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 앞에서 '묘한' 한시를 읊은 이유는?

검찰 개혁 방향에 관해 문 대통령과는 생각이 다르다는 걸 공개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7/25 [21:33]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묘한 한시를 읊었다. 검찰을 향해 각기 다른 주문을 내놓고 있는 여야를 빗댄 내용이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 검찰에 확실한 책임을 물으라는 더 명확한 주문을 내놨다.

 

▲  © SBS 영상 켑쳐


보도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에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를 받은 뒤 “바르게  잘하겠다”고 답했다.

 

그러고는 “인사청문회 때 여야 의원들로부터 각기 다른 많은 주문을 받아서 한시가 생각이 났다” 라며 대만 학자 난화이진(南懷瑾)이 자신의 저서『논어별재(論語別裁)』에 수록한 한시를 인용했다.
 
“하늘 노릇하기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做天難做四月天·주천난주사월천).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蠶要溫和麥要寒·잠요온화맥요한).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는데 농부는 비 오기를 바라며(出門望晴農望雨·출문망청농망우) 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하늘을 바라네(採桑娘子望陰天·채상낭자망음천).”
 
이 한시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바라는 것과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시를 문 총장이 문 대통령 앞에서 읊자 문 총장이 검찰 개혁 방향에 관해 문 대통령과는 생각이 다르다는 걸 공개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총장의 한시를 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가 크다. 국민이 검찰의 대변화를 바라고 있다”며 “그것은 검찰을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국민께 신뢰받는 기관이 되기를 바라는 애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경 수사권 조정,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며 “총장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검·경 수사권을 두곤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로서의 답변을 봤는데 (나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한데 비해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두곤 “검찰 자체만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이고 그중에 검찰도 포함이 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     © SBS 영상 켑쳐


문 총장은 어제 끝난 인사청문회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 분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검경수사권 조정 필요성을 강조한 걸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지난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검찰총장) 후보로서 이야기한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총장이 돼서 이제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추진할 당사자로서 국민 요구와 자신의 생각, 검찰의 생각을 어떻게 조율해 갈 건가가 지금부터 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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