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칼럼]차라리 ‘극소수 국민의 당’이라고 개명하라

‘이유미 단독범행’에 ‘당도 국민도 속았다’고?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 입력 : 2017/07/07 [00:45]

국민의당이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이 여당과 야당은 물론이고 언론의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작 사실을 가장 먼저 공식으로 밝힌 비대위원장 박주선은 ‘당도 국민도 당원 이유미의 단독범행에 속았다’고 주장했고, 진상조사단장 김관영 역시 지난 3일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유미에게 당도 속았다”고 단언했다. 
 

[사진 : 한겨레 관련 보도 화면 갈무리]


그러나 검찰은 이유미를 신속히 구속한 뒤 날마다 심층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당 창당 직후 안철수가 ‘인재 1호’로 영입한 전 최고위원 이준서도 피의자로 조사받고 있다. 김관영은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나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등 당의 상층부는 물론이고 중요 간부들이 이유미가 조작한 것을 모르는 채 검증도 없이 그 자료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이준서뿐 아니라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 김성호와 부단장 김인원을 불러 조사했다. 필요하면 안철수와 박지원까지 수사하겠다는 보도도 나왔다.

 
단적으로 말하면, 이 사건에 관한 한 국민의당은 총체적으로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태도를 보였다. 대선 당시 당 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던 후보 안철수는 조작의 진상이 드러난 지 한 주가 넘도록 ‘국민’을 향해 직접 해명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박지원 역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유미의 단독범행이라고 몰아붙이면 만사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국민의당은 19대 대선을 한참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문재인 중심의 ‘패권주의 집단’이라고 비난하면서 ‘새 정치’를 구호로 내세워 창당했다. 지난해 4월의 20대 총선에서는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광주·전남·전북에서 의석을 석권하다시피 함으로써 ‘호남의 맹주’로 떠올랐다. 
 
그런데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이 터진 뒤 국민의당은 김대중 정신이나 호남의 진보적 역사와는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김대중은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정권 시기에 목숨을 걸고 불의와 부정부패에 맞서 싸웠다. 호남은 봉건왕조 시대부터 동학혁명을 비롯한 민중봉기의 중심지였으며, 일제강점기 광주학생운동, 1980년 5월의 민중항쟁으로 민족민주민중운동의 최일선에서 싸워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지역을 정치적 본거지로 삼고 있는 국민의당은 이번의 조작 사건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로 5개 정당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호남 지역에서도 극심한 비판을 받으면서 지지율이 폭락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의당은 ‘호남을 대표하는 당’ ‘국민을 위해 새 정치를 하는 당’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차라리 ‘극소수 국민의 당’이라고 이름을 바꾸는 것이 옳겠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ㆍ동아투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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