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 특별 세무조사 ”본청에서 찍어 특별조사 후 서울청에 넘겼다”

전 국세청 간부 "한승희 현 국세청장이 당시 과장이던 국제조사과 개입" 폭로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11/21 [21:25]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으로 이어진 지난 2008년 국세청의 박연차 태광실업 특별 세무조사가 중립성과 공정성을 위배한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었다고 국세청 개혁FT가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한승희 현 국세청장이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됨에 따라 조사 시기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으로 이어진 박연차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 당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한승희 국세청장

 

2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2008년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의 지시로 시작된 태광실업 세무조사는 본청 조사국 국제조사과에서 태광실업을 찍어 비밀리에 심리분석(특별조사)을 한 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넘겨 진행된 것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본청 조사국이 사전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당시 국제조사과 과장은 한승희 현 국세청장(57)이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국세청의 전직 고위간부 ㄱ씨는 20일 경향신문과 만나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는 국세청 본청 조사국 국제조사과에서 선정해 특별조사한 후 서울청 조사4국에 던져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승희 현 국세청장이 과장으로 있던 국제조사과 역할에 대한 조사 없이 ‘정치적 세무조사’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다”며 “당시 국제조사과에는 6명의 계장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ㄱ씨의 발언은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본청 국제조사과가 사전 특별조사한 것을 새롭게 제기하고, 한승희 청장이 실무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고 지목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태광실업 세무조사는 2008년 7월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기획하고 그의 핵심 측근인 조흥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이 실행에 옮긴 것으로만 알려져 왔다.

 

ㄱ씨는 “서울청 조사4국은 행동대 역할만 한 것이고 내사는 본청 조사국에서 담당한다”며 “태광실업 세무조사도 본청 조사국에서 이미 조사와 분석을 마치고 일선 청에 내려보낸 것”이라고 했다.

 

안원구 전 대구국세청장도 “한 청장이 2008년 6월 과장을 하고 있을 때 국제조사과에서 45명의 국외 탈세 정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태광실업 계좌가 홍콩에 있다는 걸 알고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ㄱ씨와 안 전 청장에 따르면 한승희 청장은 태광실업을 찍어 심층조사가 진행될 때 국제조사과장을, 2008년 7월 서울국세청에서 공식조사에 착수할 때는 일선 청의 세무조사를 지휘하는 조사기획과장이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정치적 배경과 직권남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한승희 국세청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19명의 민관 위원(국세청 내부위원 9명 포함)으로 구성된 국세청 국세행정개혁 태스크포스(TF)는 이날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대해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TF는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이 교차조사(납세지 관할이 아닌 다른 조사관서에서 조사하는 것)한 사유가 명확하지 않고 조사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됐다”며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교차조사를 신청하고 승인됐으며 중복조사가 실시됐고, 특정인의 과도한 개별조사 관여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권을 남용해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위해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한상률 전 청장과 한승희 현 청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홍승욱 부장검사는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고발장이 접수돼 조사 방법이나 시기를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승희 청장은 대변인을 통해 “국제조사과에서 태광실업을 포함해 역외 세무조사를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본청 조사국은 개별 기업을 조사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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