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만찬’ 뒷얘기…화기애애한 160분 “일가친척 잔칫집 같았다”김 위원장 술 세보이진 않았지만 많이 먹어...'고향의 봄, 리설주·김여정·현송월 따라 불러“김 위원장 술 세보이진 않았지만 많이 먹어”
지난 27일 판문점 남쪽지역 평화의집을 무대로 펼쳐진 12시간짜리 감동 드라마의 후일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열린 만찬은 한마디로 “일가친척의 잔칫집 같았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식 수행원을 포함해 만찬 참석자들이 서로를 소개하며 술을 권했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에게 술잔이 몰리는 분위기였고 그런 점을 감안해 조금씩 따른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이나 (술을) 처리하는 데 애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어떤 국빈 만찬보다 자유로운 얘기들이 오갔고, 술잔을 부딪치고 술을 따라주며 통성명을 했다”며 “김 위원장이 술이 세 보이진 않았지만, 상당히 많이 드신 것으로 안다. 리설주 여사가 마셨는지는 보지 못했고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술을 마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잔칫집 여흥’은 예정 시간을 훨씬 넘겨 끝났다. 오후 6시30분에 시작해 2시간가량을 예상했는데 “워낙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9시10분에야 억지로 끝낼 수 있었다”고 당시 현장 상황을 전했다.
남과 북의 만찬 문화가 다른 점도 소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사전 시나리오에 따른) 공개적인 공연 분위기인데 북쪽은 여흥이 강조되는 만찬이 일상화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남쪽이 준비한 공연이 끝난 뒤에는 서로 약속되지 않은 즉석 공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사전 연습도 없이 남북 예술가들의 협연도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연준군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만 부를 예정이었는데 사회자가 부탁을 하자 흔쾌히 ‘고향의 봄’을 부르겠다고 했다. 원래는 분위기가 처질까봐 뺐던 곡인데 리 여사와 김 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이 따라 부르더라”고 했다. 리 여사가 ‘고향의 봄’ 일부를 따라 부르는 장면은 방송을 통해 전해졌다. 남쪽의 공연이 끝나자, 현송월 단장을 주축으로 한 북쪽 예술단의 즉석 공연이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수 조용필씨는 현 단장과 함께 노래를 하면서 ‘평양에서는 현 단장님이 키를 저에게 맞췄으니 이번에는 제가 키를 맞추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날 만찬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는 초콜릿으로 만든 공을 깨뜨리면 ‘한반도기’ 모양이 나오는 디저트였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려움과 차이를 깨부순다는 의미로 함께 깨는 퍼포먼스가 있었고 뒤이어 각 테이블에서도 작은 공 모양 디저트를 깨뜨리면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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