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차명계좌 4조4천억 과징금·세금도 안내고 다 빼갔다

2008년 누락된 세금을 내겠다고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했지만, 세금은 내지 않고 돈만 찾아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10/17 [01:58]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에서 확인된 차명계좌에서 4조4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삼성은 특검에서 밝혀진 차명계좌를 실명계좌로 전환하고 누락된 세금을 내겠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세금은 내지 않고 돈만 찾아가면서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회장이 차명자산을 빼가도록 길을 열어준 금융 당국의 적극적 '방조' 때문이다.  

 

금융실명제법은 자산의 차명 보유를 금지한다. 차명 자산이 드러나면 과징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 회장은 과징금을 내지 않았다.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이 회장이 내야할 세금과 과징금은 수조 원 규모다. 정부는 수조 원대 세입 손실을 입었다.  

 

4조4000억 원대 차명 자산, 실명 전환 없이 인출 


15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2008년 조준웅 특검시 차명계좌 실명전환 실태자료’를 보면 삼성 특검에서 확인된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대부분 실명으로 전환되지 않고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이 차명 보유하던 64건의 은행계좌 중 실명으로 전환된 것은 1건에 그쳐, 전환율은 1.9%에 불과했다. 나머지 63개 계좌는 모두 계약해지 혹은 만기해지 됐다. 957개 증권계좌는 단 한 건도 실명 전환되지 않은 채 모두 전액 출금됐다. 646개는 계좌가 폐쇄됐고 현재 311개 계좌는 잔고가 없거나, 고객 예탁금 이용료 등만 남아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이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관리하며, 정·관·법조·언론계에 뇌물을 준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 규모를 10조 원대로 추산했었다. 이를 수사하기로 한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삼성이 차명으로 보유한 자산 약 4조5000억 원을 찾아냈다.

 

조 특검은 이를 회삿돈을 횡령한 게 아닌 상속 자산으로 규정해서 논란이 일었다. 특검 수사가 끝난 2008년 4월, 이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차명 자산의 실명 전환, 미납 세금 납부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당시 밝혀진 차명 자산의 거의 전부인 4조4000억 원이 실명 전환되지 않았다. 이 회장이 돈을 빼갔다. 낸다던 세금도 내지 않았다.  

금융위, 수상한 유권 해석…자체 발간 <금융실명제 종합편람>에도 어긋나

 

당시 금융위원회는 이 회장 측이 차명으로 관리한 계좌에 대해 "금융실명제에 따른 실명전환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이를 근거로, 이 회장은 기존 차명 계좌를 해지한 뒤 찾은 돈을 자기 계좌에 넣었다. 이는 '명의 변경'이며, 금융실명제법에 따른 '실명 전환'과는 다르다. 

금융위원회 측 해석의 근거는 1997년 4월 선고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판례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인용한 대목은 이 사건에서 다수 쪽 대법관 2명의 보충 의견이었다. 보충 의견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그런데 금융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유권해석을 한 것이다. 

게다가 이듬해인 1998년 8월 21일에는 "차명계좌는 당연히 실명전환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심지어 이 판결문은 금융위원회가 2008년에 발간한 <금융실명제 종합편람>에도 실려 있다. 요컨대 금융위원회는 "차명계좌는 당연히 실명전환 대상"이라는 판례를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시기적으로 앞선 판례에서 보충 의견을 찾아내 인용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였던 당시,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전광우 연세대학교 석좌교수다. 

박용진 "수조 원대 세금 및 과징금, 추징할 수 있다" 

박용진 의원은 "결국 삼성은 대국민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고 금융위원회는 이건희 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징수하지 못한 과징금과 이자 및 배당소득세를 추징해 경제정의와 공평과세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용진 의원은 "수십 년간 차명계좌를 유지해 이자 및 배당소득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우에 따라 과징금과 소득세를 수조 원까지 추징할 수 있다"면서 "아직 10년 시효가 살아있는 만큼 금융위원회도 금융적폐를 청산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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