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관련 제작 불허에 MBC ‘PD수첩’ PD10명 제작 거부

최승호 MBC 해직PD "PD들이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7/23 [18:58]

MBC ‘PD수첩’ 제작진들이 지난 21일부터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2017년 한국의 노동 현실을 다루려던 기획이 조창호 시사제작국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등 MBC 간부들에 의해 거부된 데 따른 결정이다. PD수첩 소속 PD 11명 가운데 10명이 제작거부에 참여했다.

 


이영백 ‘PD수첩’ PD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PD수첩이 지난 몇 년 간 정말 절실한 사회적 의제를 다루지 못했다”며 “PD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국장·본부장 선에서 못하게 막아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회사에 맞서거나 의견 차를 보이면 인사 등으로 압박을 해왔다”고 제작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제작거부의 직접적 원인을 묻는 질문에 이 PD는 “2014년 사업부서로 발령 나 스케이트장 관리를 했다.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이 났고 3년 만에 제작 현장으로 돌아와 두 번 방송했다”며 “내달 1일 세 번째 방송 기획안으로 노동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며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던 2015년 민중총궐기,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31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 확정 선고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떤 부분이 실정법을 어긴 것인지, 노조위원장을 법으로 처벌하는 게 맞는지,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던 그날의 일도 짚어보고 아울러 경찰 폭력 등 다양한 문제를 다뤄보려고 ‘한상균을 향하는 두 개의 시선’이라는 제목으로 기획안을 냈다”며 “그런데 국장·본부장에게 거부당했다. 수긍할 수 없는 이유를 들면서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노조 등 다른 조직과의 협의여부에 대해서는 “PD수첩 차원에서 (제작거부를) 결정했다. 프로그램을 안 하겠다는 건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신분상 민사 문제 등 압박이 있을 수 있어서 보호 수단과 관련해 노조에 몇 가지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작 거부 이유를 성명서로 낼 생각이고 월요일(24일)부터 피케팅을 하며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PD수첩 제작진은 내달 1일자 방송 아이템으로 ‘한상균은 왜 감옥에 있는가’라는 아이템을 다루겠다며 지난 15일 조 국장에게 기획안을 제출했다. 이후 ‘한상균을 향한 두 개의 시선’이라는 제목으로도 제작 허가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묵살됐다.  

 

PD수첩 제작진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상균 위원장 이야기뿐 아니라 경찰의 물대포 직사살수에 목숨을 잃은 백남기 농민 등 그간 MBC가 다루지 못했던 다양한 현안을 담으려 했다. 

 

최승호 MBC 해직PD  "PD들이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이와 관련, 최승호 MBC 해직PD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만이 아니라 MBC 사측은 사사건건 PD수첩의 자율적인 제작을 막아왔다. PD들이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PD는 “그동안 PD수첩 피디들은 한편으로는 사측의 탄압을 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외부의 차가운 시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세월호 문제, 최순실 사태 등을 제대로 보도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MBC와는 인터뷰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듣기 일쑤였다”며 “그러나 이제 PD수첩 PD들이 그 족쇄를 끊어낼 싸움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마 이번 제작거부로 PD수첩 PD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저는 그들의 싸움이 다시 피디수첩을 살려낼 것이라 믿는다”며 “PD수첩 PD들의 싸움에 힘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PD수첩 제작진은 24일 오전 8시30분부터 출근시간·점심시간·퇴근시간에 제작거부의 이유를 알리는 피켓 시위를 진행한다. 또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제작거부 이유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MBC 관련기사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