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노조탄압’ 극심한 MBC에 특별근로감독 착수

MBC PD 김태호·김진만 등 263人, 경영진 퇴진 재차 요구 성명서(전문)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6/30 [01:14]

고용노동부가 그동안 극심한 ‘노조탄압’으로 논란을 일으켜 왔던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다.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문화방송 노조 조합원을 문화방송 사측이 무더기 징계와 해고를 해온 가운데,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에서 요청한 부당노동행위 관련 특별감독신청에 따라 29일부터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노사 간 장기 분규․갈등으로 인한 노사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특별근로감독의 필요성이 인정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MBC본부는 지난 1일 “2012년 170일 파업 참가를 이유로 이뤄진 부당징계가 지난 5월까지 71건에 이르고, 부당 교육과 전보 배치된 사람들이 187명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정당한 노조활동인 피켓시위·노보 배포를 방해하고 사내 전산망을 통한 노조의 홍보활동을 방해했다”며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최근에 잇따른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사측의 노조 지배개입 등) 판정 △사측의 노조원에 대한 지속적인 징계 등(법원의 근로자 승소판결) △2012년 이후 지속된 노사분쟁 및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노사갈등 심화 등에 따라 근로감독관 투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홍섭 서울서부지청장은 보도 자료를 통해 “MBC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노사갈등 심화상황에서 노동관계법령 위반여부를 종합적으로 점검함으로써, 노동존중사회 실현과 대등한 노사관계질서 확립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전격적인 결정은, 최근 더욱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MBC노사 상황과 이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를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최근 김장겸 사장 이하 MBC 경영진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김 사장 퇴진을 주장한 김민식 MBC 드라마PD를 인사위에 회부하고 언론인터뷰를 통해 현 경영진을 비판한 권성민 MBC 예능PD에게 경위서를 요구했으며 현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직원들이 회사게시판에 올린 글 가운데 13개를 삭제했다.  

 

고용노동부의 MBC 특별근로감독실시가 통보된 29일,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상암동 MBC사옥 앞 조합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늘부터 근로감독관 8명이 회사에 들어온다. 이제 경영진에 대한 심판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외쳤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민식 드라마PD는 “1987년 신군부 부역방송의 부끄러움이 오늘날의 손석희를 만들었다”고 운을 뗀 뒤 “지난 5년 간 MBC가 망가지며 많은 사람들이 부끄러움 속에 버텨왔다. 앞으로 이들에게 기회를 주면 훗날 100명의 손석희를 얻게 될 것”이라며 MBC를 포기하지 말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6월 29일 MBC PD협회는 '다시 PD로 살아가겠다'는 제목으로 발표한 기명 성명을 발표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 '라디오스타' 박창훈 PD을 비롯해 총 263명의 MBC PD들이 발표한 것이다.

 

아래는 MBC PD협회 성명서 전문

<다시 PD로 살아가겠다.>

10년 전 여의도. PD에게 프로그램은 삶의 전부였다. 남들 눈엔 보이지도 않을 티 하나를 잡기 위해, 남들 귀엔 들리지도 않을 소리를 다듬으려 밤을 새고 주말을 반납했던 그때. 선후배 가릴 것 없이 프로그램을 향한 열정에 조직은 활화산 같았다. 시청률, 영향력, 신뢰도 모든 면에서 ‘1등 방송사’라 불렸고 PD들 스스로도 자긍심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시청률 잘 나온다고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기꺼이 회사에 인생을 걸었던 건 단지 부여받은 자율성만큼 큰 책임을 다하기 위함이었다. 그땐 그 무게를 감당하는 게 PD의 자존심이라 생각했다.

 

오늘 상암. 사무실은 적막하다. 토론하기보단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기획, 아이템 선정, 섭외, 촬영, 편집 모든 단계에서 PD로서의 제작 자율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만들라고 하면 만들고 찍으라면 찍는다. 10년간 싸움을 거치며 PD들은 모든 것을 빼앗겼다. PD의 본질인 제작 자율성을 내놓으며 애정은 사라졌다. 서로 마주쳐도 프로그램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열띤 토론이 사라진 공간엔 완장 친 이들이 쏟아내는 알아듣기 힘든 요구들만이 가득하다.

