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대미특사’보다 ‘대북특사’ 먼저 보낼 듯

‘선 대미특사·후 대북특사’ 주장에 “미국과는 상시교류…특사 불필요”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3/01 [02:03]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에 방남했던 북쪽 고위급 대표단을 통해 제안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북쪽이 이 제안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 내놓을 응답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등 일각에서 제기된 ‘선 대미특사, 후 대북특사’ 주장에도 손사래를 치며, 북한의 대답을 먼저 들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대북 특사를 보내거나 남북 고위급회담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겨례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대북특사를 포함해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이 풀려갈 순서로 보자면 문 대통령의 제안에 북쪽이 답을 내놓아야 그것을 들고 미국과 뭔가 얘기해볼 카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는 여러 경로를 통해 상시적인 정보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특사를 보낼 필요가 없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장관-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라인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일부 사대수구 언론을 중심으로 ‘선 대미특사, 후 대북특사’ 주장이나, 문 대통령의 시급한 방미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청와대 내부 기류는 다르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북한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우리 정부가 대미·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선에서 바로 응답하기 어려운 수준의 제안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쪽도 여러가지를 분석하고 전략적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아주 새로운 창발적인 제안이라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온 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방남했던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북쪽이 어떤 조건에서 미국과 직접 대화할 의향이 있는지 등을 물은 뒤 그에 따른 ‘비핵화 방법론’을 제안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청와대가 대북특사를 파견한다면, 시점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북쪽의 답변이 마련된 직후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북쪽이 대북특사를 요청할 수도 있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의 여러 소통창구가 마련된 만큼 고위급 회담으로 직행할 수도 있다.

 

문제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대화의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으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은 큰 변화가 없는 한 4월에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3월말 해외순방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3월말 이전에 가시적인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남과 북, 미국 및 한반도 주변국 모두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우선, 북쪽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하고 북-미대화를 위한 좀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할 경우, 북-미가 실제 마주 앉는 선순환의 입구로 들어설 수도 있다.

 

반대로,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4월 군사훈련이 재개되고 이에 반발해 북이 도발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는 더 강도높은 대북제재에 나서면서 지난해처럼 다시 ‘전쟁위기설’이 불거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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