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안정의 기본, ‘교육·주거·의료’에 대한 철저한 ‘공개념제도’ 실행

국민교육의 ‘보편성·공공성·평등성’, 토지·주택의 ‘누진중과세’, 의료의 ‘비영리강화’를 실현해야 한다.

권혁시 칼럼 | 입력 : 2018/02/21 [23:18]

평화올림픽’이기를 간절히 바랐던 온 국민의 기원에 부응하듯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을 슬로건삼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난 9일,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라는 주제로 열린 개회식을 훌륭히 잘 마무리하였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11년 만에 이루어진 남북한 선수들의 공동입장은 화해의 메시지가 되었고 남북이 화합된 모습을 만방에 과시하였다. 북한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치기도 하여 이념은 다르지만 남북의 한겨레가 서로의 함께한다는 의지를 유감없이 표출하였다. 


그런 가운데 긴장이 고조되었던 남북관계가 ‘평화올림픽’을 통하여 화해국면으로의 극적인 전환을 이루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었고, 전 세계인의 대축제인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도 대단히 크다. 그래서 대다수 국민은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적폐청산’을 실행하고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한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고용불안, 소득불평등을 비롯한 ‘민생경제’를 크게 걱정하는 한편, 민생안정을 간절히 바라는 게 ‘설’ 민심이었다는 게 세간의 중론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동계올림픽과 설을 전후하여 이런 우려를 무색케 하는 기득권자들의 밑도 끝도 없는 탐욕과 이기적인 행태가 사회적 약자, 서민대중의 심기를 어지럽힌다. 더구나 교육, 주택을 위시하여 의료 문제는 도저히 묵과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민생의 기본이며 ‘3요소’인 까닭에 이를 거론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일부 수구언론들은 국토부가 서울 강남일원의 부동산(주택)을 억누르고, 반대로 교육부는 강남지역(8학군)을 치솟게 하는 정부의 정책 혼선을 지적하였다. 요는 교육여건을 중심으로 공공시설, 문화공간 등, 생활환경의 수준이 주택가격을 결정짓는 요소이므로 정부의 주택(아파트)에 대한 투기억제 정책은 이러한 요인을 간과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아울러 특수목적 고등학교(특목고, 자사고외고국제고)를 고교평준화 저해요인으로 지목하는 교육정책이 강남소재 학교들에 대한 선호도를 더 높여서 오히려 주택가격의 상승요인을 키웠다는 논조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문제의 근원을 제대로 인식치 못한 편견의 소치다. 어느 특정지역의 공공인프라, 문화·교육시설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하여 주택시세가 높게 형성됐다면, 필시 ‘지역균형발전’의 문제일 것이므로 이를 시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교육적으로 강남8학군이 각광 받으며 부상한 결정적 원인은 교육적폐의 핵심인 ‘사교육’의 위력(?)이다. 요는 강남개발에 따라 부유층이 대거 진입하였고, 이들을 노린 사설학원이 발흥하면서 일찍이 사교육의 온상이 된 사실을 유념하여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더욱 실망스럽기는, 대단히 진보적 성향의 인사로 생각했던 어느 지식인(대학교수)마저 ‘대학간판’이 유일한(경쟁력인)데, 무조건적인 선행학습, 조기영어교육의 금지는 문제라는 견해를 피력한 사실이다. 이토록 교육에 관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은 너무도 넓게, 그리고 깊게 뿌리박혀 있다. 교육에 대한 포커스를 오로지 학벌(패권)주의로 향한 대학진학(입시)에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민생안정의 기본인 ‘교육·주택·의료’(민생 3요소)를 단순히 피상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으니 아이러니하기도 하거니와,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예컨대 앞서 말했듯이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시세는 교육여건(학군)이 중요한 요소이고, 의료의 상업주의 또한 의과대학이 고득점 수험생, 곧 수재·영재들을 독점하는 현상을 고착화시켰다. 이는 ‘부자의사’를 당연시하고 일반화하는 교육의 보편성(보편적 가치, universal value)·공공성(공개념, public justice)·평등성(기회평등, equality of opportunity)을 결여한 철학부재의 ‘교육정책’이 빚어낸 자화상인 것이다.

