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경찰, 2012년 '여론조작 부정선거' 개입에 수사·정보 등 주요 부서까지 총동원

지난 2월말 경찰 내부 핵심 관계자 진술 확보...'경찰 바로세우기 나서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3/17 [18:51]

이명박 정권 시기, 19대 총선 및 18대 대선을 앞둔 2011~12년 당시 경찰이 수행한 여론조작에 애초 알려진 보안국뿐만 아니라 수사·정보·공보 등 경찰 내 각종 비보안 분과들도 다수 동원된 정황이 <한겨레>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심리전단’ 등 특정 부서가 동원된 국가정보원·군과 달리, 경찰은 거대한 조직 전체가 부정선거를 위해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15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확인한 2011~12년 당시 보안사이버수사대 핵심 관계자의 진술서를 보면, 경찰청은 보안국 산하 보안사이버수사대뿐만 아니라 사이버테러대응센터를 둔 수사국과 대국민 홍보기능을 갖춘 대변인실, 지역·사회·경제·학원·언론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국 등을 동원해 ‘댓글 작성 등 각종 여론 조작’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여론 조작 과정에서 군·경의 협조가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꾸려진 ‘경찰 진상조사팀’(진상조사팀)은 이미 지난 2월말 이런 내용의 경찰 내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술서를 보면, 네티즌 블랙리스트를 관리한 ‘레드펜 작전’과 ‘댓글 조작’의 주체였던 보안사이버수사대 핵심 관계자가 “기사나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안보 문제와 관련한 왜곡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업무는 경찰청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특히 수사국과 대변인실에서 큰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여론 조작 등의 목적으로 이런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댓글 활동 등은 정상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2011년 당시 경찰청에서 일했던 한 경찰 고위 관계자도 “경찰과 관련된 잘못된 내용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올 경우 워낙 급속하게 퍼지다 보니 해명을 한다는 취지로 글을 올린 적은 있다”며 “보안 기능뿐 아니라 다른 기능도 비슷한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여론 조작이 목적은 아니었다는 해명을 깔고 있지만, 수사·정보 등 비보안 부서에서도 댓글 달기 등 각종 여론 대응이 이뤄졌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이철희 의원실이 입수한 2011년 4월 20일자 ‘안보 관련 인터넷상 왜곡 정보 대응 방안’에 “왜곡 정보 유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체계로 “전기능 사이버팀”과 “타기능 사이버팀 공조”라는 내용이 제시된 점도 눈길을 끈다. 보안 분야 사이버팀 말고도 수사 분야 사이버팀 등이 함께 여론 대응에 나서는 계획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런 계획이 실제 실행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 경찰 간부는 “경찰청 국 차원에서 작성된 계획이 이유 없이 시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계획이 일부 수정됐을 수는 있어도 시행 자체가 안 됐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송상교 변호사는 “경찰 정보국과 수사국 등이 활동 과정에서 모은 정보까지 활용해 댓글 공작을 했다면 그 파괴력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철희 의원은 “보안국뿐만 아니라 주요 부서가 다 동원돼 댓글 공작에 나섰다면 경찰청의 존폐를 걸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여야를 떠나 실체를 규명하고 경찰 바로세우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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