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 3차 발표, 선거제도·정부형태·사법제도 조항

'선거의 비례성 원칙' 명시, 대통령 4년 연임제, 대통령 권한 분산 등

편집부 | 입력 : 2018/03/22 [11:20]

청와대가 22일 조국 민정수석 브리핑을 통해 오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헌법 개정안의 나머지 부분을 발표했다. 지난 20일 전문(前文) 및 기본권 관련 내용, 21일 지방분권·경제 등 관련 내용을 발표한 데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발표이다.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은 선거제도, 정부형태, 사법제도에 관한 것이다. 선거제도에 관해서는 '득표와 의석의 비례성 원칙'을 명시하고, 선거 연령 하한을 만 18세로 정한다. 정부형태는 다수 국민의 뜻에 따라 4년 연임제를 채택하되 대통령 권한을 대폭 분산하여 '제왕적 대통령'을 없앤다. 사법부 또한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하여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한다.

 

선거제도에 관해 눈에 띄는 부분은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이 비례해야 한다는 원칙을 헌법에 명시한다는 점이다. 조 수석은 "현행 지역구 중심 선거제도는 정당득표와 의석점유율이 불일치한다"며, 지난 20대 총선 사례를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이 합하여 65% 정도를 득표했으나 의석 점유율이 80%가 넘는 반면,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28% 정도를 득표했으나 의석점유율이 15%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헌법에 '국회 의석은 투표자 의사에 따라 배분'한다는 '선거의 비례성 원칙'을 명시하기로 했다.

 

선거연령도 만 18세로 헌법에 정한다. 조 수석은 "OECD 34개 나라 중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선거연령을 만 18세 또는 그 미만으로 정하고 있다"며 선거연령 인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선거운동의 자유도 강화한다.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되 후보자 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에 한해서만 제한하도록 명시하는 것이다.

 

▲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김형언 법무비서관     © 연합뉴스

 

권력구조는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를 채택한다. 대통령의 임기를 4년으로 하되, 한 번에 한해 연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중임제와 달리 연임을 위한 선거에서 낙선한 경우 다시 대통령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치권에서 권력구조 관련 논쟁이 가장 첨예한 것을 의식한듯 청와대는 이러한 결정의 정당성을 오랜 시간을 들여 강조했다. 조 수석은 "개헌은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내용이라야 한다"며 "대통령제는 국민의 뜻"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은 야당 일각에서 요구하는 국무총리 국회 선출에 대해 '변형된 의원내각제'라고 규정하며, 이를 도입할 경우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항상 긴장관계에 놓이게 되며 여소야대 국회일 시 이중 권력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므로 균형과 견제의 원리가 작동한다"는 점을 밝혔다.

 

청와대는 국민의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 수석은 "국민이 변형된 의원내각제를 원하는가?", "국민이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에 넘기는 것에 동의하는가?" 라는 질문을 제시한 뒤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와 숙의 토론 등에서 나타난바, 국민은 4년 연임제나 중임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재인 연임' 유언비어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박했다. 조 수석은 현행 헌법 제128조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를 거론하며, 개헌을 해도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적용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연임 개헌 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적용받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에는 대통령제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을 없애기 위해 수많은 권한 분산 조항을 둔다. 먼저 대통령을 국가원수로 규정한 조항을 삭제한다. 초법적 '통치행위'가 이뤄질 소지를 완전히 없애려는 것으로 읽힌다. 또한 특별사면 시 사면위원회의 심사를 반드시 거쳐야 하도록 규정한다. 국무총리 관련 조항에서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문구를 삭제하여 독립적 권한을 보장한다.

 

또한 현재 대통령 소속으로 된 감사원을 독립기관으로 만든다. 또한 정부의 입법 발의시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한다.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강화하는 '예산법률주의'를 도입하고, 정부의 예산안 제출 시기를 지금보다 30일 앞당긴다. 또한 외국과 체결하는 조약 중 국회의 동의 대상을 확대한다.

 

사법개혁 관련 내용도 담겼다. 지난 정권 하에서 대법원장이 법관 인사에 개입하며 독립성을 침해한 사건이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하고 절차적 통제를 강화한다. 대법관은 대법관추천위원회을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제청하게 하고, 일반법관 인사도 별도의 추천위원회 거쳐야 하도록 만든다.

 

사법부의 중앙선거관리위원 3인 선발권도 대법원장이 아니라 대법관회의가 행사하게 한다. 평시 군사재판을 폐지하여 전시나 국외파병시에만 운영하도록 하고, 비상계엄하 단심제 규정을 폐지한다. 또한 국민의 사법참여를 확대하여 직업법관의 독점을 견제한다.

 

헌법재판소에 관해서는 재판관 구성을 다양화한다. 지금은 법관의 자격을 가진 자만 헌법재판관이 될 수 있게 되어 있으나, 법관 자격이 없는 자도 재판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장 임명권을 삭제하고 헌법재판관 중 호선으로 선출하게 하여 대통령 권한을 분산함과 함께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강화한다.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에는 2022년 예정된 지방선거를 같은 해 예정된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도록 부칙으로 규정한다. 대통령 재임 기간 전국단위 선거를 줄여 낭비를 막고, 임기 중간에 총선이 오도록 하여 중간평가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 개헌안대로 하면, 연도가 4의 배수가 되는 해(하계 올림픽이 열림)에 총선을 치르고, 연도가 4의 배수가 아닌 짝수가 되는 해(월드컵이 열림)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게 된다.

 

조 수석은 "헌법은 대한민국의 틀"이라며 "30년 지난 틀로 국민의 요구를 따라갈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는 헌법 개정안을 충분히 검토·토론하고 필요하면 국회가 개헌안을 발의해달라"며 국회에 본격적인 개헌 논의를 시작해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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