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순실, 고영태 과거 물고 늘어지며 집요하게 공격

 

이날 재판에서 최순실씨는 과거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씨에게 마약 전과 등을 거론하며 집요하게 공격했다. 전력을 파고 들어 고씨 증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자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재판부로부터 신문권을 얻어 증인으로 출석한 고 씨를 직접 신문한 최 씨는 “신용불량이 걸려서 통장 거래 안 된 것은 사실 아닌가”라는 질문에 고씨가 “걸려 본 적없다”고 말하자 “왜 몰라요. 포스코 당시 고민우라고 했고, 법률사무소에서 전과 사실이 나와서. 마약전과가 나와서 못했잖느냐. 사실이잖느냐”고 되물었다.
 
고 씨가 재차 부정하자 최 씨는 “펜싱장애인팀을 고씨 선배 감독이 적극 나서고 계속 해오다가 문제가 생겨 더블루K와 안 하고 직접 하려고 했잖느냐”며 “제가 가장 억울한게 고 씨가 엮었다고 하는 게 제가 사익 취하려고 했다고 보도 났는데 모든 사람이 공범이다. 사익을 추구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고 씨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문체부 김종 차관이 스케이트 스포츠토토 창단한 뒤 창단 얘기가 많이 나왔고 팀 창단 시작하면 비덱스포츠 연계시켜 수익금 보내는 취지로 만든 것 아니냐”고 되받아쳤다. 비덱스포츠는 최씨 모녀가 독일에 차린 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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