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 2만명 모여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구조조정 저지, 재벌 개혁 요구

편집부 | 입력 : 2018/03/25 [02:56]

민주노총과 가맹·산하조직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어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구조조정 저지, 재벌 개혁을 요구했다. 이날 대회는 한상진 조직실장의 사회로 장기 투쟁 사업장의 상황을 알리는 영상이 상영되면서 시작됐다.

 

▲춘천시의 엉터리 행정과 민간위탁, 집단해고에 맞서 160여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일반연맹 중부일반노조 춘천지부 ▲해고자 복직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김득중 지부장이 단식 중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불법 사납금과 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택시노동자를 대표해 202일째 고공농성중인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불법파견과 구조조정에 맞서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금속노조 한국GM창원비정규직지회 김희근 지회장이 전국노동자대회에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상황을 알리며 연대를 호소했다.

 

이어서 이종희 소성리 사드철회 주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연대 투쟁 발언자로 나섰다. 이종희 위원장은 “팔순 넘은 어르신들이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손주들을 전쟁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평화 가져오겠다는 일념이다. 평창에서 불어온 봄기운에 힘입어 사드를 뽑고 평화를 심자”고 말했다.

 

▲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의 정당성과 의의, 자영업자 및 미조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노동운동을 선포했다.

 

최저임금 노동자를 대표해 발언한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최저임금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한다. 모두 가짜뉴스다. 우리 노동자에게 저임금을 주고 부를 축적하던 자본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하는 거짓 선동이다”라며 최저임금을 둘러싼 자본의 여론 공세를 비판했다.

 

또한 “국회에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다며 식대, 교통비, 상여금을 포함시키고 모든 수당을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3년 안에 최저임금 1만원이 되어도 실제로 우리 월급은 그대로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소득주도성장인가”라며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을 추진하는 국회의 행태를 꼬집었다.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도 단상에 올라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연대를 이야기했다. 인태연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자 때문에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위기의 본질은 최저임금이 아니다. 자영업자가 고통받는 것은 독점재벌들의 시장진입, 대리점 가맹점에 대한 수탈, 불평등하게 적용되는 고율의 카드수수료와 무절제한 임대료 인상이다. 중소상인 위기의 본질을 간과하고 이 위에 얹힌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핑계삼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태연 회장은 “지배자들이 노리는 것은 우리들의 분열과 분리.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귀족노조 논리로 갈라치고, 자영업자의 피해를 노동자와 자영업자를 분열시킨다. 우물 안 개구리의 좁은 시야를 넘어서자”며 노동자와 자영업자가 보수언론과 재벌의 분열공세에 맞서 공동의 전선을 꾸릴 것을 촉구했다.

 

이어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말하는 전환율 통계는 허구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00명인데 전환대상은 50명으로 한정하고 그중 25명을 전환해 ‘전환율이 50%’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정규직 전환 과정에 노동자들 참여가 제한되어 있고 사용자 입장 대변하는 이들이 다수 구성돼 있다. 이렇게 쥐꼬리만큼 전환시켜놓고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양보와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실태를 폭로했다.

 

▲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노동과세계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엠의 부실경영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빚어진 문제의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묻는다. 동의할 수 없다. 금호타이어는 무조건 더블스타로 매각하겠다 하고, 파업해서는 안 된다는 MOU를 정부가 뒤에서 합의했다. 한국지엠은 투명하고 책임을 묻는 실사를 바탕으로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장기발전전망이 제시되고 총고용이 보장돼야 한다.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이미 판이 벌어져 있다. 뒤돌아볼 틈도 없다. 투쟁의 전선으로 달려나가 반드시 생존권을 지켜내겠다. 금속노조는 일방적 구조조정 분쇄와 제조업 발전을 위해 문재인 정부와 담판을 짓겠다”라며 구조조정으로 고용위기에 놓인 제조업 노동자들의 처지를 대변했다.

 

또한 "금속노조는 지난 3월 12일 대의원대회에서 하후상박의 연대임금정책을 제시했다.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것이다. 이제 대기업과 사측이 답해야 한다. 며칠 전 주물업체 대표들이 결의대회를 열어 납품단가 인상을 외쳤는데, 금속노조가 여기에 제대로 맞장구치겠다. 진정한 상생, 함께 살자는 시대정신을 금속노조가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노동시간 특례업종에 묶여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병원 노동자를 대표해 발언한 나순자 위원장은 “최근 병원에서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았던 병원에서 환자가 감염과 화재로 죽었다. 일하는 노동자들은 힘겨운 나머지 자살을 선택했다. 병원 노동자가 OECD 평균의 반 밖에 되지 않기에 화재가 나도 대피시킬 사람이 부족하다. 인력부족과 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적”이라며 환자와 병원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노동시간 특례제도 폐지를 외쳤다.

 

또한 “폐기돼야 할 적폐가 또 있다. 타임오프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다. 2010년도 7월 이명박이 시행한 타임오프와 교섭창구단일화는 노동조합 활동을 심각하게 약화시켜왔다. 타임오프가 시행된 이후 노동조합 전임자는 34%가 줄었고, 상급단체 전임자를 인정하지 않아 노동조합 활동은 기업별 활동으로 제한되었고, 노조할 권리가 박탈당했다.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사용자들에게 엄청난 뇌물을 받은 이명박이 감옥으로 갔다. 이제 교섭창구 단일화와 타임오프도 이명박과 함께 감옥으로 보내자”고 말했다.

 

▲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악을 막아내고 최저임금 1만원이 이 땅의 노동자와 서민 공동체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는지 보여주자. 말뿐인 정규직 전환, 문재인 정부의 나태함을 바로잡아 비정규직의 설움 풀자. 노동자들의 삶과 일터 파괴하는 먹튀 해외자본을 단죄하고 삶과 일터를 되살리는 용맹함을 보여주자. 노동시간 단축이 이 땅의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도록 하자”며 올해 민주노총의 투쟁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려는 우리의 의지는 너무나 절박하다. 끈질긴 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땅 모든 을과 을의 힘있는 연대로 갑들을 경악하게 할 것이다. 지금 이 시간,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의 이름으로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구조조정 저지, 재벌개혁 투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김명환 위원장의 대회사에 이어 민주일반연맹 도명화 부위원장, 서울본부 용순옥 수석부본부장이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참석한 모든 조합원들이 민주노총가를 제창하면서 본 대회는 마무리됐다. 조합원들은 대회를 마친 뒤 광화문에서 내자동 사거리에 이어 효자동 치안센터로 행진하면서 시민들과 청와대에 노동자의 요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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