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한국 중소상인 보복대상으로 삼지 마시오”

아무리 사드배치로 분노가 치솟더라도...그건 오산입니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03/27 [00:17]

시진핑 주석! 한국 중소상인을 보복대상으로 삼지 마시오!

 

저는 며칠 전 아침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상인들과 함께 항의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  지난 3월 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소상공인연합회, 동반성장국가혁신포럼이 공동주최한 ‘사드 배치 중국 무역보복’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선근 위원장(왼편)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추광규 기자

 

시주석은 롯데 같은 대기업과 달리 명동과 동대문의 중소상인들은 자본여력이 없는 정말 작은 상인들입니다. 그래서 손님이 어느 정도 이상 줄면 바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기자회견에는 명동에서 화장품가게를 하는 분도 참석하였습니다. 그 상인은 전 재산에다 빚을 보태 가게를 내었는데 3년 만에 겨우 수익이 나는가 했더니 사드사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차츰 유커가 줄어들다 최근에는 아예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임대료조차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눈물을 흘립니다. 어디나 임대료를 못 내면 쫓겨나는 게 임차인의 처지라서 이제나 저제나 건물주의 계약해지통보가 올까 마음을 졸이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명동과 동대문에는 수만 명이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나라의 안보에 큰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속수무책으로 앉아있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분노가 치솟더라도 이 분들을 대상으로 삼진 마십시오. 게다가 이들을 압박해 한국정부의 정책을 바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면 그건 오산입니다. 지금 한국은 동란상태입니다.

 

대통령을 잘못 뽑아 온 나라가 촛불로 타올랐고, 그로 인해 일찍 치러지게 된 대선에 몰두해있어, 이들의 불행쯤을 돌아볼 정치세력은 한국에 없습니다. 게다가 계속되고 있는 한한령으로 양국의 문화교류가 끊어질 위기에 처하고 있지요. 이건 한국은 약간의 경제적 손실이지만 중국측에게는 정말 큰 손실이 될 것입니다.

 

시 주석은 ‘대장금’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 때 중국의 한의학의 식의동원(食醫同原)이라는 개념이 왜 한국에서 저렇게 재미있는 드라마로 탄생되는지 한탄을 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요. ‘대장금’의 작가가 식의동원이라는 오래된 소재를 쓰긴 했지만 그 소재를 이끌어가는 극적 기술은 갈등의 전개수준에 있습니다.

 

한 사회가 갈등을 다루는 능력에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오래된 얘기라도 중국보다 훨씬 대중이 흥미진진하게 바꿀 수 있는 문화능력을 중국보다 먼저 체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장금’ 뿐이 아니죠. 무수히 쏟아지는 한국의 대작 드라마들은 ‘태양의 후예’로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의 문화능력은 지금 대폭발하고 있습니다. 시주석! 지금 중국인이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즐거움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바로 중국이 미래에 만들어야 할 문화를 미리 즐기면서 배우고 있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한때 일본문화를 즐겼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급속히 발전하며 곧 일본문화를 따라잡고 미국문화를 향유하였습니다. 즉 한 나라의 문화는 너무 앞선 문화를 그대로 흡수할 순 없습니다. 아주 격차가 큰 문화는 마이크로네시아의 원주민들의 경우처럼 박래품신앙만 남기지 그 자체로 현대적인 문화를 만들지 못합니다. 문화 속엔 그 사회가 달성한 모든 요소가 다 들어있기 때문에 수입한다고 바로 자신의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 요소들이 다 읽히고 익숙해져서 이해되지 않으면 결코 소화되지 않는 것이 문화입니다. 그래서 바로 앞 단계에 있는 문화를 큰 격차 없이 만나는 것은 그 나라의 행운입니다. 유럽은 그렇게 격차가 크지 않아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하나의 유럽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북아시아는 자본주의문화의 중심인 미국 유럽과 상당히 큰 격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바로 앞 단계에 있는 한국문화는 중심문화를 대부분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이 한 단계만 극복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저는 얼마 전 중드(중국 드라마) 랑야방-권력의 기록을 정말 흥미 있게 보았습니다.

 

한국은 드라마의 짜임새를 만드는데 거의 50년이 걸렸습니다. 즉 문화의 얼개를 선진문화에서 배우는데 50년이 걸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랑야방’은 거의 한국 드라마의 짜임새를 따라왔습니다. 조금만 더 한국과 교류를 다양하게 한다면 거의 대등한 수준이 되어 오랜 중국문화를 다시 현대화하여 전 세계에 자랑하게 될 것으로 보여, 중국인의 저력에 깜짝 놀랐던 것입니다.

 

시진핑주석! 지금 이 기회를 경제보복과 한한령으로 놓치지 말기 바랍니다. 기회는 앞에서 잡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놓치기 쉬우니 만났을 때 확실히 잡으세요. 안보에 대한 지레걱정으로 심기망상적 대응을 하기 보다는 더 값진 문화강국의 길을 택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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