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 국정원 정치개입 문건 靑반납 은폐 관련자 조사

2011년 디도스 수사 때 특검이 확보하고도 수사에 활용 않고 박근혜 청와대에 반납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12/26 [09:11]

검찰이 이명박 정권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정황이 담긴 문건을 수사하지 않고 수년간 보관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로 그냥 넘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 관련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취임 뒤 대검에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     © 연합뉴스

 

2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대검찰청 특별감찰단은 과거 검찰이 국정원 정치개입 정황 문건을 수사하지 않고 청와대에 돌려보낸 의혹과 관련해 문건 전달에 관여한 검사와 수사관 등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안은 보궐선거가 치러진 2011년 10월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수사한 박태석 디도스 의혹 사건 특별검사팀이 이명박 국정원의 청와대 보고 문건 715건을 발견해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이를 확보하고도 수사에 활용하지 않고 2012년에 그대로 청와대에 반납했다는 것이다.

 

해당 문건은 청와대 정무수석실 김모 전 행정관의 자택에서 압수한 것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장악' 보고서 등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암시하는 내용이 대거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은 2011년 6월∼12월 작성됐다.

 

하지만 검찰은 김 행정관만 대통령기록물 유출 혐의로 약식기소하고 당시 진행 중이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 재판에는 활용하지 않았다. 당시 수사라인은 “중요하지 않은 자료로 봤다”고 해명했지만 문건 확보를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대검의 감찰 결과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문건을 반환했다. 2014년 5월 14일에 702건을 청와대로 보냈다. 대검 관계자는 2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증거과 직원이 압수물 처분규정(형사소송법 제133조 등)에 따라 문건을 반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반환을 누가 지시했는지를 확인 중이다. 당시 법무부·검찰 지휘라인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 김진태 검찰총장,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 문건들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보관되다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됐다.

 

나머지 13건은 김 전 행정관 수사 기록에 첨부돼 있었다. 2015년 ‘정윤회 문건 유출사건’ 재판 담당 검사가 기록 검토 과정에서 이를 발견했고,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같은 해 12월 16일 대통령기록관으로 옮겨졌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문건 내용만 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검찰이 왜 이것을 대통령기록관으로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민이 더 커졌다. 사건이 감찰 범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로 보는 게 맞는지, 그 결정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선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관련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감찰에 그치지 않고 수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생산된 문건 등을 말한다. 대통령을 보좌·자문하는 기관에서 만든 기록물도 생산기관 및 대통령기록관의 판단에 따라 지정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715건의 문건은 단순 정보 보고가 아니라 당시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사찰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국정원장을 지낸 김만복 전 원장은 “사찰정보 등이 일사천리로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도 “대통령기록물에 포함시키는 식으로 사찰 보고서를 은폐했을 수 있다”며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가능성을 거론했다.

 

715건의 문건 내용은 '대통령기록관에 있는 715건의 문건(보고서 제목 기준) 안에는 ‘우상호, 좌익진영의 대선 겨냥 물밑 움직임에 촉각’ ‘손학규 대표, 서울시장 후보로 외부 인물 영입에 주력’ ‘손학규 대표 측 안철수 출마 상정 대응책 마련에 분주’ ‘민주당, 조선일보의 박원순 죽이기 기획취재설에 촉각’ ‘2040세대의 대정부 불만요인 진단 및 고려사항’ ‘SNS의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 등의 보고서가 포함돼 있다.

 

715개 문건의 이동 경로

「 ● 2011.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발생 ● 2012.3.26 디도스 특별검사(박태석)팀 출범 ● 2012.4.16 특검팀,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집에서 국정원·청와대 문건 715건 압수 ● 2012.6.21 특검팀, 김 전 행정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기소. 문건들은 검찰에 이첩 ● 2014.5.14 검찰, 702개 문건 청와대에 반납 ● 2015.12.16 검찰, 13개 문건 대통령기록관으로 보내 ● 2017.10.27~ 문무일 검찰총장, 문건 반납사건에 대해 대검 감찰 지시. 대검 감찰 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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