 

국민교육의 ‘보편적 가치’(보편성)와 ‘공개념’(공공성)실현, ‘기회평등’(평등성) 강화

 

교육이야말로 ‘국가백년대계’라는 불변의 진리(상식)를 누구도 부인치 않을 것이다. 교육열이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국민은 더 말할 나위 없지 않겠는가. 그 백년대계의 중핵은 나라의 질서와 기강을 바로세우는 ‘인성함양’과 아울러 나라를 이끌어나갈 백만의 ‘인재양성’이어야 한다. 그러자면 ‘개천에서(도) 용이 나야한다’ 가난한 집안의 청소년, 특히 영재들의 ‘청운지지’(靑雲之志, 학덕이 높은 어진 사람이 되거나 입신출세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부의 불평등, 양극화가 ‘교육차별’의 장벽을 높게 쌓으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영재교육’(서울과학고, 한국과학영재학교)인데, 그것이 교육 불평등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으니 심히 개탄스럽다. 이른바 영재학교(고등학교)는 3년의 교육과정을 속성(1년간)으로 이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한다(말로는 중학교 과정 심화문제를 출제한다고 홍보한다). 그러니 일찌감치 (공교육 붕괴의 주범) ‘선행학습’에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늦어도 초등학교 저학년을 벗어나는 시점(3·4학년)부터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강남의 학원으로 직행한다. 그래서 새벽 2시까지 하루에 자그마치 8시간 이상 학원수업에 매달려야 하고 기출문제, 예상문제들을 빠짐없이 암기해야 한다(그러다보니 학교에서는 수면보충 수업을 할 수밖에 없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리고 학원 수강료만 한 달에 삼사백만 원, 이런 고비용의 학습은 부자가 아니면 엄두도 낼 수 없다.


더욱 놀랍고도 어이없는 것은 영재교육의 핵심인 ‘창의적 학습’과는 거리가 한참 먼 고루하고 우매하기 이를 데 없는 순암기식의 구태의연한 입시교육과 선발방식이 여전히 고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영재학교 입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수가 1만2천여 명인데 비해 입학정원은 8백 명 정도로 턱없이 적어서 극히 제한적이다. 백만 인재양성은커녕 그야말로 교육 양극화의 극치를 이루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재학생 절대다수가 부유층의 자녀인데도 1인당 연3천만 원의 국비지원을 받는데다가 고교 3년간 입시지옥을 거치지 않고 수시로 서울대, 카이스트 입학이나 해외유학을 할 수 있어 대학입시에 따른 비용(학비) 부담도 거의 없다. 그렇게 부자들에 대한 특혜도 문제가 크지만, 그런 특혜가 무색하게 교육과정 편성을 수학, 과학에 치중하여 지식정보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치 못하는 유명무실한 영재교육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 더 크고 심각한 문제는 교육의 이러한 모든 파행과 폐단들이 어느 한 부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영재학교를 정점으로 특목고에서 일반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로 파급되어 국가·사회 전체로 일반화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실태를 개관하였는바, 정부는 앞서 강조한 국민교육의 ‘보편적 가치’(보편성)와 ‘공개념’(공공성)을 실현하는 ‘기회평등’(평등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여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수립, 시행하기 바란다(선진국, 특히 독일의 교육방식을 벤치마킹, 원용하면 좋겠다. 2017년 12월 8일자 칼럼 ‘대기업들, 사회적 책임으로써 ‘직업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참조).

 

건강보험의 재정안정, 의료비영리 강화 및 과잉진료·비급여진료·진료비부당청구 근절

 

언제인가 상세하게 밝혔듯이 공적 의료보험(건강보험) 이상으로 국민들의 사보험 비용(보험료) 부담이 과중한 실정이다. 그러한 이유는 건강보험의 진료비 혜택(보장성)이 충분치 못한 때문이다. 그런데도 며칠 전, 20조 이상의 누적 수지흑자였던 건강보험 재정이 금년에는 1조3천억 원의 적자전환이 예상된다는 공식 발표가 있었다. 


그래서 수년 후에는 보험재정이 고갈되어 보험료율의 인상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직장가입자의 실재 보험료는 임금인상분 적용으로 매년 인상된다. 하여, 되풀이해서 말하거니와) ‘의료보험통합’ 전인 23년 동안은 줄곧 1.5퍼센트(현행 적용기준 환산치)를 유지하던 보험료율을 그 후 17년간  6.24퍼센트까지 인상하여 416퍼센트 포인트(임금인상분 제외), 무려 네 배가 넘게 올리고도 또다시 적자 타령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울화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건강보험은 ‘단기소멸성’ 사회보험(social insurance)이므로 보험료부과 최소원칙의 엄격한준수와 동시에 1년 치 진료비(보험급여비) 지출에 상당한 (준비금)적립금을 보유해야 한다(수지적자를 만회한 이후 현재까지의 누적 적립금 20조는 65%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적정 적립금은커녕 ‘보험재정 안전성’을 확립치 못하여 재정불안이 반복, 지속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문재인 케어’를 탓하며, 건강보험 혜택을 늘려서 보험급여비(진료비지출)가 급증하였기 때문이라는 어설픈 핑계를 댄다. 