자율성을 억압당하는 과정은 참담했다. PD들이 내놓은 생각들이 눈앞에서 찢겨졌다. 합리적 논박 없는 적대적 묵살이 도처에서 일어났지만 무엇이 왜 안 되는지 나서서 논쟁할 만큼 멀쩡한 보직자는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려웠다. 복잡하고 교묘한 이유를 한 꺼풀씩 벗겨낸 끝에 얻은 대답은 그저 ‘안 되니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저들의 얘기가 이상해도 밤새 고민을 거듭하며 논리적으로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그 끝에 어렵게 준비한 말들은 매번 허공만을 갈랐다. 매일 벽을 보며 이야기하니 울분이 쌓여갔다. 어느 순간부터 저들이 우리처럼 회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했을 때 어떻게 싸워야할지 막막했다. ‘출연자가 세월호 리본을 달고 있느냐’, ‘보수정권에서 정부 비판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를 확인하여 높은 분들의 심기를 살피는 게 저들의 목적이라는 것을 아니 대화는 불가능하다 체념했다.

저들은 끝까지 저항하면 짓밟았다. 해고하고 징계하고 유배지로 보냈다. 행태가 폭력적일수록 그 근거는 빈곤했다. 우리는 언론 노동자를 죽이는 백정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그 머릿속이 궁금했다. 이미 기사화되어 조직원들을 근거 없이 징계 해고했다는 현 부사장 백종문의 ‘고백’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지만 반성은 없었다. 경영진은 논리가 아닌 공포로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려 했다. 폭력으로 쌓은 권력은 권위를 세울 수 없다. 결국 경영진에 동조하는 PD들은 생기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의 연대는 더 끈끈해졌다. 회사 밖에서, 멀리서, 또 제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날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회사는 침묵의 강요부터 사소한 요구까지 점점 더 다양한 형태로 PD들을 괴롭혔다. 제작 환경이 무력화되고 긴장이 사라질수록 경영진의 무능한 훈수도 늘어갔다. 그들은 어느 연예인의 출연 여부나 무대 장치에 대한 소소한 결정까지 참견하고 나서며 자신이 열정적으로 일 한다고 착각했다. 돈만 열심히 깎아내면 수익이 생기는 줄 착각했다. 지원 없이 허리띠만 졸라매라 했다. PD들은 그 사이 결재를 받는 회사원으로 전락했다. 아니 노예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최선의 결과가 아닌 무사통과가 매일의 미션이 되었다. 자괴감이 들어 밥벌이 말고는 회사 다닐 이유를 찾기 어려워졌다. 

경영진은 PD들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말살하기 시작했다. MBC를 더 나은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호기롭게 떠들고 다녔고 우리는 믿지 않았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겠다는 이유로 직종 구분을 없앴고 협의 없이 PD들을 재배치했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 PD를 주조에 묶어두고 프로그램 잘 만들었다고 상 받고 돌아온 PD를 스케이트장으로 보내는 모습을 보며 헛웃음이 났다. 회사는 또한 사내 평등주의가 경쟁력에 발목을 잡는다며 우수한 PD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바뀐 보상 체계는 저항하는 사람들을 색출하여 벌하고 쫓아내는데 방점이 찍혀있다는 것을 매번 확인했다. 얼굴에 분칠을 하고 그럴듯한 말을 늘어놓았지만 항상 피 냄새가 나 섬뜩했다. 그 과정에서 조직은 더 순치되고 활력을 잃었다.

