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소음성 난청 산재 기준 완화돼야”

소음성 난청 등 산재보험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열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03/22 [21:07]

안전보다 생산이 먼저였던 산업화 시절 캄캄한 막장에서 한 줌의 석탄이라도 더 캐내기 위해 저승사자와 싸우며 일했던 광부들이 있다. 지하막장은 연간 200~250여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4000~5000명이 중경상을 입을 정도로 전쟁터처럼 위험하고 열악했던 현장이었다.

 

또 그들은 그 시절 산업역군으로 열심히 일한 대가로 불치병인 진폐증에 걸렸다. 진폐재해자는 우리나라 최대 직업병 집단이기도 하다. 진폐환자가 많은 이유는 지난 시절 정부가 광부들의 건강과 생명보호에 너무도 무관심 했던 탓이라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진폐재해자들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폐렴에 대해 진폐 법정 합병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짧게는 십 수 년에서 길게는 삼십 년이 넘게 탄광에서 채탄부 등으로 일한 근로자들에 대해 소음성 난청을 이유로 하는 산재신청을 잇달아 불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21일 열린 산재보험 개선 토론회 ⓒ 신종철  

 

소움성 난청 등 산재보험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진폐증과 소음성 난청 등 광산노동자 재보험 제도 개선 토론회가 오늘(21일) 오후 2시 강원 태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됐다.

 

토론회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위원장, 이용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가 주최하고 강원도청과 재단법인 피플이 후원했다. 이와 함께 폐광지역 4개 진폐단체 1300여 진폐재해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산재보험 개선에 대해 고민했다.

 

국회 환노위 홍영표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과 석탄산업 발전에 힘쓰다 진폐증의 고통을 안게 된 재해자들의 희생에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도출된 산재보험제도 개선 방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용득 의원은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산업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업역군인 우리 노동자들에 대한 진정한 보답과 보상이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면서, "오늘 토론회에서 다뤄지는 진폐증과 진폐합병증을 구분하지 않고 장해급여를 부지급하는 문제, 소음성난청과 노인성난청 혼합을 이유로 산재가 불승인 되는 문제들은 명백히 과거 근로복지공단의 몰이해와 잘못된 행정해석 등에 의한 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가 올바른 법리에 따라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개회사와 축사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의 좌장은 원종욱 교수가(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맡은 가운데 박진우 공인노무사가 '요양 결정된 진폐근로자에 대한 장해급여지급'을 발제했다. 이어 김규상 교수(서울의료원)가 '소음성 난청 인정기준 검토'를 발제했다.

 

소음성 난청 인정기준을 발제한 서울의료원 직업환경의학과 김규상 교수는 소음성 난청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산재 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소음성 난청에서 노인성 난청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으나 연령이 소음성 난청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가산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음성 난청의 발생시 연령에 의한 기여분을 제외한 순수한 소음성 난청에 대해서만 보상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면서, "특정한 작업환경과 관련된 유해성은 고령의 근로자에서 더 증가한다. 공단은 근로자의 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사망의 인정 여부를 판정할 때에는 그 근로자의 성별, 연령, 건강 정도 및 체질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는 임성호 한국노총 산재보상국장, 김왕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 정광업 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국장, 윤미영 법률사무소 피플 대표 변호사, 성희직 광산진폐권익연대 정선진폐상담소장, 김상수 한국진폐재해자협회 사무국장 등이 참여했다.

 

한국진폐재해자협회 김상수 사무국장은 "진폐재해자는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저하된 만큼 진폐재해자 보호를 위한 진폐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진폐증은 체력저하와 저항력, 면연력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는 완치 불가능한 만성소모성 질환으로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희직 정선진폐상담소장은 "진폐재해자 대부분은 70대 이상 고령으로 노인성 질환과 진폐증에 따른 심신약화로 질병에 약한 중증장애자로 최우선 보호계층"이라면서 이들에 대한 기초노령연금 부지급 정책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진폐환자등 관계자들 ⓒ 신종철

 

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광산진폐권익연대, 한국진폐재해자협회, 대한진폐재해자보호협회, 한국진폐재해재가협회 등 4개 진폐단체는 "진폐환자가 많은 이유는 지난 시절 정부가 광부들의 건강과 생명보호에 너무도 무관심 했던 탓"이라면서, "진폐환자들이 정부에 진폐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오늘 토론회 의견을 수렴해 제도개선을 강하게 촉구했다.

 

국내 최대 직업병인 진폐환자는 진폐전문병원과 재가환자를 포함해 3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신문고뉴스 추광규 신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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