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개헌안 6월 발의하겠다”...지방선거·개헌 동시투표 약속 파기

국민 의사와 동떨어진 '이원집정부제' 주장...청와대 "국민 아닌 국회 위한 개헌하나"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3/16 [20:12]

자유한국당이 개헌 방향 및 일정을 16일 공식 발표했다, 현행 대통령제를 해체하고, 국회가 선출한 국무총리에게 국정을 맡기는 '이원집정부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시기는 6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지난 대선 당시 주요 5당 후보의 공통 공약인 '지방선거·개헌 동시투표'를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확정한 것이다.

 

자한당 원내대표 김성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책임총리제를 통한 분권형 대통령제로 이번 개헌에 부여된 시대적 과제를 완성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반드시 종식시키겠다"며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국가를 대표하되 총리가 책임총리로서 국민에 대한 국정을 책임있게 운영하도록 국회가 헌법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를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성태는 시기에 대해선 "(헌정특위가) 6월까지 활동시간이 정해져있는 만큼 그 안에 국민 개헌을 마련하고 6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며 "이후 헌법 절차에 따라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개헌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며 오는 6월 개헌 국민투표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 2018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공약한 홍준표

 

자한당 홍준표, 지난 대선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 공약

 

그러나 자한당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해 제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가 공약했던 시기 관련 사항을 정면으로 파기하는 것이다. 당시 대선 이후 가장 빨리 도래하는 전국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주요 5당의 대선 후보(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모두가 지방선거·개헌 동시 투표를 공약했다.

 

각 당의 개헌 내용에 대한 공약은 모두 다르기에 협상과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모든 주요 정당이 한 목소리를 냈던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국민 여론 또한 6·1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자한당은 국민 여론은 물론 자신들이 내세운 공약마저 팽개친 것이다.

 

자한당 이날 발표, 시기 뿐만 아니라 내용도 문제... '국정 비효율 초래할 것'

 

자한당이 주장하는 개헌의 내용에 대해서도 우려와 비판이 나온다. 자한당이 '분권형 대통령제'로 이름붙인 이원집정부제는 일종의 '변형된 내각제'로, 외치(外治)는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 맡고, 내치(內治)는 국회가 뽑은 국무총리가 맡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거대한 다민족·다문화 국가에서 한 명의 대통령 아래 많은 자치정부가 있는 연방제를 시행할 때나 어울리는 제도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처럼 내부 일치성이 높은 나라에서는 필요 없는 제도이며, 오히려 국정 비효율만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자한당을 비롯한 수구·보수 야당들이 개헌에서 권력 구조 개편 문제만을 중시하고 기본권 확대와 사회 개혁 문제는 외면하거나 되려 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도 많은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들이 권력 구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최근 개헌 논의 자체가 '촛불 혁명'으로 촉발된만큼 기본권과 개혁 과제에 대한 관심도 이에 못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한당은 이날 발표에서도 권력 구조 이외 사안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권력 구조와 투표 시기에 대한 의견 제시하며 대통령과 여당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냈을뿐 자체적인 개헌 입장을 발표했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에 자한당이 여권의 개헌안에 반대만 하면서 시간을 끌어 개헌을 무산시키려는, 사실상 '개헌 저지' 방침을 세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는 국회가 행정부 운영하는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청와대는 자한당의 입장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분권형 대통령제 등 국회 개헌 논의 과정에서 나온 여러 가지 용어를 좀더 선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그간 국회는 개헌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혼합형 대통령제라는 용어를 써왔는데 그것의 본질은 결국 의원내각제, 좋게 말해서 이원집정부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가) 되면 사실상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에 머물고, 국무총리가 국정을 모두 통할하는 체제가 된다"라며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국회가 국무총리를 추천하겠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전혀 다를 바 없다"며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는 자들을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권력구조와 관련한 모든 여론조사에서 국민은 확고하게 대통령제를 지지하고 있다"라며 "그것이 현행 5년 단임제든 4년 1차 중임제든 연임제든 절대 다수는 대통령제를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절대 다수 국민들은) 대통령제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국회는 국회의 권한만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국회는 국민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회를 위한 개헌을 하자고 한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한당, 권력구조 개편과 국민투표 시기보다 중요한 '기본권' 문제 입장 없어

 

청와대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서 기본권과 개혁 문제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해보면 정치권의 관심과 다르게 국민은 국민의 기본권이 어떻게 강화되고 확대되느냐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지방분권은 견해가 다르긴 하지만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선 더 많은 권한이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 자치분권으로 가야 한다는 논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이런 것들은 본격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라며 "국회에서 합의됐다는 (강화된) 국민 기본권이 뭔지 들어본 적이 있나? 국회에서 합의됐다는 지방분권 수준이나 한계를 들어본 적 있나?"라고 꼬집었다. 또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고 국가발전을 위해 진지하게 논의할 사항은 전부 뒷전이고, 오로지 개헌의 시기, 국회 권한 문제만 가지고 지금까지 논의해왔던 것이 국회 논의의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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