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들었습니다. 손을 맞잡았습니다.

이런 날이 올 수 있었을까? 실감이 나지 않는 날이었습니다.

권종상 | 입력 : 2017/07/03 [03:27]
▲  © 권종상

 

참 많은 약속들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엔 힘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 힘은 우리가 가진 힘이기도 했고, 그 분이 준비해 온 힘이기도 했을 겁니다. 

이런 날이 올 수 있었을까? 실감이 나지 않는 날이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캐피털 힐튼 호텔, 백악관에서 몇 블럭 떨어지지 않은 이 호텔의 볼룸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입장하시는 순간 장내는 환호의 도가니였습니다.

 

김미화 '누님'이 사회를 봤고, 대통령은 지난 정권에서 불이익을 당했던 연예인이라고 미화 누님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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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각지에서 모여든 5백명 가까운 동포들. 사실 이 자리에 참석받은 사람들이 모두 지난 정권을 창출하는 데 힘썼던 사람들만은 아니었을겁니다. 동포사회에서 나름 단체장이라고 하는, 그런 사람들도 적지 않게 왔을 거란 생각은 듭니다. 그러나 분명히 그 자리엔 새로운 이들이 왔습니다. 기존 정권들에서 '찍혀 있던' 사람들도 초대를 받았고, 세월호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던 이들이 초청됐습니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찬이 시작되기 전 연설을 통해 "여러분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조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그동안의 동포들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방미 결과를 설명했고, 앞으로의 비전을 말했습니다. 뉴스 매체들에 나온 기사를 봤는데, 사실과 좀 다른 것들이 눈에 띄더군요. 

신뢰와 비전. 저는 오늘 다른 이들과 그런 것들을 봤습니다. 우리는 기뻐했고, 축제를 벌였고,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     © 권종상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오랫동안 문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 이들부터 그저 한국에 다시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해 애써 온 이들도 만났습니다. 사실 이 영광은 제게 와야 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 대신 노력한 많은 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영광이었지, 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약속이 지켜지려면, 그것은 반드시 우리가 그를 지켜내야만 합니다. 조국이 보다 아름다운 나라, 더 많은 사람들이 삶 속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나라, 정의와 상식이 일상이 되는 나라가 될 수 있게 만들기 위하여. 

행사가 모두 끝나고 나서 행사장을 나선 대통령 부부는 호텔 만찬장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그 앞에 기다리고 있던 동포들의 손을 잡고 지지에 감사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저도 마냥 기뻤습니다. 그리고 지인들과 미국의 수도, 27년간 이곳에 살면서도 찾아오지 못했던 워싱턴 DC 이곳저곳을 양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며 관광을 했습니다. 괜히 고맙고 미안한 생각도 들더군요. 

오늘 감동을 받은 부분들을 모두 전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죄송스럽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두 번 악수를 했고, 그때 받은 어떤 전율 때문에 이 감정을 주체하는 게 힘드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고맙고 아름다운 만남들이 있었고. 

내일 다시 시애틀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면 조금 더 차분하게 오늘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아내가 "오늘은 손 씻지 마!"라는 카톡을 보냈더군요. 미소가 입가에서 번집니다. 

시애틀에서...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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