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아들 특혜 논란’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반론도 안 붙여주는 MBC가 편파성 가장 심각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4/07 [22:36]

원내 5당의 경선이 모두 마무리되어 대선 구도가 확정된 가운데, 유력 주자로 꼽히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유독 비판과 견제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이 지난 한 달 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언론도 확대 재생산하면서 문 후보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이미 두 차례 감사를 통해 특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흑색선전’이라 반박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방송사들도 다르지 않다. 7개 방송사 메인뉴스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서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그 내용을 보도로 냈고 직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2007년 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들이나 문 후보 측이 해명한 내용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같은 내용을 반복보도하면서 이 의혹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만들어버렸고 유독 문 후보 의혹에만 집착하며 다른 주자들의 의혹이나 비판점은 외면했다. 

 

의혹의 실체는?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은 2007년에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같은 해 노동부의 감사로 ‘특혜의 증거가 없다’고 결론이 났지만 2012년 대선 당시 또 불거졌다. 그리고 이번 대선을 맞아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문재인 후보 검증을 내세워 같은 의혹을 재차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 의혹은 이미 규명된 사실관계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문 후보 측은 7일, “고용정보원의 Q&A”를 발표해 관련 의혹 전반을 해명했다. 의혹 전반과 그 반론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채용 공고 기간이 너무 짧아 특정인을 위해 급조된 정황이 있다’는 의혹
한국고용정보원은 2006년 11월 30일부터 6일 동안만 워크넷에 채용 공고를 내 통상적 채용 공고 기간보다 짧았지만 채용 공고 기간은 원장의 재가가 있을 경우 단축이 가능하다. 2007년 노동부 감사보고서는 채용 공고 기간에 한해 인사규정 위반임을 지적했지만 “채용공고 및 내용 등을 조작하였다는 확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공고는 내부 비정규직 직원들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뤄진 공고였다.

 

② ‘외부 인사 2명을 채용하는데 2명이 지원해 모두 합격했다’는 의혹
당시 고용정보원은 일반직 9명을 채용했는데 총 39명이 지원했고 이 중 9명이 합격한 것이다. 9명 중 7명은 내부 계약직 중 뽑았고 나머지 2명이 문준용 씨를 포함한 외부 응시자였다. 

 

③ ‘졸업예정증명서를 기일 내에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합격했다’는 의혹
당시 채용 공고문상 ‘학사 석사 박사’ 학력증명서로 명시되었고, 문준용 씨는 당시 대학 졸업생이 아니어서 위 학력증명서 제출 대상이 아니었다. 졸업예정자 신분이므로 학력증명서 발급이 불가능했으며, 추후 서류 심사 과정에서 고용정보원 요청으로 ‘졸업예정증명서’를 제출했다. 또 당시 고용정보원의 일반직 응시자격에는 학력제한이 없었다. 고졸의 학력자도 응시가 가능했던 것이다. 고용노동부를 포함한 타 기관에서도 채용 과정에서 서류 보완 요청은 흔한 사례다.

 

④ ‘채용공고에는 전산‧기술분야 일반직 5급 약간 명이라만 되어 있는데 준용 씨가 동영상 제작 관련 직무인지 어떻게 알았는가?’라는 의혹
동영상 전공자로서 관련 구직활동을 하고 있었으므로 자기소개서에 영상 관련 언급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본인의 전공이 동영상 분야였고, 본인이 잘 할 수 있고 본인의 수상 경력 등과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취업 준비생으로서 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워크넷을 통해 고용정보원에 동영상 활용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기 때문에 본인 전공 및 수상 경력 중심으로 작성한 것이다.

 

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입수한 지원서를 보면 ‘준용 씨가 직렬과 직급을 쓰지도 않았고 일부 필체가 다르다’는 의혹
문 후보 측은 “심 의원이 제시한 자료가 진본인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⑥ 문 후보 아들의 이력서를 보면 2007년 12월 21일 현대캐피탈 수상 경력이 있는데, 12월 4일 이력서에 21일 수상경력이 적시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력서는 입사지원 시 제출하는 서류가 아니었으며 최종합격발표(12월 27일 경) 이후 고용정보원의 요구로 제출한 것이다.

