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개성공단 중단' 끝까지 반대 했으나...'강행'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3/29 [11:11]

통일부가 지난해 2월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에 끝까지 반대했으나 받아들여지 않았다는 사실이 29일 알려졌다. 당시 박근혜 정권은 부처 간 '협의'에 의한 결정이라고 밝혀왔으나,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발표' 직전까지 '축소 운영'을 요청했다는 관계자들의 공통된 증언이 나온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복수의 정부 관계자와 소식통들은 지난해 2월7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를 발사한 이후에도 통일부는 개성공단 가동을 완전히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 제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통일부는 당시 홍용표 장관 주재로 수차례 회의를 거듭하며 '축소 운영'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

 

당시 개성공단 관련 논의 과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홍 장관도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반대 입장을 피력했으나, 박근혜 정부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컸던 탓에 묵살됐던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계기로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이 '개성공단 전면 중단' 여론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위에서 찍어내리는 데 통일부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북한의 추가 도발 후 사흘에 걸친 회의에서 '전면 중단'은 논의 대상이 아니었으나, 막바지에 갑자기 '체류 인원 안전 철수'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시점이) 2월9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며 "위에서 일방적으로 가동을 전면 중단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날인 10일 오전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오후에 통일부장관을 내세워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성명에서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6,160억원의 현금이 유입,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여졌다"며 '전면 중단' 결정의 당위성을 제시했으나, 이후 1년이 넘도록 이를 뒷받침할 자료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사전에 대처하지 못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 발표 다음날 북한의 추방 조치로 쫓겨나오면서 완제품마저도 제대로 챙겨오지 못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사전에 기업에 알려줄 경우 북한 측이 눈치챌 수도 있어 불가피했다"고 말하지만, 복수의 증언에 비춰볼 때 주무부처의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탓에 피해가 커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에 따른 입주기업 신고 피해액은 9,400여억원. 그러나 정부가 확정한 피해금액은 7,770여억원으로 차이가 있다. 완제품과 원부자재 등 유동 자산에 대한 보상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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