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시진핑, 사드갈등 '봉인'으로..관계복원 청신호

'굳건해진 양 정상간 신뢰…한반도 '4대 원칙' 합의…"한반도 전쟁 용납안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12/15 [10:10]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35분간 확대 및 소규모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관계를 조속히 회복·발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양국 관계발전의 걸림돌이었던 사드 문제가 정상회담 테이블에 또다시 올라왔지만, 시 주석의 발언 수위가 이전보단 낮아져 '사드 갈등'이 확실한 봉인 수순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는 데 있어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양 정상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Δ한반도 전쟁 용납 불가 Δ비핵화 원칙 Δ평화적 해결 Δ남북관계 개선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 합의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안보리 관련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포함해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과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사드갈등 '봉합' 아닌 '봉인'으로 성큼

 

문 대통령과 시 주석간 세 번째 정상회담에선 양국간 갈등 현안인 사드 문제에 있어 이전 두 회담보단 진전된 대화가 오갔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의 사드 관련 발언은 확실히 톤다운 됐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 청와대 페이스북


시 주석은 지난 7월6일 독일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계기에 가진 베를린 회담에선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 11월11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베트남 다낭에서 가진 회담에선 '역사적 책임'까지 거론하며 사드 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번 베이징 회담에선 중국측 입장을 재천명하면서도 "한국 측이 이를 계속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지난 10월31일 양국간 사드 관련 협의 이후 논란이 되고 있는 3불(사드 추가배치·미 MD체계 편입·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불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는 시 주석이 사드 문제를 이슈화시켜 양국간 갈등을 부각시키기보단 수위를 조절하면서 사드 문제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10·31 이후 상황을 평가하며 "최고의 모멘텀"이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양국간 일시적 어려움도 오히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기회가 됐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사드문제를 다시 이슈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공동인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관계개선의 모멘텀이 마련됐기 때문에 사드 문제에 대해선 양국이 지난 10월31일 합의한 정신대로 잘 관리해 나가는 것에 상호간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드 문제가 '어설픈' 봉인에서 '확실한' 봉인의 수순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제는 터닝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굳건해진 양 정상간 신뢰…교류·협력 확대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 7개월 동안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진 만큼 양 정상간 우의와 신뢰는 더욱 돈독해졌다는 평가다. 이는 사드 문제의 출구를 찾아가고 있는 데다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는 데 중대한 기반이 되고 있다.

 

이날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5차례의 중국 방문 경험 소개는 물론 전날(13일)이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었단 점을 거론하며 진정성 있게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금까지의 만남을 통해 시 주석의 말과 행동에서 매우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시 주석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에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끝까지 경청하며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이는 등 예우를 갖췄다. 특히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이 노영민 주중대사를 공항 영접대신 난징 행사장에 참석하도록 지시한 것을 거론, "중국은 어제가 난징대학살을 추모하는 기념일이었는데 그 행사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주중 한국대사를 참석시켜 준 데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자와 다자외교 계기는 물론 전화 통화와 서신 교환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해 정상 간 '핫라인'을 가동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런 신뢰 구축의 맥락에서 이뤄졌다.

 

 

양 정산간 신뢰는 양국간 협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양국의 협력분야를 '경제'에서 '정치·안보'로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수교 25년을 맞은 한중 관계를 새로운 25년을 위한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양 정상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읽힌다.

 

양 정상은 경제·통상·사회·문화·인적 교류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오던 양국 간 협력을 정치·외교·안보·정당 간 협력 등 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이를 위해 정상 차원은 물론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런 차원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안정과 번영을 위해 "한중 양국과 함께 관련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미중, 한중일 등 다양한 형태의 3자 협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 정상은 양국간 실질적이고 상호호혜적인 교류·협력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Δ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개시 선언 Δ미세먼지 공동 저감 Δ암 관련 의료협력 등 환경·보건 협력 Δ교육·과학 협력 Δ신재생에너지 협력 Δ지방 정부 간 협력 증진 Δ빅데이터·인공지능·5G·드론·전기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공동 대비 위한 미래지향적 협력사업 추진 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평창올림픽 참석 초청에 "이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며 만약 참석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반드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 /  청와대 페이스북

 

북핵 문제 관련 한반도 '4대 원칙' 합의…"한반도 전쟁 용납안돼"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 4대 원칙은 Δ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Δ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Δ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Δ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 양국 정상이 밝혀왔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정상간 합의 사항으로 발표되면서 더욱 큰 의미가 부여됐다는 평가다.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표현은 시 주석이 회담에서 직접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져 북핵 문제에 대한 군사적 옵션 실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남북 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데 이어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 및 동북아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다만, 세 번째 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큰 틀의 원칙만 합의하고, 구체적 방안에 대한 공통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이번 회담에선 문 대통령의 ‘핵동결 대화 입구-핵폐기 출구’라는 단계적 접근법이나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이라는 시 주석의 '쌍중단'(雙中斷)론은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이 양국 관계의 '완전 복원'에 무게를 두고 가급적 이견을 보이는 요인들은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포함해 대북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과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는 원론적인 수준의 공감대 형성에 그쳤다.

 

당초 문 대통령이 대북 원유수출 중단 등 중국에 더욱 적극적 역할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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