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의 반란...검찰 게시판에 “검찰내부 조직적 은폐의혹 제기”

은폐의혹 피의자 변호인은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오른 김인원 변호사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7/28 [07:12]
검찰청 지휘부에 대한 감찰을 요청해 검찰 조직에 파문을 일으킨 제주지검 A(여,41) 검사가 27일 검찰 내부의 조직적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새로운 의혹과 사건 무마 등 기존에 제기한 의혹을 중심으로 일련의 사건 내용을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올렸다.
  
검사가 소속 검찰청의 지휘부(이석환 제주지검장, 김한수 제주지검 차장검사)를 상대로 감찰을 요구하고, 구체적인 의혹 내용을 검찰 게시판에 공개하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해당 피의자의 변호인은 최근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오른 김인원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으로 피의자가 설립한 회사의 등재이사이며 이석환 제주지검장과 연수원 동기로 드러났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앞서 제주지검 A검사는 지난달 14일 직원이 법원에 접수한 사기 혐의 사건 피의자의 카카오톡, e메일, 휴대전화 문자 송수신 내역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지휘부가 회수해오자 대검에 지휘부 감찰을 요청했다. 

 

검사는 3000만원대 물품거래 피해 사건의 압수수색영장을 차장 전결을 거쳐 법원에 접수했으나 제주지검 차장검사가 A검사에게 얘기하지 않고 “추가 검토가 필요한데 실수로 잘못 접수됐다”며 영장을 법원에서 회수했다. A검사는 이 사실을 다음날 직원의 보고와 영장 접수 전산망을 통해 알게 됐다. 

                                                       

A검사는 27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가 법률가로서 가지고 있는 의문이 있다”며 지휘부를 상대로 5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하 A검사의 글 요약.

 
1. 영장 서류 접수 사실 조직적 은폐
 
‘제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시작한 첫 날 부장님은 누구로부터 어떤 사실관계를 확인하시고 저에게 ’서류는 접수되지 않았고 전산만 접수되었다‘고 말씀하셨는지, 즉 왜 서류가 접수된 사실을 감추려고 하셨는지, 전산 접수된 사실은 어떻게 아셨는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2. 수사 종결 지시  
 
‘카카오톡과 이메일, 휴대전화 메시지 확인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셨을 경우 그것만 제외하고 수사는 절차대로 진행하며 기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간부님은 법원에서 회수된 기록을 24시간 가까이 보시고서 저에게 ’다음날 바로 처리하라‘고 하셨습니다. 왜 추가 자료 수집 등 수사 없이 종결하도록 지시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3. 재배당(직무이전) 지시
 
‘다음날(6월 16일) 11시에 영장 원본 반환 후 2시간 만에 ‘기록을 오늘 처리하거나 부장실로 넘기라’라고 하신 점과 관련한 의문입니다. 검찰청법상 기록 재배당(직무 이전 지시)은 검사장님 결정 사안입니다. 저에게 5시간만에 기록을 처리하지 못할 거면 부장실로 넘기라고 하신 것이 부장님의 독자적인 결정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4. 감찰 사건의 광주고등검찰청 이첩 지시
 
‘대검찰청 특별감찰단은 운영에 관한 지침상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 고등검찰청으로 하여금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총장 후보님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엄정 조치하겠다‘는 말씀이 나올 정도의 사안인데 누가, 왜 경미한 것으로 판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검 감찰본부 관계자는 "광주고검(제주지검 관할)에서 1차 사실관계를 정리했고, 현재 그 자료를 대검이 넘겨 받아 검토하고 있다"며 "사건처리에 대해 지휘부와 평검사의 생각 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휘부가 사건에 대해 '막 이래라 저래라' 해서도 안되는 건데, 그런 시스템의 문제도 있었던 것 같다. 누가 잘못했고 책임을 지워야 할지 등은 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문무일(56ㆍ18기) 검찰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신청한 영장을 회수해오는 일이 평소에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런 사례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이해가 쉽지 않다”며 “엄정히 조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5. 최초 배당 과정에서의 배당원칙 위반
 
‘한 검사가 같은 피의자에 대한 사건을 수사 중일 경우 동일한 피의자에 대한 새로운 사건은 같은 검사에게 배당합니다. 제가 위 피의자에 대한 별건 사기 사건을 2016년 8월 배당받았는데, 10월 송치된 기록은 다른 검사님에게 배당되었습니다. 어떤 경위로 원칙에 반해 나중에 송치된 사건이 다른 검사님에게 배당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해당 피의자의 변호인은 최근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오른 김인원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으로 피의자가 설립한 회사의 등재이사이며 이석환 제주지검장과 연수원 동기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A검사는 “피의자의 변호사님은 제주지방검찰청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분이고, 피의자가 설립한 회사의 등재이사로 등재된 분”이라며 “이럴 경우 검찰은 전관예우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을 더 대외적으로 선명하게 천명하여야 하며 원칙대로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제주지검 측은 “지검장이 영장 재검토를 지시해 기록을 검토하려 했으나 다른 사건과 함께 법원에 이미 접수된 상태였다”며 “해당 피의자는 수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두 차례 청구됐지만 기각된 바 있다. 이번에만 영장 청구를 막을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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