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문학인의 실상 파헤친 시집 발간

이윤옥 시인의 ‘사쿠라 불나방’...서정주 모윤숙 등의 친일행각 고발

서울의소리 | 입력 : 2011/04/05 [01:56]
서정주 모윤숙 이광수 등 한국을 대표한다는 문학인들의 친일행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이들을 풍자한 시집이 발간됐다. 이윤옥 시인의 ‘사쿠라 불나방’이다.

‘사쿠라 불나방’은 친일 문학인의 실상을 구체적 예를 들어 고발하며, 이들의 대표적 친일 작품을 소개해 ‘불나방’적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또한 서정주의 대표작 ‘국화 옆에서’를 빗댄 ‘오장마쓰이를 위한 사모곡’이라는 시 등을 통해 이들이 얼마나 일제식민에 복무하며 민족의 고통을 외면했는가를 보여준다.

시 ‘님의 부르심을 받드는 여인’에서는 강제징용을 찬양하고 선동한 노천명을 그의 시 ‘사슴’에 빗대어 풍자하며 친일과 변절을 꼬집는다.

칼바람 불던 어느 겨울 밤 / 긴 모가지로 사방 살피며 / 문 잠그고 김광진과 달콤한 밤을 보낼 때 / 그때 / 일송정 선구자들 / 북간도 벌판에서 / 왜놈 총칼에 죽어 가던 날 / 그날 / “우리들이 내놓는 정다운 손길을 잡아라 /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에 / 일장기가 나부끼고 있는 한 / 너희는 평화스러우니 영원히 자유스러우니” / 노래하며 /황군의 딸 되어 / 소화 천황 만수무강 빌던 / 그날 /.......


‘사쿠라 불나방’에는 총 20명의 친일문학인이 등장한다. 김기진, 김동인, 김동환, 김문집, 김상용, 김안서, 김용제,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인직, 정비석, 주요한, 채만식, 최남선, 최재서, 최정희 등이다. 모두 ‘쟁쟁한’ 인물들이다.

이윤옥 시인은 이들을 2002년 8월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민족문제연구소, 계간 ‘실천문학’,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이 공동 발표한 문학 분야 친일인물 42명 중에서 19명을 뽑았으며, 최초의 신소설 ‘혈의 누’로 유명한 이인직의 경우 친일인명사전에서 골랐다.

시집의 구성 또한 이채롭다. 시인의 풍자시와 친일문학인의 대표적 작품, 그리고 친일행각에 대한 일화 소개, 위키백과와 브리태니커 사전에 실린 인물설명 비교와 각종 언론에 소개된 글 등을 통해 친일행각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경각심을 높인다.

45년 8월 15일 해방 몇 시간 전에 조선총독부에 찾아가서 친일행각을 벌였던 김동인과 아버지의 친일행위를 부정하며 소송을 냈다 패했던 그의 아들, 일제 때 미국을 쳐부수자고 선동하다가 해방 이후 양키의 딸로 변신했던 모윤숙, 친일도 부족해 분단 이후 군부독재에 부역하며 전두환의 56회 생일에 낮 뜨거운 축하시를 썼던 서정주 등에 대한 일화는 부끄러운 한국문단의 이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윤옥 시인은 “친일한 사람들, 특히 문학인들의 행적을 알리고 싶어 시집을 냈다”며 “친일파를 벌주고 욕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그들의 공과에 분명히 선을 긋고,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윤옥 시인은 일본어를 전공하고 한일문화에 대한 연구 및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등 활동을 통해 친일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으로 활동하며 지난해 우리 말글 속에 숨어 있는 일제의 찌꺼기를 추적해 밝혀낸 ‘사쿠라 훈민정음’을 발간하기도 했다.

<사쿠라 불나방>(도서출판 얼레빗),  
 
사람일보 <인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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