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청와대, 세월호 보고 시간 왜 조작했나?

검찰 “박근혜, 세월호 보고 당일 실시간 11회 아니라 몰아서 2회만 받아”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3/28 [17:03]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청와대가 박근혜에게 최초 보고한 시간 및 보고횟수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일 오후 최순실이 청와대 관저를 방문, 박근혜와 대책을 논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25분쯤 세월호 침몰 상황. ©전라남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28일 오후 이같은 내용의 '세월호 사고 보고시각 조작 및 대통령훈령 불법 변개 등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가 세월호 사고 당일 처음으로 서면보고를 받은 시간은 당초 청와대가 밝힌 오전 10시가 아닌 오전 10시 19~20분께였다. 박근혜가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처음으로 전화지시를 한 시간도 당초 청와대가 밝힌 10시 15분이 아닌 10시 22분이었다. 

김기춘은 박근혜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자 안봉근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안봉근이 차를 타고 관저로 가 박을 불렀고, 침실에 있던 박근혜가 밖으로 나와 김기춘에게 전화를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는 10시 17분에 108도 전도되어 구조불가능 상태로 침몰했던 점을 고려하면 결국 박근헤는 골든타임이 지난 후에야 첫 보고를 받았고, 구조를 지시한 것이다.

검찰은 "박근혜청와대는 탑승객 구조 골든타임의 마지막 시간을 10시 17분으로 설정하고 그 이전에 대통령 보고와 지시가 있었음을 가장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이 비서실로부터 실시간으로 11회 서면보고를 받았다는 청와대 주장과 달리, 오후 및 저녁에 각 1회씩 일괄보고를 받았을 뿐이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최순실 씨가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하는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검색절차 없이 소위 'A급 보안손님'으로 관저를 방문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최순실의 방문을 미리 알고 있었던 '문고리 3인방'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비서관은 관저로 와 대기했고, 박근혜는 최순실 및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등과 함께 세월호 사고에 관한 '5인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에서 박의 중대본 방문이 결정됐다. 

검찰은 "박근혜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및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조사 등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간호장교와 미용 담당자 외 외부인의 관저방문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사건 수사로 위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가안보실에서 적법한 대통령훈령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가안보실이 재난상황의 컨트롤타워'라고 규정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3조 등을 볼펜을 이용해 삭제하고 '안행부가 컨트롤타워'라는 취지를 손글씨로 기재해 수정했고, 그 후 65개 부처와 기관에 공문을 보내 보관 중인 지침을 이런 내용대로 삭제, 수정, 시행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보고 및 지시시각을 조작하여 국회 답변서 등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김기춘, 김장수를 허위공문서작성죄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또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불법변개한 김관진을 공용서류손상죄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이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신인호 전 위기관리센터장을 인지하여 김규현 전 실장(현재 미국에 체류 중, 인터폴 적색수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 및 기소중지하고 현역군인은 신인호는 군검찰로 이송했고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행적에 관해 허위증언한 윤전추를 불구속 기소했다.
 
박근혜 청와대, 세월호 보고 시간 왜 조작했나?
 
2014년 4월 16일 오후 5시 15분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세월호 관련 보고를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검찰은 박근혜 청와대가 대통령 첫 상황보고서 전달 시각을 오전 10시로 사후 조작한 것은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검찰은 결론지었다. 보고를 조작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세월호에서 마지막으로 보내 온 ‘카카오톡’ 메시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위기관리센터 상황병이 상황보고서 1보를 들고 상황실에서 관저까지 약 7분(추정) 동안 뛰어가 관저 근무 경호관에게 보고서를 전달한 시각은 이보다 불과 2∼3분 앞선 오전 10시 19분∼20분이었다. 박근혜는 안봉근이 오전 10시 20분쯤 여러 차례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래요?” 라며 이날 처음으로 침실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후 김규현 전 외교안보수석과 신인호 전 위기관리센터장은 국회에 제출할 답변서와 상황일지에 “박근혜가 오전 10시에 최초로 서면 보고를 받고 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하자”고 보고시각을 협의했다. 사실과 다르게 첫 보고시각을 임의로 정한 것이다. 실무자에게도 “대통령 최초 시각이 오전 10시로 정해졌다”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상황일지,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자들이 보고시각 조작을 하기로 마음먹게 한 것은 세월호 탑승자로부터 마지막으로 발송된 ‘카카오톡 기록’이었다. 단원고 한 학생이 부모에게 보낸 이 메시지는 “배가 기울고 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란 내용이었다. 당시 세월호 선체는 108.1도 기울어져 전복한 상황이었다.

검찰은 각종 회의자료를 토대로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선내에서 발송된 마지막 카카오톡 시간인 오전 10시 17분을 탑승자를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 종료 시점으로 간주했다고 판단했다. 
 
박근혜가 첫 보고를 받고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는데, 골든타임이 이미 지난 시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을 예상한 행위로 추정된다. 

검찰은 “참사 직후 안보실이 사고 상황을 신속하게 보고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바람에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비난이 고조됐다”며 “청와대는 마지막 카톡 발송시각 이전에 박근혜가 상황을 보고받고 인명구조 지시를 한 것처럼 가장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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