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홍준표 공격 안 하는 이유는?

이명박이 위기에 몰리자 그 아바타 세력들과 '연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9/21 [19:27]

 

지난 대선 TV토론 때 안철수 후보는 홍준표 후보의 사퇴를 말하며 얼굴도 보지 않겠다고 해 화제가 되었다.

 

당시에는 보수표를 가져와야 승리가 가능하므로 가능한 한 홍준표 후보를 공격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결과는 그 반대로 나타났다. 안철수는 자신의 하수로 여겼던 홍준표에게도 져 결국 3위를 했다. 보수, 진보 양쪽 모두 잡으려다가 양쪽 모두 잃은 것이다. 안철수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그 애매모호한 정체성 때문이었다. 이것은 국민당이 발간한 '대선백서'에도 잘 나타나 있다.

 

그랬던 안철수가 당 대표가 된 후 태도가 달라졌다. 안철수는 주 타겟을 홍준표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었다. 당 대표 수락 연설 때 안철수는 "문재인 정부와 싸우겠다."는 말을 11번이나 했다. 여기서부터 안철수의 정치적 행로가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적폐들과 싸우라는데 안철수는 국민 80%가 지지하는 문재인 정부와 싸워 선명한 야당이 되겠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의 말마따나 안철수는 국정감사 때 자한당(당시 새누리당) 과 박근혜 정부를 공격한 적이 별로 없다. 안철수 입에서 이명박근혜 정부 비판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블랙리스트가 그렇게 문제가 되어도 안철수는 문화 정책만 가지고 말했다. 딴에는 차별화한답시고 한 것이겠지만, 거기에 바로 안철수의 한계가 노정되어 있었다. 안철수는 왜 이명박근혜 정부에 너그러운 것일까?

 

 

주지하다시피 안철수는 친노패권주의 타도 운운하며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곧바로 터져나온 리베이트 의혹, 공천헌금 의혹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대선에서도 패배해 3위를 했다. 그것도 모자라 녹취록을 조작해 대선판을 뒤엎으려다 측근들이 구속되기도 했다. 당 지지율이 폭락하자 안철수는 자신만이 국민당을 구할 수 있다며 당 대표에 출마해 겨우 당선됐다. 

 

당 대표가 된 안철수는 모든 포커스를 적폐청산에 두지 않고 문재인 타도에 두었다. 우연인지 그 전에 국정원 문건이 공개되기 시작했고 이명박 세력들이 하나, 둘 검찰에 소환되고 있었다. 원세훈은 구속되었고 그 밑 부하들까지 줄줄이 소환되었다. 이명박까지 위기에 몰리자 그 아바타 세력들이 연대 운운하며 뭉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안철수도 놓여 있다.   이때부터 안철수가 대선 토론 때 말한 "제가 엠비아바탑니까?" 하는 말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

 

 

다시 안철수, 홍준표로 돌아가 보자. 두 사람은 제2,3당 야당 대표로서 서로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인가. 국정농단 세력이 아닌가. 석고대죄하고 당을 해체해도 모자랄 자유한국당 대표와 선명한 야당을 표방한 안철수는 사실상 대척점에 서야 맞다. 하지만 안철수는 자한당과 홍준표에 대한 공격은 일절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비판에만 올인했다. 그 결과 국민당 지지율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4~7%로 정체되어 있다.

 

그렇다면 안철수는 왜 구 새누리세력에 너그러운 것일까? 결론을 미리 말하면 차기 대선 때문이다. 안철수는 국민당만 가지곤 집권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대선에서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어떻게 하든지 중도를 통합하고 나아가 보수까지 아우리는 후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바른당과의 연대다. 실제로 김무성과 안철수 사이에 여러 말이 오간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보수 통합을 노리는 자유한국당이 국민당과 바른당의 연대를 그냥 두고 보겠는가? 우연인지 이혜훈 비리 사건, 남경필 아들 마약 사건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이 두 사건은 바른당이 추구하는 자강론에 쐐기를 박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 두 사건은 자강론이 더 뭉치는 결과로 귀결되어 오히려 보수통합이 더 어려워지게 될지도 모른다. 유승민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다시 자한당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자한당으로 간 순간 유승민의 정치생명은 끝난다.

 

홍준표의 생각은 바른당을 흡수해 보수를 통합하고 그것도 모자라면 국민당과 연대 내지 통합을 모색해 차기 대선 때 후보를 단일화하려 할 것이다. 이때 대선 후보로 안철수를 밀고 자신은 총리를 노릴 수 있다. 정치는 생물 같아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안철수가 이명박근혜 정부 공격에 인색한 이유도 이런 포석이 전제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 프로젝트는 2000만 촛불민심에 의해 또 다시 좌절되고 말 것이다. 그 바로미터가 내년 지방선거다. 2000만 촛불민심은 국정농단 세력의 부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가 국정농단 적폐 세력들보다 문재인 정부를 더 공격하는 것은 안철수 개인의 감정, 즉 '문재인 콤플렉스'에서 기인한 것인지 모른다. 자신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안철수의 뇌와 심장에는 오직 문재인 타도만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측근인 이유미와 이준서가 구속된 것도 감정 폭발의 한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가 대의보다 소의, 말과 행동이 다른 표리부동,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애매모호한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 그의 대권 꿈은 그야말로 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작은 것에 얽매이며 초딩처럼 불평불만이나 늘어놓고, 적의가 그대로 드러난 언어와 표정을 유지한다면 안철수는 만년 3위 대선 후보가 될 것이다. 대통령은 몽니나 질투가 아니라 민심이 만든다. 민심을 얻지 못한 정치가는 존재가치가 없다. 안철수가 성찰해야 할 말이다.

 

출처: coma의 <정치와 문학>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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