 

⑦ 재직 1년 만에 유학을 위한 휴직 및 휴직 중 인턴 취업, 퇴직금 지급은 특혜다.
모두 인사규정을 따른 것이다. 고용정보원 인사규정에는 해외유학을 위한 휴직을 허용하고 있다. 인턴 취업 역시 고용정보원의 허가(승인)을 받았고, 그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무급 인턴쉽 프로그램이 포함되었던 것이다. 퇴직금도 고용정보원 인사규정에 따라 지급된 것이다. “재직기간 중 일부를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속기간에서 제외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도 있다. 

 

⑧ ‘문 후보가 2007년, 2010년 두 차례 감사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2010년 감사는 일반감사이므로 준용 씨 특혜 의혹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지적
준용 씨 특혜 조사가 2010년 감사의 대상이 아니었음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부 감사 규정 상 “이미 감사한 사항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다음 감사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 즉 2007년 첫 감사 이후 조사할 만한 특별한 사유나 문제가가 없었다는 의미이다.


다만 조사 기간 자체는 준용 씨 채용 시기를 포함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10년 한국고용정보원에 대한 감사에서 문 후보 아들에 대한 감사가 제외되었는지”를 묻는 질의(강병원 의원실)에 “2010년 한국고용정보원 특별감사의 감사범위는 2006.3월 이후 업무 전반으로 문 후보 아들 채용 시기를 포함하고 있음”이라고 답했다. 

 

⑨ ‘의혹 관련 자료들이 사라졌다’는 의혹
고용정보원은 2006년 9월에도 ‘직원채용 관련 구비서류 폐기’ 라는 제목의 내부결제를 통해 5년이 지나지 않은 채용 관련 중요서류를 모두 폐기한 사례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상 개인정보가 담긴 응시원서는 폐기하도록 되어 있다. 준용 씨 채용 건에 대해서만 폐기했다고 보기 어렵다.

 

방송사들은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얼마나, 어떻게 보도하고 있나


이렇듯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이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의혹은 이미 2007년에 노동부 감사를 통해 의혹이 규명된 것들이다. 3당은 급기야 필체를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아갔는데 방송사들은 사실관계를 따져 보지도 않고 이러한 주장의 줄기를 그대로 따라가고만 있다.

 

△ 7개 방송사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관련 보도량 비교(3/17~4/5) ⓒ민주언론시민연합

 

이 의혹은 유력 대선 주자의 친인척 의혹이자 도덕성과 관련된 논란이기 때문에 당연히 검증 보도의 형식으로 다뤄져야 한다. 이미 규명된 사실관계를 밝혀줘야 하고 문 후보 측에서 반론이나 해명을 했으면 언급해야 합리적이다. 최근 방송 뉴스에서 이런 형식의 보도를 할 때 주로 ‘팩트체크’ 형태를 차용한다. SBS와 JTBC는 각각 2건과 3.5건의 보도를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에 할애했는데 그 중 1건을 ‘팩트체크’로 냈다. 


그러나 나머지 5개 방송사는 이런 보도를 단 1건도 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에서 나온 주장을 그대로 나열하기만 한 것이다. 심지어 그렇게 일방적 주장을 열거하면서 문 후보 측 반론을 아예 싣지 않는 보도도 있었다. MBC는 그런 보도가 전체 5건 중 무려 3건에 이르고 TV조선과 채널A도 1건씩 있다. 채널A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허위사실로 규명한 ‘5급 공무원 단독 채용 단독 응시’라는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가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 7개 방송사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관련 보도 제목 비교(3/17~4/5)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사들의 이런 편파적인 행태는 보도 제목을 볼 때 더 분명히 드러난다. 편파적 제목 중 따옴표 인용은 채널A <“文 아들 특혜” 범보수 협공>(3/27)처럼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그대로 제목에 인용한 경우이다. ‘의혹 내용 명시’의 사례는 MBC <채용부터 휴직까지…꼬리 무는 의혹들>(4/3)과 같이 관련 의혹을 명시한 경우이다. 이런 편파적 제목의 비중은 심각하다. MBC와 채널A의 경우 관련 보도 전체가 이런 편파적 제목을 차용했다. KBS도 83%, MBN도 80%에 이른다. 그나마 SBS와 JTBC가 중립을 지킨 편이다. JTBC는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선관위 “문재인 아들 특채 주장 허위” 단속>(3/17)라는 보도로 관련 의혹 중 허위 사실 부분과 선관위의 단속을 보도하기도 했다. 