그러나 ‘문재인 케어’는 시행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그 핵심은 1차 진료로 국민 99.9퍼센트의 건강을 지키고 과잉진료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진료비지출이 크게 줄어들어 보장성강화(보험급여확대)로 인한 재정지출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런데도 수지적자를 시현하고, 그에 따라 보험료인상이 예견된다면, 분명히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떻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건강보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해도 한 푼도 돌려주지 않는, 그래서 ‘소득재분배’의 효과도 극히 미미한 혈세보다 더한 건강보험료의 부과 최소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만 하는 것이다. 부연하는 바, 지속적으로 건강보험재정이 악화(적자반복)되고 그로 인한 보험료 인상으로 국민(보험가입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직설컨대, 건강보험의 재정악화와 보험료인상의 근본원인은 보험자(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지출’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관리의 부재와, 의료민영화를 획책하며 ‘비영리’인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진료기관(병원)의 상업주의적 행태이며, 이는 서로 상관관계에 있는 것이다. 그럴진대 정부당국과 건강보험공단은 진료기관(병원)의 과잉진료, 비급여진료, 진료비부당청구를 근절하는 데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이와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실태와 세부적인 방책은 이미 제시한바 있다. 2016년 6월 26일자 칼럼 “건강보험을 살려야 ‘국민건강권’이 지켜진다!”참조)

 

서민 주거안정, 주택·토지의 강력한 공개념(제도) 적용실시

 

 

‘불법으로 부동산 넘겨 기득권 대물림하는 사회’(2월 13일자 동아일보 사설) ㅡ 국세청이 작년 8월 이후 서울의 강남일원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 대해 4회에 걸쳐 집중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신문 사설의 제목대로) 부동산을 증여하면서 탈세한 공무원, 대기업 임원, 대형로펌 변호사, 병원장, 기업대표 등등, 많은 부를 축적했을 기득권자 633명의 탈세를 대거 적발하였다(2월 12일 발표). 이로써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익부빈익빈 현상, 그로 인한 극심한 부의 불평등, ‘1대 99의 양극화’를 다시금 절감치 않을 수 없다.


공개된 사례를 보면, 어떤 사람은 신고하지 않고 아들에게 현금을 건네주어 상가건물을 구입하게 하였고, 사업소득을 축소 신고하여 소득세마저 탈루하였다. 아파트 매입자금을 숙부로부터 차입한 것처럼 가장하여 탈세를 한 경우도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의 재산을 합법적으로 증여할 수 있는데도 탈세를 목적으로 편법을 쓴 것이 문제다. 자식에게 대한 이런 식의 증여는 상속세조차 탈루하려는 저의가 짙어서 더욱더 가증스럽지 않은가. 


전문가의 견해로는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데도 자식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것은 탈세를 하지 않는 한 유산상속보다 불리하기 때문에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상속을 하는 경우에도 부동산은 현금 유산보다는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지만, 보다 안정적인 부의 세습방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금자산은 소비를 유발하므로 재산을 온전하게 본존, 관리하기가 용이치 않을 뿐만 아니라, ‘소비성향’이 유산이 되는 역효과가 생기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산상속에서 간과치 말아야 할 것은 재산이란 사회(활동)를 통하여 축적하였으므로 일정부분은 사회 환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세금(상속세)은 그에 대해 ‘경제정의’((economic justice, 분배정의)에 의거 입법, 즉 국민적 합의를 통하여 결정한 최소한의 기준인 바, 틀림없이 이행하여 책임적 사회의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거론하는 이런 불법 부당한 행태와 부패한 사회현상이 그다지 새삼스럽지 않을 만큼 세간에 널리 퍼져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민생 3요소 가운데 그나마 교육과 의료는 확대재생산(expanded production)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대지(집터) 위에 지어지는 주택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주택시세의 버불(왜곡, 이상급등)을 조장하여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해치고 ‘경제(분배)정의’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부동산 과다소유와, 재산증식 목적의 모든 투기적 거래, 그리고 탈세를 비롯하여 이기적이고 불법적인 모든 부당행위를 발본색원하여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결론삼아 거듭 바라는 바, 국민교육의 ‘보편성·공공성·평등성’, 토지·주택의 ‘누진중과세’, 의료의 ‘비영리’ 강화를 통하여 민생의 기본인 ‘교육·주거·의료’에 대한 ‘공개념제도’를 철두철미하게 조속히 실행하여야 한다.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다수 선진국들처럼 역할분담의 원리에 따라 문제의 파악과 해결책의 제시는 먼저 지식인(집단)이 시작하고, 언론이 이를 사회 전체적으로 조성하며, 정부는 정책적으로 한 치도 착오 없이 집행하여야 할 것이다.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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