자유를 빼앗긴 PD들의 엑서더스는 매해 반복되었다. 경영진은 자신의 과오는 생각하지 않고 PD들이 금전적 보상을 이유로 떠났다고 단언했다. 그건 보상으로 사람을 붙잡겠다는 자신의 전략이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동시에 ‘왜 지금인가?’란 물음에 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궁색하다. 회사는 PD에게 자유가 어떤 의미인지 애써 모른 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혁신하라고 했지만 채널은 가장 ‘올드’해졌다. 변화의 시기마다 경영진은 선택을 주저했다. 요란한 말로 떠들었지만 정작 그들은 그저 무탈하기만을 기원했다. 자신의 목숨 줄이 회사의 경쟁력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의 처신과 사고는 PD 각자가 짊어져야할 자율성을 빼앗은 공간을 채우기에 역부족이었다. 한 임원은 문서의 오탈자를 잡아내어 사내 기강을 잡는 것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믿은 채 정작 중요한 결정은 미루기만 했다. 그 근엄한 표정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또 전(前) 사장이 하명을 받고 어느 자제분의 출연을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무능했고 마음이 자신의 영달에만 가있으니 회사가 뒤처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제작 자율성이 사라진 결과 회사의 위상과 경쟁력은 곤두박질쳐졌고 수익성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다. 각종 지표는 MBC가 가장 불신 받는 인기 없는 방송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등 방송사’라는 자부심은 없어진지 오래다. MBC가 찍힌 명함을 꺼내놓기 부끄러워졌다. MBC라는 브랜드는 프로그램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주는 현실이 됐다. 자유를 잃은 PD들은 그간 회사 안에 머물며 거대한 악의 부속품이 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했음에도, MBC의 현재 모습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뱉는 침을 함께 맞으며 비애를 느끼고 있다.

다시 PD로 살겠다.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치열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10년 전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대한민국을 뒤흔들 수 있는 콘텐츠 왕국 MBC를 우리 손으로 재건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다시 우리의 권리와 책임을 찾을 것이다. 적폐청산의 뜨거운 시대적 요구에도 홀로 권위주의적 폭압을 무한 반복하고 있는, 더 이상 언론·방송인도 아닌 악덕 업주에 불과한 현 경영진들과 전면전을 치를 것이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의 인내심은 없다. 우리는 PD로 살겠다. 김장겸, 백종문 및 이하 부역자들은 즉각 회사를 떠나라!  

 

2017년 6월 29일
MBC PD협회

 

강대선  강성아  강인    강정민  강지웅  강철    강효임  강희구  고성호  권성민  권성창  
권해봄  김근홍  김나형  김남원  김대진  김동희  김만진  김명진  김문기  김민식  김병철
김보람  김보슬  김봉근  김빛나  김상민  김상협  김선영  김성용  김성욱  김성진  김신완
김애나  김영원  김영진  김영혜  김영호  김원    김윤집  김인수  김재영  김재희  김정민
김종우  김준현  김지우  김지하  김지현  김진만(드라마국)  김진만(콘텐츠제작국)    김진용  
김창일  김철영  김태현  김태호  김현경  김현기  김현수  김현철  김형민  김호성  김호영 

김희원  남궁성우 남유정  남태정  노승욱  노시용  노영섭  문형찬  박건식  박관수  박대환 

박상언  박상우  박상준  박상환  박상훈  박석원  박선영  박선희  박성은  박승우  박원국 

박정언  박정욱  박진경  박창훈  박혜영  박혜화  배준  서미란  서정문  서정호  선혜윤 

성기연  손미경  손수정  손한서  손형석  송명석  송연화  송인배  송일준  송지웅  송효은
신석균  신성훈  신현창  심소연  심호준  안동진  안수영  안재주  안정민  안준식  안혜란
안희남  양시영  엄재웅  오경훈  오누리  오다영  오동운  오미경  오상광  오행운  오현종
오현창  용승우  유성은  유천    유한기  유해진  유현    유현종  윤미현  윤석호  윤성환
윤영조  윤재문  윤혜진  이경용  이경원  이규화  이근행  이길섭  이대용  이대호  이도윤
이동윤  이동현  이동희  이모현  이미영  이민선  이민지  이병덕  이선태  이수현  이승준
이영백  이우람  이우환  이윤화  이은성  이은우  이은주  이응주  이재석  이재진  이정식
이종혁  이준엽  이중각  이지은  이지현  이창호  이한재  임경식  임남희  임동현  임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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