 

반론도 안 붙여주는 MBC, 편파성 가장 심각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MBC의 편파성이 가장 두드러진다. MBC는 아예 문 후보 측 반론을 언급하지 않은 보도만 3건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악의적인 보도는 MBC <채용부터 휴직까지…꼬리 무는 의혹들>(4/3 http://bit.ly/2osCFLS)이다. 이 보도는 의혹 제기의 주체를 밝히지도 않은 채,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무려 7개나 나열했다.

 

① “원서 접수 시작 바로 전날인 2006년 11월 30일에 자체 구직사이트 '워크넷'에 공고했는데, 마감일인 12월 6일까지 주말을 포함해도 접수 기간은 엿새뿐” ② “시험시행일 15일 전 공고라는 내부 규정도 어겼다” ③ “공고 내용 중 동영상 제작 분야를 뽑는다는 안내는 없었지만, 문 후보의 아들은 짧은 자기소개서에 동영상 전문가임을 기재” ④ “필수 제출 서류인 졸업예정증명서를 기일 내에 제출하지 않았다” ⑤ “지원할 직렬과 직급도 적지 않은 데다, 지원서에 적힌 날짜의 필체가 다르다” ⑥ “입사 이후 14개월 만에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휴직을 했고, 휴직 기간을 계속 늘려 23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한 뒤 곧바로 사직한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 ⑦ “2012년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준용 씨가 응시한 시점의 인사 서류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17일부터 자유한국당에서 제기된 주장을, 하필이면 민주당 경선이 끝나 문재인 후보가 선출된 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도한 것이다.

 

확인된 사실관계와 문재인 후보 측 해명은 단 한 마디도 달아주지 않았다. 시청자가 보기엔 이런 의혹이 사실인 것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 앞서 설명했지만 MBC가 나열한 의혹 중 ①, ③, ④, ⑦ 4가지의 경우 이미 노동부 감사를 통해 특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고 ⑤는 문 후보 측 해명이 나왔으며 ⑥의 경우 MBC 스스로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비판만 가했을 뿐, 절차상으로나 법적으로나 아무런 하자가 없다.

 

△ MBC <채용부터 휴직까지…꼬리 무는 의혹들>(4/3)

 

더 황당한 사례도 있다. MBC <또 의혹…‘친인척 비리’ 은폐했나>는 5일 자유한국당이 추가로 제기한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사고 은폐 의혹’에 ‘아들 특혜 의혹’도 함께 보도했다. MBC는 “문 후보 아들이 2006년 당시 제출한 응시원서의 필적 감정을 의뢰해 분석한 결과, 날짜와 서명 등의 위조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주장을 전했다.

 

여기다 문 후보 측 반응을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같은 날 SBS <‘아들 의혹’ 이어 ‘음주 사고 은폐’ 논란>(4/5 http://bit.ly/2o9pQp7)은 똑같은 내용의 보도 인데 “문 후보 측은 출처가 불분명한 문서로 의혹만 제기하는 건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문 후보 측은 권혁기 부대변인을 통해 “수년전부터 인터넷에 떠도는 출처 불명의 문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의혹 제기를 하고 있는 것, 먼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문건이 진본임을 밝혀야 한다”, “진위 여부를 확인 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서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진실규명이 목적이 아니라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세가 목적”이라고 꼬집었다. MBC가 의도적으로 반론을 묵살해버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입만 바라보는 방송사들, 똑같은 내용 반복 보도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에서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그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는 문제는 SBS‧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다. 이는 KBS의 보도 행태를 보면 잘 드러난다.

