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사임'으로 터져나오는 국회 개혁 요구... 전수조사 국민청원 20만 돌파

견제받지 않는 권력 '제왕적 국회'에 하늘 찌르는 국민 불만

편집부 | 입력 : 2018/04/18 [10:12]

취임 직후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의혹' 등으로 공격받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6일 중앙선관위가 과거 기부 행위를 위법으로 판단한 직후 사임한 가운데, 김 전 원장의 사임을 불러온 국회의원의 '해외출장'과 '기부금' 문제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20만 명을 돌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선관위의 위법사항 내용에 따른 국회의원 전원 위법사실 여부 전수조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물(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201953)에 동의를 표한 사람이 18일 오전 10시쯤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돌파했다.

 

 

해당 청원은 지난 16일 선관위가 김 전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더미래연구소'에 정치자금을 기부한 행위가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직후 게시되었다. 선관위가 위법 판단을 한 것은 16일 저녁으로, 만 이틀이 되지 않은 약 40시간만에 기준선을 돌파한 것이다. 김 전 원장의 사임으로 벌어진 논란에 관해, 모든 국회의원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는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이다.

 

청원자는 선관위의 판단을 언급하며, "국민의 한사람으로, 정치자금법 위반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는 전·현직 국회의원 전체에 대한 위법성 관련 전수조사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사 결과 "위법으로 판단이 내려지는 국회의원 전원에 대한 형사 처벌 및 위법적으로 사용된 세금환수를 요청"했다.

 

실제 청와대가 수천 곳에 달하는 피감기관 중 무작위로 16곳을 뽑아, 국회의원이 이들 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간 사례를 조사해 본 결과 자유한국당이 94회로 가장 많은 출장을 갔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65회의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한당은 청와대가 이러한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국회 사찰'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이는 민주당의 협조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발표된 이 결과에 대해 국민들은 자한당의 주장에 공감하기는커녕 오히려 모든 사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 문제를 국회가 먼저 나서서 처리해야 한다"며 국회의장이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사례를 전수조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터져나오는 전수조사 요구에 정세균 의장은 지난 17일 "조속한 시일 내 전수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논의를 시작할 뜻을 밝히고, "국회법을 고쳐서라도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한당과 바른미래당 등 구태·기득권 정치세력은 김기식을 금감원장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문재인 정부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과거 해외출장 사례 등을 정략적으로 이용했다. 그러나 그들이 정부를 겨냥하며 제기한 온갖 의혹들에 해당되는 것은 김 전 원장 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보았다는 분석이다.

 

선관위는 해외출장에 대해서는 위법 판단을 하지 않았으나, 기부금에 대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김기식은 이에 따라 금감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18일 기준선을 돌파한 국민청원은 해외출장 뿐만 아니라 "정치자금법 위반" 전반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김 전 원장에 대해 위법으로 판단한 부분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선관위는 해외출장에 대해서도 "목적과 내용·출장의 필요성 내지 업무 관련성, 피감기관 등의 설립목적 및 비용부담 경위, 비용지원 범위와 금액, 국회의 지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상규상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돼야 함"이라고 밝혀 위법으로 판단할 여지를 열어두었다. "사회상규"에 관해, 김 전 원장에 대한 처리 기준이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자한당과 바미당 등은 김 전 원장의 사임에서 정부 비난을 멈추지 않고, 예상된대로 '청와대의 검증 부실' 등으로 정치 공세를 이어갈 모양이다. 그러나 그들이 더 많은 공격을 가할수록 국민의 '검증' 잣대도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전직 국회의원까지 전수조사할 경우, 국가가 사실상 특정집단의 사익 추구 기관으로 운영되었던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여당 소속이었던 자한당과 바미당 의원들은 수십 명 단위로 검찰에 불려가고 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나랏돈을 쌈짓돈 쓰듯 하는 국회의 적폐를 청산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며,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모든 사회집단 중 국회에 대한 신뢰가 매년 가장 낮게 나오는 것은 이러한 행태 때문이며, 결국 정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심각한 문제다. 국회가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나서서라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다. 지금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가 없으니, 국회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지적이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는 여야 모두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정파적 문제도 아니다. 개혁의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깨끗한 새 정치의 싹이 돋아날 것이다. 어마어마한 국정 농단 사건과 온갖 권력형 비리에 대한 정당한 수사와 처벌조차 '정치 보복'이라며 악을 쓰고 있는 구태·기득권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정략적 판단이 불러온 '심판의 날'을 맞이했을 때 무슨 꼴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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