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불쌍하지도 않으냐

수치심도 본능이다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7/09/20 [22:40]
자식들 여럿을 기르다 보면 이런 자식도 저런 자식도 있다. 그중에는 흔히 말하는 싹수가 노란 놈도 있다. 부모는 속이 상한다. 저놈이 자라서 사람 노릇 제대로 할 것인가. 조상들 욕은 먹이지 않을 것인가.
 
야단도 치고 타이르기도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마지막으로 매를 든다. 친구가 자식에게 처음 매를 들었을 때 그는 울었다고 했다. 개도 때리지 않은 친구였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매를 든 것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참담했다. 매를 드는 그때 뿐이었다. 포기했다. 그것도 니 팔자니 니 맘대로 살아봐라. 남경필·장재원·정몽준 생각이 난다.
 
요즘 국민이 걱정한다. 나라 걱정이다. 정치를 걱정한다. 언제는 정치가 제대로 된 적이 있느냐면 할 말이 없지만, 요즘처럼 엉망인 적은 없었다고 한다. 정치인이 정치의 근본인 국민을 저버리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집권이다. 집권해서 자신들의 정치이념을 구현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요즘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국민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분노다. 절망이다. 더 나아가 저주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짓들을 하면서 태연하다. 도대체 머릿속에 국민에 대한 미안함이나 인간으로서의 수치심이나 가졌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 됐다.
 

수치심도 본능이다
 
정치를 어렵게 말하지 말라.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입으로 무슨 소리를 지껄여도 귀착점은 국민의 편안한 삶이다. 거기서 벗어나면 모두가 잡소리다. 이제 국민의 이름으로 물어보자. 국회의원들이 입만 열면 목숨 바쳐 위한다는 국민이 하는 질문이다. 지금 당신들이 국민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 과거는 덮어 두더라도 오늘만 가지고 말해 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을 왜 거부했느냐. 62%가 잘못이라고 했다. 김이수가 호남이고 박지원이 추천하지 않았더라도 잘못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어떻게 할 것이냐. 대법원장 자격이 없다고 하는데 그거 국민이 납득할만한 이유냐.
 
추미애 대표가 ‘땡깡’이라는 적절치 못한 막말을 했다. 그랬기로 그것이 헌재소장과 대법원장 인준을 거부할 이유가 되는가. 국민은 아니라고 한다. 대통령이 애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냐. 사리사욕을 취하는 사람이냐. 그만큼 사정을 했으면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 국민을 위한다는 말이 부끄러울 것이다. 추미애 대표도 말조심해야 한다. 당 대표 쯤 되면 말을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추미애 대표가 사과했다.
 
한국당은 이제 버린 자식이 됐다. 이런 당을 버리지 않으면 국민 될 자격도 없다. 개도 잘못을 하면 꼬리를 사리고 낑낑대며 마루 밑으로 기어든다. 이름만 바꾸면 새 정당이냐. 한국당의 뿌리를 보라. 썩고 썩어 이제는 더 썩을 것조차 없다.
 
요즘 튀어나오는 이명박 정권의 댓글 조작사건과 원세훈의 국정원 비리를 보라. 기껏 하는 게 박근혜 출당인가. 박근혜 팔아서 대통령 되려던 사람이 누군가. 최경환은 패륜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표는 정치 이전에 사람부터 달라져야 한다. 국민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몇 초만 생각하면 안다.
 
이제 국민은 홍준표 대표가 무슨 말을 해도 값을 쳐주지 않는다. 발정제야 젊었을 때 한 실수라 하더라도 이제 제1야당의 대표다. 한국의 언론을 쓰레기통에다 쳐박은 김장겸 같은 인간에게 합법적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이유로 국회를 보이콧 한 작태를 법률가 홍준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 것이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게 어쩌면 트럼프와 그리도 닮았는가. 트럼프를 닮았다고 자랑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지각 있는 사람들은 트럼프를 정신줄 놓은 인간으로 취급한다. 홍 대표의 기분은 어떤가. 좋은가.
 
홍 대표는 미국에 전술핵을 배치해 달라고 떼를 쓰고 안 해 주면 핵 개발을 해야 한다는 억지다. 뭘 알고나 하는 소린가.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면서 전술핵 배치와 핵 개발을 주장하면 제정신인가. 구걸하러 갔다가 한마디로 퉤 자 당했다. 미국에서 한 방 쏘면 두 시간이면 한국에 도달한다. 미국이 미쳤다고 한국에 전술핵 배치하는가.
 

안철수 대표는 입만 열면 ‘새정치’를 말한다. 좋다. 새 정치. 그런데 안 대표의 정치에 새 정치가 어디 있는가. 호남에 가면 ‘호남 홀대론’, 영남에 가면 ‘영남 홀대론’이다. 제주도 가면 ‘제주 홀대론’을 말할 것인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홀대론에 기대고 있으니 대의를 어찌 말한단 말인가.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해야 할 일은 큰 정치를 하는 것이다.
 
추미애 대표의 험한 말을 칭찬하는 국민은 없다. 그래도 거기에 매달리기보다는 통 크게 정치를 해야 한다. 좀스러운 감정은 버리고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 흔쾌하게 찬성을 한다면 안 대표를 국민은 다시 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안 대표가 선택해야 할 새 정치다.
 
김문수를 입에 담는다는 사실조차 더없이 창피하다. 김문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기쁨조라고 했다. 아무리 입이 오물통이라 해도 이런 말은 못 담는다. 한때 노동운동을 한다고 가방에 노동 관련 잡지를 팔러 다녔다. 그때 사무실을 찾은 김문수를 보면서 제대로 정신이 박혔다고 생각했다. 어쩌다가 지금 저 지경이 됐는지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20년이 지난 기억이다.

어느 국민도 죄가 없다
 
아프리카 오지나 중동지역 전쟁 지역 어린이들을 후원하자는 호소가 TV에 나온다. 뼈만 앙상한 아이들이 너무 비참하다. 북한에도 그런 아이들이 있다. 5세 이하 북한 어린이의 사망률이 한국보다 8배가 높다고 한다. 정부는 북한의 영유아 임산부 노약자 등 취약계층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어린이 노인들은 핵실험과 상관없이 인도적으로 도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남북대화 증진에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과하지욕(跨下之辱)’이라는 고사가 있다. 천하 명장 한신이 깡패의 가랑이 밑을 기어간 것에서 유래된 고사다.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서 한신의 고사를 생각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정당의 이해는 서로 갈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다는 의미에서는 모두 같을 것이다. 지금 국민은 여야를 막론하고 싸움에 진저리를 친다. 더는 견디기도 힘들다. 국민이 매를 드는 때를 기다리는가. 그러지 말라. 매를 들기 전에 정신 차려야 한다. 국민이 불쌍하지 않으냐.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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