 

△ KBS의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보도 내용 요약(3/17~4/5)

ⓒ민주언론시민연합

 

KBS는 4월 3일,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를 인터뷰하면서 아들 특혜 의혹 관련 해명을 들어본 보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유한국당 등 의혹 제기 주체의 주장을 받아썼다. 그나마 MBC처럼 의혹 제기를 누가하는지 밝혀주지도 않거나, 문 후보 측 해명을 배제해버리는 행태를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KBS는 21일,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의 의혹 제기를 받아쓴 보도를 시작으로 총 4건에서 꾸준히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받아썼다.

 

그 가운데 “2010년 감사는 문준용 씨 채용과 관련이 없다”, “기한이 지나 채용 서류를 제출했다”는 주장이 2건에서 반복됐고 “문재인 후보가 의혹을 해명하라”, “제2의 정유라 사건”이라는 국민의당‧자유한국당의 비판도 반복됐다. KBS는 3월 27일, 자유한국당이 “특혜 연수”라는 주장을 추가하고 4월 5일, ‘필체 조작 의혹’을 제기됐을 때 관련 내용을 추가했을 뿐, 기본적으로 ‘특혜 채용 의혹’을 반복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이는 SBS와 JTBC를 제외한 5개사의 공통적인 보도 경향이다. 


SBS는 보도량이 2건이 불과한데 이는 관련 의혹을 정리해 검증 보도 형식으로 1건을 보도한 후, 5일 ‘필체 조작’이라는 새로운 의혹이 나오자 그걸 추가해 1건 보도한 것이다. SBS <文 아들 취업 특혜? 사실은>은 “문재인 후보 아들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1월에 한국고용정보원이라는 공기업에 합격합니다. 당시 고용정보원의 원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후보와 같이 근무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아버지 덕에 취업한 거 아니냐는 의혹”이라고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후, “문 후보 아들 1명만 지원해서 혼자 합격했다, 또 5급 공무원 자리다, 이런 글들이 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 거짓”이라며 초반기에 제기됐던 의혹 중 거짓된 내용을 먼저 짚었다.

 

이후 2007년 노동부 감사 결과 “문 후보 아들이 경쟁 없이 채용된 건 사실이지만, 특혜를 받았다는 확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졌음을 설명했고 2010년 감사는 “문재인 후보 아들은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후 SBS는 KBS 등 타사와 달리 “황제 휴직”, “특혜 연수” 등 추가적인 의혹은 따로 보도하지 않았는데 이미 문제가 없음이 규명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BS도 ‘필체 조작 의혹’이 제기된 5일엔 <‘아들 의혹’ 이어 ‘음주 사고 은폐’ 논란>이라는 보도를 내, “문준용 씨가 지난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낸 응시 원서를 감정한 결과 위조 가능성이 크다”는 자유한국당 주장과 “출처가 불분명한 문서로 의혹만 제기하는 건 정치공세”라는 문 후보 측 반박을 전했다. 

 

자유한국당 주장에 문 후보가 “마! 고마해!” 일갈? TV조선의 악의적 편집 


TV조선의 경우 악의적인 편집이 돋보였다. TV조선 <‘열성 지지층’ VS ‘확장성’>은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두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보도이다. 여기서 TV조선은 문 후보의 약점 중 하나로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지목했다. 여기서 황당한 화면이 나왔다.  “문준용 씨의 황제 취업, 황제 휴직, 황제 퇴직에 대해서 제2의 정유라 사건이라는 말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라는 정우택 원내대표 발언 장면 바로 다음에 “마, 고마해!”라고 말하는 문재인 후보 발언 모습을 이어 붙여 마치 문 후보가 윽박지르는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두 발언은 아예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나왔다. 문재인 후보는 2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문화행사 후 특혜 의혹 질문이 나오자 “우리 부산 사람들은 딱 한마디로 말한다. 뭐라고 하냐면 ‘마!’, 거기에 한마디 더 보태면 ‘마! 고마해!’”라며 웃으며 답했다. 이에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은 의혹 해명을 회피하는 것이라면서 ‘박근혜식 발상’이라고 비난했는데, TV조선은 그 비난에 맞장구라도 치듯이 화면을 꾸민 것이다. 이 보도는 문 후보 측 해명조차 싣지 않은 사례로 산정됐다.

