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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오전 회담 브리핑... 김정은 "초청 시 언제라도 청와대 가겠다"

김 위원장, '탈북자'·'연평도' 거론하고 북한 열악한 사정 언급하는등 파격 발언 이어가

편집부 | 기사입력 2018/04/27 [14:11]

남북정상회담 오전 회담 브리핑... 김정은 "초청 시 언제라도 청와대 가겠다"

김 위원장, '탈북자'·'연평도' 거론하고 북한 열악한 사정 언급하는등 파격 발언 이어가

편집부 | 입력 : 2018/04/27 [14:1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하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향후 남북정상회담이 정례화될 경우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하고도 이루지 못했던 북한 최고 지도자의 서울 방문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전 정상회담이 끝나고 판문점에서 브리핑을 갖고 생중계로 공개되지 않은 양 정상의 대화를 공개했다. 오전 9시 30분을 앞두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남측으로 넘어온 후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하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 그 결과 문 대통령이 잠시 '월북'해 약 10초간 북측 지역에 체류하게 되었다.

 

문 대통령은 의장대 사열을 위해 걸어가며 김 위원장에게 "외국 사람들도 우리 전통 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고 하며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라고 하며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9시 48분경 환담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환담장 뒷벽에 걸려있는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며 "'사맛디'의 미음(ㅁ)은 문재인의 미음, '맹가노니'의 기역(ㄱ)은 김 위원장의 기역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웃으며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 왔다. 대통령께서도 아침에 일찍 출발하셨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불과 52km 떨어져있어 한 시간정도 걸렸다"라고 답했고,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며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 기대를 거는 남측 주민들도 거론했다. 특히 '탈북자'와 '연평도'를 거론하는등 이례적이라 볼 수 있는 발언도 했다. 그는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에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 이 기회를 소중이 해서 남북사이의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다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오는데 도로변에 많은 주민들이 환송을 해주었다. 그만큼 오늘 우리 만남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성동 주민들도 다 나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리 어깨가 무겁다. 오늘 판문점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환담장 앞편에 걸린 장백폭포 성산일출봉 그림을 가리키며 "왼쪽에는 장백폭포가 있고 오른쪽에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그림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께서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을 가본적이 없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열악한 인프라 사정에 대해 직접 말하기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것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그리 실천을 하지 못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십년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다시 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을 못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나’하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짧게 걸어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 라고 생각했다. 그런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 굳은 의지도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 못해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가 시작한지 이제 1년차다.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자"고 말했다.'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들었다고 언급한 데 대해 김 부부장이 선전선동부에 소속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이제 자주 만나자.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한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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