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통합' 추진 안철수, 당내 반대파 179명 무더기 중징계

'적폐연대 1차 통합' 밀어부치려 반대파 대규모 '숙청'... 국민의당 분당 기정사실화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1/29 [18:25]

유승민의 바른정당과 통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안철수가, 통합에 반대하며 '민주평화당'(민평당) 창당을 추진하는 당원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를 28일 강행했다.

안철수와 친안 세력으로 구성된 국민의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당무위원회의를 열고 반대파 의원 등 당원 179명의 당원권을 2년간 정지하는 내용의 비상징계안을 의결했다.

징계 대상에는 천정배, 박지원, 정동영, 조배숙, 유성엽, 장병완, 김광수, 김경진, 김종회, 박주현, 윤영일, 이상돈, 이용주, 장정숙, 정인화, 최경환(선수·가나다 순) 등 민주평화당 창당에 참여해온 국민의당 국회의원 16명이 포함됐다.

천정배, 박지원, 정동영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은 물론, 전당대회 의장으로서 안철수의 통합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혀온 이상돈 의원과 부의장인 윤영일 의원도 징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부의장 2명 중 나머지 한 명인 이용호 의원은 징계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박준영 의원은 민평당 발기인임에도 이미 당원권 정지 상태여서 제외됐다.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들은 현재 맡고 있는 원내 당직을 자동 상실하며, 의원총회 의사결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없다. 징계 기간 중 탈당하면 5년 동안 복당이 불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

 

통합에 열 올리고 있는 유승민과 안철수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철수는 당무위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징계대상은 신당 창당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뿐만 아니라, 그동안 당내에 여러 가지 형태로 해당(害黨) 활동을 했던 분들까지 다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방법으로 (바른정당과의 합당 의결을 위한) 전대 자체를 방해하려는 공작이 계속되고 있다"며 "당직을 맡은 분들조차 신당 창당에 나서는 것은 정당 파괴행위로,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평당 발기인대회에 참여한 권노갑, 정대철, 이훈평 등 동교동계 중심의 고문단 16명은 징계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저희가 어른으로 모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탈당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징계 대상자의 선정에 원칙보다는 정략적 고려가 우선시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민평당 발기인뿐만 아니라 발기인이 아니지만 통합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를 당한 경우도 있는 가운데, 똑같은 '정당 파괴행위'를 했음에도 원로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징계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통합을 밀어부치고 있는 세력 일각에서, 신당 창당추진위원회 중책을 맡은 한 중진 국회의원의 지역구에서 대표당원 당비 집단대납의혹이 불거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측은 당비 대납 의혹이 민평당 창준위 대표를 맡은 조배숙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익산시에서 불거졌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대 방해 목적의 조직적 당비대납이라면 묵과할 수 없는 당무집행 방해 행위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언론과의 접촉에서 아직 의혹에 불과한 일부 지역구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인양 거론하는 것은 '물타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안철수-유승민 통합은 '신 3당 야합'으로 불리는 '자바국(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의 1단계로 여겨진다. 이러한 '적폐 연대 통합'을 밀어부치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처리하다가 반대파를 '숙청'한 데까지 온 것에 대해, '새정치'따위의 구호를 실천하기는커녕 기본적인 원칙과 명분조차 버렸다는 냉소적 시각이 가득하다.

 

이날 안철수의 대규모 '숙청'으로 국민의당은 두 개로 갈라질 것이 확실시된다. 국민의당이 친안파와 민주평화당으로 나뉘고 안철수-유승민 통합이 이뤄지면 새로운 5당 체제가 만들어지지만, 결과적으로 20대 국회 출범 당시의 5당 체제에 비해 중간 세력이 약해지고 극우파인 자유한국당이 강해진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되어, 통합 세력은 향후 '역사 퇴행'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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