 

유력 대선주자라 검증? 왜 다른 후보는 의혹 보도가 없을까


문재인 후보가 유력 주자인 만큼 검증은 필수적이고 의혹이 있다면 규명해야 한다. 실제로 SBS와 JTBC는 대선을 맞아 ‘대선 팩트체크’ 시간을 따로 마련해 보도를 할애하고 있으며 두 방송사만 낸 검증 보도는 바로 거기서 나왔다. 그러나 다른 방송사들의 행태는 검증과 의혹 규명이 아니라 단지 일방의 의혹 제기를 받아쓰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부적절하다. 이는 특정 정당의 주장을 유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방송 보도가 부적절한 이유는 또 있다. 문 후보가 유력 주자라 의혹 보도를 내야 한다면 다른 주자, 특히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관련 의혹도 보도가 나와야 자연스럽다. 문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방송사들이 ‘문재인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 후보 아들 관련 의혹이 불거진 3월 17일부터 4월 5일까지, 다른 당과 관련된 의혹을 꼽아 보자면 자유한국당의 경우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문재인 비방 가짜뉴스’를 유포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 내용은 ‘문재인이 세월호 참사 책임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등이다. 또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이 세월호를 운영한 ’세모‘의 파산관재인이므로 유병언을 도운 것이고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당의 경우 경선 과정에서 불법 동원을 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경우 부인인 김미경 교수가 서울대 교수를 채용된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BS‧MBC‧MBN은 이런 사실들 중 단 하나도, 단 1건의 보도도 내지 않았다.

 

△ 7개 방송사 문재인 후보 외 의혹 보도 여부(3/17~4/5)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나마 SBS‧JTBC‧TV조선‧채널A가 보도를 냈다. 그나마 국민의당 경선 불법 동원을 보도한 TV조선과 채널A는 미심쩍은 측면이 많다. TV조선 <“렌터카 떼기 경선” VS “위법시 출당”>은 “전남 선관위는 지난 3일 국민의당 광주전남 경선에서 렌터카 17대를 이용해 선거인 130여명을 불법 동원한 혐의로 국민의당 관계자 등 2명을 검찰에 고발”, “운전자에게 수당 136만원과 차량임차료 85만원 등 총 211만원을 제공하거나 약속했다는 혐의” 등 상세한 내용을 전하고도 “더불어민주당은 '렌터카 떼기'라고 공격”했다며 민주당이 “공격했다”는 표현을 썼다.

 

TV조선은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7건이나 보도하면서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의 주장에 ‘공격’이라는 표현을 써준 적이 없다. TV조선 <문 아들 ‘황제 휴직’ 의혹도>의 경우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문재인 전 대표의 아들 준용 씨가 2007년 1월 한국고용정보원에 입사한 뒤 14개월 만에 어학연수를 위해 휴직을 했다고 했습니다”라며 자유한국당 주장을 점잖게 받아쓴 보도인데, 다만 정혜전 앵커가 보도 도입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문재인 전 대표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한 목소리로 공세를 폈”다고 한 정도이다. 


채널A는 <단독/“X번 찍으래” 수상한 투표>(3/28)를 통해 “국민의당 광주 경선에서 단체로 차에 실어 나르고 찍을 후보를 지정해주는 듯 한 장면”을 단독으로 포착하고도 이후 후속 보도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바로 다음날부터 채널A가 연일 보도한 것은 ‘문재인 캠프의 직능조직 동원 의혹’ 보도들이다. 

 

일방적인 의혹 나열 보도, 괜찮을까


이렇듯 방송사들은 한 쪽의 의혹 제기를 일방적으로 나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주자 검증이라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실상 검증이라 할 수 있는 보도는 없고 ‘받아쓰기’ 보도뿐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문 후보 측 반론을 배제하는 등 기본적인 금도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런 행태는 관련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선거방송에 관한 특별규정 제8조(객관성)은 “방송은 선거의 쟁점이 된 사안에 대한 여러 종류의 상이한 관점이나 견해를 객관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2조(사실보도)는 “방송은 선거방송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과장․부각 또는 축소․은폐하는 등으로 왜곡하여 보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KBS 대통령 선거 보도준칙에는 “경력·학력·재산·병역·전과 등 후보자의 공직 적격성과 자질 검증에 관한 사항을 보도할 경우 확인된 사실을 기초로 보도해야 한다”라는 규정과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폭로성 주장이나 단순한 인신 공격성 비방 또는 명예훼손이 확실시되는 경우에는 보도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있다. 방송사들의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보도는 “폭로성주장”을 그대로 보도로 낸 경우에 해당한다. 


KBS 노조의 주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문재인 아들 채용 의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심층 취재를 하고 확인까지 거친 사안”이라며 “당시 검증단의 심층 취재에도 부정이 있었다는 뚜렷한 증거나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5년이 지나 정치적 반대 세력이 다시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KBS가 의혹 제기를 재탕해 받아쓰는 건 다분히 의도적인 특정 후보 죽이기라고 볼 수 있다. 차라리 한 번 더 대선후보검증단을 통해 의혹을 검증하고 그 전까지는 보도를 자제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방송사들이 현재 보도하고 있는 의혹이 과연 사실에 부합하는지, 증거가 있는지, 의도적인 흑색선전은 아닌지, 방송사 스스로 톺아봐야 한다. 

 

균형 지킨 건 SBS‧JTBC뿐…네거티브 아닌 검증이 필요하다


그나마 균형을 지킨 건 SBS와 JTBC이다. SBS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문재인 비방 허위사실 유포’를 1건, 안철수 후보 관련 의혹을 1건 보도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 아들 관련 의혹을 검증 보도로 처리했던 것처럼 안철수 후보 개인 의혹도 똑같이 검증했다. SBS <사실은/안철수 부인 ‘1+1 특혜 채용’? 사실은>은 “(안철수 후보 부인)김미경 교수가 본인의 학문적 업적 때문이 아니라 남편 덕에 서울대 교수가 된 거 아니냐”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따졌다.

 

SBS는 201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대 총장이 “안철수 교수 채용 과정에서 동기 부여가 돼서 김미경 교수를 채용했다”는 말을 3번이나 했고, 서울대 내부 회의록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김미경 교수의 채용은 “학교의 정책적 고려”, “우수한 교수를 초빙하기 위해 부부를 함께 스카우트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어 의혹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김미경 교수가 의학과 법학지식을 겸비한 학자로서 대학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적합하다”는 서울대 및 안 후보 측 입장도 빼놓지 않았고, “서울대 정교수가 되려면 부교수 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하는데 김미경 교수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특혜”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짚어주기도 했다. 김미경 교수가 관련 경력이 14년 이상이라 외부 채용 요건은 만족했다는 것이다. 


JTBC는 신연희 강남구청장 사건만 9건을 보도했다. 이중에는 JTBC <단독/‘신연희 카톡’ 가짜뉴스, 작성자 전직 국정원>(4/5)처럼 ‘문재인 비방’ 및 ‘특검‧헌재 비방’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전 국정원 직원임을 밝힌 단독보도도 있다. 


SBS와 JTBC의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및 여타 정당‧후보 의혹 보도량을 비교해보면 SBS는 2대 2이고, JTBC는 3.5대 10이다. SBS의 경우 보도량과 검증 보도라는 형식까지 완전히 균형을 맞췄다. JTBC는 타 정당 의혹 보도가 월등히 많지만 이 중 9건이 신연희 구청장 및 국정원의 ‘공작’을 파헤친 보도이고 1건만 홍준표 후보의 거짓 주장 관련 보도임을 감안하면 역시 균형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